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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막스는 노래를 아주
쉽게 부르는 것 같은데 따라 부르려면 참 어려운 것 같다. 마치 변진섭이나 시나위 4집 때 김바다처럼 말이다. 리차드 막스를 잘 모르는 이들도
얼마 전에 비행기에서의 일화나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에 나와서 알게 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리차드 막스는 사랑에 대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 리차드 막스의 메가 히트송들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작곡을 한 곡들이다. 그러고 보면 백석도 자야를 사랑했을 때 찬란한
시가 탄생했고, 릴케 역시 루 살로메에 빠져 있을 때, 보들레르 역시 흑백 혼혈 잔 뒤발을 사랑하고 있을 때, 단테 역시 베아트리체를
찬양했다.
리차드 막스의 ‘right
here waiting’ 이 노래는 아내를 위해 만들었다. 아내는 영화배우였다. 아내가 영화 촬영차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몇
달을 지내야 했다. 아내를 너무 사랑한 리차드 막스는 그 몇 달을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지옥 같은 날들이라고 생각이 들어 참을 수가 없었다.
어떤 무엇인가가 자신과 아내를 갈라놓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그래서 리차드 막스는 아내가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갈 결심을 하고 비자를
신청하지만 왜 그런지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리차드 막스는 몇 날 며칠을 비자국에 신청을 했지만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다. 마지막 한 번더 비자를
신청하러 갔지만 결국 되지 않아서 포기하고 돌아온 날 그는 이 노래를 짧은 시간에 만들었다.
바다만큼이나 멀어져
가요
매일매일 그리고 난 서서히
미쳐가고 있죠
전화로 당신의 목소리를 듣지만
이 고통을 멈추진 못하는군요
내가 당신을 거의 볼 수가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영원하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리차드 막스는 이 노래가 너무
오글거리고 개인적인 노래라 음반에 싣기도 민망해서 테이프에 녹음해서 아내에게 보내주려고 했다. 그때 녹음을 도와준 친구가 노래가 너무 좋으니
싱글 앨범에 내자는 제의를 했고 리차드 막스는 받아들이는 바람에 현재에도 이 노래는 어딘가에서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리차드 막스와 아내와의 사랑은
꽤 유명했다. 아내를 정말 사랑했다.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기가 그렇게 싫었을까, 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더 유명한 노래 ‘now and
forever’이란 곡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그렇게 잘 없다. 리차드 막스의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은 2014년에
종지부를 찍고 만다. 우리는 때때로 언어에서 실수를 하곤 하는데 ‘절대’ 라든가 ‘영원’을 함부로 뱉어내면 안 될 것
같다.
꽃으로 비유를 하자면 조화를
구입해서 욕실에 두면 영원하다고 하는데 그런 죽어있는 ‘영원’은 외면받는다. 조화를 구입한 첫 날 정도 바라보지만 이후로는 거의 조화를 보지
않는다. 프리지아를 구입하면 며칠 만에 시들고 말지만 한 해가 지나서 또 봄에 오면 프리지아를 구입한다. 그 며칠 동안 프리지아는 향기를
뿜어내고 프리지아가 꽂혀 있는 꽃병을 며칠 동안은 늘 바라본다. 그렇게 시들고 피어나고를 반복하는 영원성. 노래 역시 그런 영원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