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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1~3 세트 - 전3권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어릴땐 돌아가신 아버지께선 만화는 나쁜 것 불온 서적처럼 말씀하셨고 소위 만화방은
비행청소년들 소굴이라 그 안에 들어가면 어디 폭력단체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끔찍해 하셨다. 물론 오락실도 ..... 지금 생각해보니 참 고지식
하셨던 것 같다. 지금 내 주위에는 만화든 웹툰이든 좋아하시는 어른 분들도 얼마나 많은데 그런 시대에 뒤떨어지는 습관때문에 만화를 읽지 못했다.
지금도 만화는 아주 느리게 읽는다. 활자는 나름 조금 빠르지만 그림이 썩혀 버리면 정신을 못차리게 되는 편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그리스 로마신화나 학습만화를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한동안은 활자만 아니면
가끔 삽화정도가 있는 책을 읽곤 했는데 최근 백곰카페나 고양이 집사, 수짱시리즈 등을 접하면서 만화를 조금 편하게 보게 된 것 같다. 쓸개 이
작품은 웹툰이라 한다. 만화와 뭐가 다른가 싶지만 우선 종이가 아닌 웹상에서 만저 만날 수 있었고 연재가 되었던 책이라 웹툰이라 하나 보다.
쓸개라는 신체의 부위 담낭을 일컷는 말로 제목이 주는 느낌은 왠지 장기 매매 이야기나 어딘가에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없어도 그닥 많이 불편하지는
않는 존재를 일컬어 하는 말인가 했다. 꼭 필요하지는 않다지만 몽실오빠가 이것을 축출하고 나서는 소화력도 떨어 지고 건강도 많이 나빠진듯하니
신체에 필요없는 것은 없나 보다.
쓸개는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고향이 중국의 연변인 어머니가 지어 주신 이름 하지만
어딘가에 자신의 기록도 없는 무적자다 그러므로 시골 양아버지의 식당 주위에서 벗어 나 본적이 별로 없는 청년으로 자랐다. 언제가 자신의 주위에서
사라진 엄마라는 존재는 아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으로 부터 보호하고자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약간의 과장은 있는지 모르지만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다. 금괴를 들여 올때는 음식이나 기타 다른 제품이나 음식속에 숨겨서 들어 오는 경우가 많으니 중국의 전통 명절 과자인 월병으로 둔갑
시켰다 해도 있을 법한 이야기 인가 싶다. 지금은 세관이 워낙 엄격하지만 아주 오래전이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금은 국제적으로 통화 가치가 있다. 어느 나라에서든 자산가치도 있고 어디나 돈이 있는
곳엔 권력이 그리고 피와 비리가 있기도 하다. 어찌 보면 가게 안에서 장사 보조나 하던 쓸개가 모든 난관을 해치고 나간건 지하에서 혼자 지내며
읽은 많은 책들의 도움이 아닐까? 싶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혼자 생활한 20여년이라면 엄청난 양을 소화 했을 것 같다.
쓸개는 아주 쓴 즙을 만들어 내고 음식을 소화 되기 싶게 삭히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쓸개즙은 모두 분비 되는 것이 아니고 농축되기도 한다. 20년간 농축된 쓸개즙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 한듯하다. 마지막이 아주 막장이 아니라서
너무 좋았다. 누구든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추억이 있다면 언젠가는 스크루지 처럼 돌아올 수도 있는 거니까. 이것 또한 따뜻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