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을 가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동경했던 적은 많았던 것 같다. 현실 도피로 선택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난 정말 이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데 방법을 찾지 못할때 차라리 미친척 해 버리면 현실로부터 자유로와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도 있었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라는 영화시사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배우 정지훈을 좋아해서 간 것이지만 그 태엽속의 신세기 정신병원은 영화로 보여지는 것이 여서 그런지 왠지 평온한 마음을 쉬는 요양원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으면서 조금 깨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평온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다 빌레트를 그리워 하곤 했었다. 내 심장을 쏴라. 솔직히 소설을 손에 들었다가는 놓았다 여러번 한 적은 몇번 없었던 것 같다. 너무 밋밋하고 재미 없었다. 늘 문학적 의미있는 책들은 나는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뒤로 갈 수록 책을 놓을 수 없는 어떤 마력에 이끌리게 되는 힘이 있었다. 그것이 좀 확이 아닌 스스히 조금씩 그러다 고무풍선에 바람이 빠지듯이 픽하고 빠져버렸다,. 요즘도 저런 곳은 인격이 무시되고 버림받고, 소외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입원하고 있는 환자와 나의 차이는 그저 약간의 환경차이거나 아주 약간의 인내력 차이 밖에 없는 것을... 이수명도 귓속에 어떤 놈과 지하 골방에서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류승민도 혼외자로 태어나 이리 저리 치이면서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세상에서 주어진 환경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고 사는 그저 방식의 차이, 표현의 차이일 뿐 인 것이다. 나도 활주로가 필요하다. 작년 까지는 일이 그 활주로였다. 미친듯이 주말도 없이 밤낮도 없이 일에 미쳐있었다. 그 일이 좋았고 타인의 인생에 도움을 준다는 자부심도 컸다. 지금은 매일 읽고 쓴다. 지금 집에서 책과 노트북을 다 치워버리면 나도 수리 희망병원으로 보내질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나에게 미칠 수있는 일이 있고 미친듯 읽을 수 있는 책과 한달에 몇권의 책을 살 정도의 여유를 주는 수입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현재는 인내 할 만 하다. 늘 병원을 떠나고 싶어하듯 나도 이 현실을 벗어 나고 싶지만, 그렇다고 이 현실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다. 그저 속박하는 무엇을 벗어 던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인 것이다. 만족하는 삶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와 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이들이라고 잘 못 되었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고 그들도 우리 이웃이라 생각해주면 안될까? 남대문에 불 지르고도 자기탓이 아닌 정신적 문제라 하는 그런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 조금 외롭고 지친 자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