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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문유석 판사님의 글을 관심깊게 읽었던 기억은 아마 몇년 전이지 싶다. 내가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민사실무를 보게 되면서 많은 채무자들을 만나고 그전에는 지방의 모 단체에서 만든 신용회복상담소 소장으로 잠시 있으면서 느낀건 대체적으로 서민들이 채무를 많이 진 사람들은 무지한 경우가 많았다. 빌렸으면 갚아야지가 워낙 뿌리깊이 박혀 있다 보니 빚을 더 키우는 상황을 만들고 아무 죄없는 어린 아이들이 고생하고 감당안되는 스트레스로 다시 오지 못할 길을 가는 경우도 많았다.
경제교육부터 시켜야 함에도 신용카드의 편리성만 홍보한 결과가 그러하고 개인사업자의 영업환경이 그러한것 같다. 차근차근 알고 시작하는 시스템이 덜 된 탓이리라.
나도 한때는 이 결정문 한줄에 목메달고 산 시절이 있었다. 현재는 파산자라는 용어가 아닌 채무자라고 변경되었지만 어찌 되었던 도덕적해이니 모럴해저드를 논하더라도 난 이자들의 편에서서 늘 일을 했었다.
어느날 밤 12시가 넘은 시간 남여 한쌍이 가게로 들어 오시며 잠시만 앉았다 가도 되냐고 물으시며 음료를 주문하셨다. 카페몽실의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라 적혀 있으니 보통은 안 들어 오시지만 일단 들어오신 손님에겐 최대한 배려한다. 기본적으로 마감준비를 12시에 하기때문에 이것 저것 정리하고 청소는 나중에 하면 되고 중요한건 우린 4시는 되어야 자는 인간들이니까. 20분 정도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더니 지나가다 판사유감이 눈에 띄여서 들어 왔다고 잠시만 보고 가신다고 하셨다. 그러시곤 사야겠다고 잘 봤다고 말씀하시곤 가셨다.
문유석 판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인간다운 아니 이 판사님은 인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존경하고 있긴 했지만 몇가지 단편만 알고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판사님들이 공부를 다 많이 하시겠지만 안의한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문판사님은 내가 존경할 만한 인물이신것 같다. 우리나라 법은 물론 외국의 법과 우리 사료들까지 두류 보시는 것은 성문법의 나라지만 인간으로서의 판결도 중요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 소액재판에서 모 판사님이 보통 사람을 완전 얼게 한 적도 있었다. 6시가 다된 시간에 시작된 재판이라 은행은 다 문닫았을 시간에 2,000만원을 지금 현금으로 법정에 가져오라는 말씀으로 피고인은 멘붕에 가까운 상태로 만든 경우가 있었다. 기타 여러 사정으로 1,000만원은 현금 1,000만원은 온라인 이체를 했다. 물론 가능한 일이지만 그 과정이 참 애매한것이 현금입출금기는 300만원 이상이 출금이 안되고 지인들 현금카드를 동원하는 일도 생기는 참 여러 상황을 보며 판사님 마음을 이해 못한 적도 있었다. 만약 문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다. 당시 그 판사님도 어떠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지만 설명은 없으셨으니 마음은 알수가 없었다. 그 뒤로 더욱 판사님을 이해안가는 분류의 사람들이라 제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