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노네 고만물상 (보급판 문고본)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나카노네 古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

어느날 새옷을 입고 외출을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새옷이 너무 새옷같아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을것이다. 새옷을 입은 어색함보다 내몸에 잘 맞는 오래된 옷이 더 좋은건 나이가 들면서 시간과 자연히 조화되어 감인 듯 하다.

 

아주 오래된 고가의 골동품 가게가 아닌 조금은 시간을 입은 버리기는 아깝지만 가지기엔 약간 거추장 스러운 물건들이 진열된 가게, 그런 곳에서는 시간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우리동네의 헌책방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 가졌다. 오래된 가게다 보니 단골도 꽤 있는것 같은 서점. 흙서점이다. 책에서 흙냄새가 나는 듯한 그런 곳이 가까이 있어서 참 좋다. 아마 나카노씨랑 연세도 비슷하지 싶다.

 

나카노네는 주인과 종업원세트 그리고 누님과 단골들이 주로 나와 아주 소소하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일어난다. 어찌보면 미련스럽고 어찌보면 불미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소소하게 그려져 있어서 그저 동네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잡화점, 만물상 이런 단어들이 사장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백화점, 마트 등이 활성화 되면서 동네 자그마한 가게들은 모두 식당, 술집, 커피숍으로 바뀌고 서점은 문구점과 통합해서 참고서나 잡지, 아주 간단한 문구를 파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학교앞 문구점이 활개를 치던 시절도 이젠 끝나고 대형 문구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빨리 빨리 많이가 주 컨셉이 되어버렸다. 장.단이 다 있겠지만 나카노네 처럼 소소한 일상들은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나카노씨의 누님인 마사요씨나 사키코씨 그리고 히토미를 나 자신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조금은 신선했다. 어쩜 저들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나카노네 고만물상이 쓰여지던 시대에 히토미 정도의 나이였을 수도 있으니 부기 자격증으로 취업하던 시기가 아마득하기만 하다. 젊은 세대라면 조금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을 볼 수도 있을 듯하다. 난 추억할 무언가로부터 이제 벗어나 다른 세계로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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