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수작이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고 농밀하고 무겁고 깊은 밀도가 영화 내내 흐르고 있다. 그 흔한 작위적인 내용의 전개도 없고 길게 설명을 하지도 않는다. 수작이라는 평을 듣는 것에는 촘촘한 각본의 테일러 쉘러던과 짜임새 있는 드니 빌뇌브의 연출에 있다. 그리고 케이트, 멧, 알레한드로의 주인공들이 다른 목적으로 모여들어 다른 행동 원리가 부딪히면서 상황과 상황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이뤄내는 모습에는 한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두 시간 동안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둔탁한 긴장감이 관객의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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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설명 없이 공간이 주는 무한정성과 주인공들의 움직만으로 서스펜스를 보여준다. 멕시코 사막의 황량한 공간과 은밀한 지하 공간에서의 펼쳐지는 암살자들의 임무. 긴 대사를 통하지 않고 상황을 주인공들은 관객에게 전달한다. 늘 중반이나 마지막에 늘어지는 영화를 보아왔던 우리들은 마지막, 끝까지 긴장감이 이어지는 흔하지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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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한 현실의 상황과 그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고뇌를 다루는 방식은 멕시코와 미국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훌륭하다. 예측이 불가능하다. 예측이 불가능한 영화가 좋고 예측이 가능한 영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이 가능한 장면이 괜찮으려면 설득력이 있어야 하고 이전 장면과의 개연성과 의미가, 당연하지만 확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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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처럼, 욕심 많았던 검사 나리군,이라는 대사에서 관객은 이미 엄청난 긴장감을 몸에 둘렀는데 거기에 상상을 하게 만든다. 암살자가된 알레한드로에 대한 설명을 일절 빼버렸다. 이런 모습은 터미네이터 2에서 T1000이 정보처리 기능을 어떻게 하는지 길게 촬영을 했지만 제임스 카메론은 빼버렸다. 관객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은 남겨두는 것으로 하려고 했다.
알레한드로는 CIA 출신도 아니고, 특수부대의 출신도 아니다. 그런 검사였던 알레한드로가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고 암살자가 되기까지, 이렇게 잔인하고 표정 없고 절제된 행동과 치밀한 타격을 하는 암살자로 재탄생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어떤 훈련을 거친 것일까-케이트에게 총을 쏘며 나에게 총구를 겨낭하지 마라는 장면에서-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런 상상을 개무시하게 만든 것이 시카리오의 2편에서 영화가 산만해지면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대사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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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 빌뇌브의 철학적 고뇌가 돋보였던 블레이너 러너 2049와 현실감이 가득한 이종과의 만남을 다룬 컨택트 역시 개인적으로는 굉장한 수작이라 생각한다. 드니 빌뇌브의 영화는 선과 악이 굉장히 모호하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역시 현실의 미국 상황을 다룬 선과 악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경을 두고 멕시코와 미국의 부패한 경찰이 멕시코 카르텔만큼 멕시코와 미국의 사회를 좀 먹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끌려가는 케이트에 관객들은 이입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에 총을 들고 알레한드로에게 겨냥을 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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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수많은, 음식을 먹어, 먹어, 하는 대사가 많았지만 이토록 긴장해야 하는 먹어, 먹어는 보지 못한 듯하다. 잔인하고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섬뜩한 리얼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영화가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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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그랬다#드니빌뇌브가보는인간세상은#그을린사랑#의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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