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가 체질의 영양사, 직진녀 다미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cool 이다. 시원시원하며 막힘이 없다. 싱크대 하수구가 막혔을 때에도 다미를 데려다 놓으면 그대로 시원하게 뻥 뚫릴 것 같다. 마치 임현정이 연주하는 ‘왕벌의 비행’을 듣는 기분이다

 

다미는 늘 저런 표정과 저런 자세와 저런 태도로 좋아하는 범수에게 좋아한다고 거침없이 말하고 거절당했다고 해서 다른 주인공들처럼 질질 짜거나 마음 아파하지 않고 저런 표정과 저런 자세와 저런 태도로 쿨하게 보내준다. 찌질한 피디 준석에게 고백을 받았을 때에도 쿨하다

 

카레가 먹고 싶은데 요 앞 인도 음식점이 있는데 가서 예약하고 기다려. 영화예매는 내가 할게. 쫄지 마 안 비싸 거기,라고 저런 표정과 저런 자세와 저런 태도로 대할 뿐이다. 쿨하다. 나이가 있어서 경험이 쌓여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건 환동이 보다 나이가 적다. 그러니까 아직 서른이 안 된 것이다

 

다미의 쿨함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함없다. 거대한 벽 같은 삶에도 굴하지 않는다. 준석과 사귀고 있음에도 16시간 동안 연락이 하지 않고, 준석에게 연락이 없다 하여 그걸 가지고 따따부따하지 않는다. 아는 오빠들만 5만 명 정도 되는 것 같고 모든 오빠들에게 인기가 좋아 카톡을 하지만 준석에게 떳떳하다. 다미는 저런 표정과 저런 자세와 저런 태도로 삶을 대할 뿐이다

 

연출을 한 이병헌과 김혜영은 다미의 극본을 적으면서 무척이나 신났을 것 같다. 세상에 몇 없는 쿨 한 사람을 드라마에 등장시켰으니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멜로가 체질의 연출을 이병헌 외 김혜영이라는 감독이 있는데 누군지 궁금하여 찾아봤는데 잘 못 찾겠다. 김혜영 감독은 방구석 1열에 게스트로 나와서 변영주 감독 옆에 앉아 있었던 그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영화 ‘괴물’에서 박해일이 선배의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 빚 이야기하며 잠깐 등장했던 그 사람이 김혜영 감독이지 싶다. 방구석 1열에서 선배인 봉준호가 잠깐 나와달래서 출연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다미와 준석의 모습이 좀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아마 연출하는 사람들이 아는 것 같다. 멜로가 체질은 피피엘의 천국이다. 그런데 밉지 않게 나온다. 그것이 묘한 매력이다

 

이 드라마에서 오류를 찾자면 주인공들이 여느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전에 먹는 것으로 살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얼굴이 치와와처럼 작은 진주나, 나머지 모든 출연자들이 허리가 잘록하다. 궤변에 괴변인 것이고 괴랄하고 요망한 것들이다. 이 드라마에서 살찐 사람은 딱 두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카페에서 음료를 한 모금 정도 마시거나 마시지 않고 그대로 두고 대부분 그냥 나간다. 실제로는 담아 달래서 들고 다거나 다 마시고 나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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