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밀면처럼 무서운 공포영화가 더위를 물리치는데 한 몫 한다. 공포영화의 법칙은 밀실이 있고 폐쇄된 공간에서 점점 죽음이 몰려온다면, 거기에 바다
밑과 상어가 등장한다면 더 없이 무서운 영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죠스 영화는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다. 작년의 메가로돈도 제이슨 스타덤을
내세웠지만 망했다
그런데 영화 ‘47미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끊어진 샤크 케이지가 47미터 밑으로 떨어지고 점점 사라지는 산소와 그 속에서 탈출하려는 케이트와 리사. 하지만 40미터
위로는 샤크들이 진을 치고 있고, 47미터 속 샤크 케이지 속에서 그들은 결국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이 영화는 진지하게 오싹하게
만드는 요인을 구석구석 잘 배치했다. 마치 정말 잘 버무린 겉저리 같다. 그렇게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바다 밑의 샤크 무비를 이렇게 잘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이 영화는 초반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바다 밑바닥의 씬이다. 그리고 공포감을 주기 위해 아주
최소한의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영화 버닝에서 종수 부분을 이창동 감독이 자연광으로 촬영을 하여 종수의 그 암울하고 벗어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 떠오른다
맨디무어와 클레어 홀트의
얼굴이 어두컴컴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다 속 공포가 화면으로 활개를 치며 칼처럼 돋아 나온다. 실제 90%이상 수중촬영을 하다 보니 맨디
무어와 클레어 홀트는 8주 동안 매일 8시간씩 20피트의 수중 탱크 안에서 촬영을 해서 폐가 늘어나고 귀압력의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상어와 인간의 대결
같지만 실은 그 외의 공포가 사람을 조여 온다. 잠수병과 질소중독이 주인공들을, 그리고 보는 이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 영화는 마지막에 비록
상어에게 다리를 물렸지만 구조가 된다. 하지만 그건 질소로 인한 환각이었다. 다시 47미터 속 장면이 이어지고 리사는 질소 때문에 미쳐간다.
그때 구조대원 3명이 다가오고 무전소리가 들린다. 문이 열린 샤크 케이지. 리사는 구조대원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3명의 대원은 말이
없다
영화는 리사가 바다 밖으로
나가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끝이 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사람들은 생각해본다. 47미터에서는 무전이 들리지 않잖아?(초반 장면에서
47미터에서 무전이 되지 않아 40미터 까지 올라간다) 구조대원 3명은 뭐지? 조명탄을 켰을 때 샤크 3마리? 오 맙소사. 그럼 영화 후반
30분 정도를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가 봤단 말이야. 맙소사. 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보는 사람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묘한 공포를 주고
있다
영화를 아주 잘 만들었다.
샤크 무비치고 이 정도로 만들 수 있다니 하며 좀 놀랐던 영화였다. 이제 47미터 2가 개봉을 한다. 47미터 2역시 예고편을 보면 기대가
된다. 보는 동안 조여오고 보고 난 후 더 오싹했던 영화 47미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