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사쿠라기 시노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일본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일본의 색은 왠지 어둡고 침침한 회색일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가 즐겨읽는 추리 소설을 빼고는 그닥 많이는 아니지만 대체로 이 책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또한 회색이다. 난 똥색은 좋아해도 회색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잘 읽혔다. 회색도 나름의 다른 색체를 가지고 생동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다.

내가 처음 만난 이 작가 사쿠라기 시노는 바나나 파보다는 ​ 가오리파에 가까워 보인다. 난 책을 읽으면 책속의 한자라도 빼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라 활자 한자 안빼고 다 읽는다. 이 책 또한 순서대로 다 읽다 보니 가와모토 사부로의 해설을 읽었다. 해설이 또한번 짧은 감상을 주는 책이었다.  

 

슬픔을 안고 있지만 언젠가 그 슬픔이 위로받을 때까지 멈춰 서 있다.

사람은 도망쳐도 괜찮아. 남한테 무슨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두려울 일은 없어.

페이지 : 바람여자 중에서

장편과 두꺼운 소설을 좋아한다. 이 책은 단편이다. 장편보다 단편이 읽는 시간이 더 걸린다. 그건... 내 읽기 스타일이겠지만 단편 하나 하나 머리 속에서 썩히지 않게 하려면 한편을 읽을 때 마다 멍때리는 시간이 주​어지지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이책 또한 중간 중간 멍때리며 꼽 씹었다. 농밀한 어쩌구 이런 류를 싫어 하는 나에게도 크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사쿠라기 시노의 또다른 책 순수의 영역 을 만나고 싶어 진다. 순수의 영역은 완전 다른 느낌이라 한다. 장편이라 더 기대된다.

 

이 책에서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무능하고 뿐만 아니라 비열하고 나약하고 천박스럽다. 그래서인지 여자들은 강하다.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강함도 있지만 여자는 선천적으로 약하다가 아닌 강하다가 맞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 남자들은 부모와의 사이도 좋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니 대체적으로 회색이 맞다. 그래도 오랫만에 색다른 책으로 색다른 느낌에 빠져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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