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존스 시즌 3도 재미있다. 시즌 1, 2가 슈퍼의 힘을 가진 제시가 그에 상응하는 슈퍼들과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면 시즌 3에서는 일반 사람과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일반 사람이지만 사람을 난도질해 죽이는 연쇄살인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법학을 전공했고 잡히더라도 법의 구멍으로 빠져나온다

 

연쇄살인마는 노력 없이 힘을 가진 슈퍼들을 증오하고 그들의 주위 사람들을 죽이거나 괴롭힘으로 제시를 압박한다. 이런 대결구도는 아주 흥미롭다. 슈퍼히어로 뉴욕 법상 죄를 가졌다 해도 일반인을 슈퍼의 힘으로 두들겨 패지를 못한다. 부글부글 거리게 만들고 잡혀가도 법망 안에서 안전하게 자신을 지킨다

 

법은 늘 악한자를 보호하고 처벌해주지 않는다, 이것이 마블 티브이 시리즈에 전부 깔려있다. 우리도 고유정 사건만 봐도 왜 저 여자를 밥을 먹여가며 씻겨주며 보호를 할까, 왜 법은 저 여자를 처벌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블의 데어 데블에서도 루크 케이지에서도 퍼니셔에서도 법은 악당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시카 존스 3에서는 그 사이에 연쇄살인마에게 엄마를 잃은 트리시가 시즌 2에서 얻게 된 슈퍼의 힘으로 죄를 짓는 자들을 모조리 죽여가면서 점점 자아를 잃어간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빌런은 누구일까. 슈퍼지만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제시가 빌런일까, 연쇄살인범인 일반 범죄자가 최고의 빌런일까, 슈퍼의 힘을 얻게 되어서 자아를 잃어가며 범죄자들을 법 대신 죽음으로 처벌하는 트리시가 최고의 빌런일까

 

최고의 빌런은 호가스 법률 사무소의 최고 수장인 제리 호가스가 아마도 최고의 빌런일지도 모른다. 온갖 악행을 저지른 악질의 범죄자도 돈만 내면 물불 안 가리고 변호를 해준다. 거기에 도덕적이거나 인간적이거나 윤리적인 면모는 1도 없다. 마치 우리나라 김엔장과 흡사하다. 돈만 낸다면 전범 기업의 변호까지 최고의 변호사들이 맡는다. 그들의 역사적 죄에 대한 생각은 1도 하지 않는다. 입금만 되면 설사 그들이 우리 민족을 유린했다 할지라도 성심성의껏 변호를 한다. 제시카 존스에서 아마도 최고의 빌런은 제리 호가스이다

 

제시카 존스의 역을 맡은 리터는 시즌 2와 시즌 3 사이에 출산을 하고 나와서 인지 아직 시즌 1, 2만큼의 몸은 아니다. 슈퍼지만 칼도 맞고 비장도 떼어내서 면역력도 떨어진다. 제시카 존스는 시즌 1이 가장 재미있었다.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빌런인 킬그레이브스와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요즘 케이블에서 시즌 1이 하는 것 같다

 

시즌 3 마지막은 분명히 다음을 알리며 끝이 나지만 이제 제시카 존스의 제작은 없다고 하니 아쉽다. 제리 호가스의 사무실 벽에 걸린 저 그림 역시 너무 좋다. 마음을 확 잡아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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