영화 ‘더 라이트하우스’도 딱 두 명의 배우가 나온다. 이 영화는 굉장히 엄청나다는 느낌을 받는 영화다. 1890년대 뉴잉글랜드의 작은 섬에서 바다를 비추는 등대에서 생활하는 등대지기 두 명의 이야기

 

고립된 곳에서 마음의 고립이 점점 인간성을 갉아 먹는다. 야금야금 먹히다보면 고독과 외로움의 경계를 넘어서서 제정신일 때와 제정신이 아닐 때를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악몽인지 악몽 때문에 일어나는 현실인지 균형을 잃는다. 피나는 손가락으로 바닥을 문지르고 또 문지른다. 빡빡 문지르고 닦는다. 녹을 다 낚아내고 나면 다음 날 또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나중에는 이 일을 좋아하게 될 거야. 알겠습니다

 

반복반복

고립

그리고

반복반복

맛없는 식사가 이어지고 아침이 밝아오고 또 같은 일을 반복한다. 서서히 몸으로 달려드는 갈매기들

 

윈슬로는 자신의 이름이 자신의 이름인지 정말 빌린 이름인지 점점 멀어져가고 환각과 환청이 고립을 꽉 채우다보면 등대를 밝히는 불빛은 신적인 존재가 된다

 

일단 윌렘 대포와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가 굉장하다. 공포를 맨몸으로 표현한다. 대 놓고 공포의 요소가 없음에도 공포영화치고 접근하기 어려운 평점을 받은 것도 이해가 간다

 

더 기분 나쁜 건 공포영환데 마치 흑백의 미술작품을 계속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두려움과 불안을 그림으로 말하고 있는 예술품을 보고 있다는 기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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