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 - 너와 내가 닿을 수 없는 거리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난 들리는데 아무도 내 소릴 듣지 못한다. 그러나. 단 한사람 그 목소리를 듣고 답해주는 이가 있으면 그 기분은 어떨지 보통 사람들이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싶다. 1미터라는 특이한 제목도 눈에 끌렸지만 출판사 이름때문에도 더욱 끌렸다. 얼마전 읽었던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라는 책이 나에게 많이 신선했기에 출판사 이름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특이한 재목들의 책이면서 내용 또한 색다른 느낌으로 새로운 감동들을 주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다. 잘 못 봤을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유명작가나 외국도서의 판권을 사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 국내의 새로운 작가 인재발굴과 작품개발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출판사라 생각된다. 그래서 난 더욱 1미터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이 책은 나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역시 문화구 창작동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 주었다. 내용전개 또한 지루함이 전혀 없으며 소재도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 저승과 이승의 경계에 있는 행복요양원의 일상과 그 속의 사랑 희망 슬픔 그리고, 죽음까지 억지 설정없이 너무나 잘 그려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목소리 바라보기'라는 말 그 사람의 얼굴보다 더 정확하게 그 사람의 목소리에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스타일, 개성, 인격 이런 게 다  들어 있대요. 그래서 우리는 거울만 볼 게 아니라 가끔 우리 목소리를 바라보는게 중요하데요. 6년이나 나무처럼 살아 있는 찬강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서 존엄사 결정이 내려 져도 죽지도 못해 억울해 하며 행복요양원으로 온 강찬에게 한 말이다. 화만 내는 강찬은 찬강과 그렇게 바라보기 나무가 되어 조금씩 사랑의 마음이 싹트기 시작한다.

 

행복요양원 환자가 아닌 식구들과 그 보호자들 그리고 자원봉사자 까지도 모두 서로를 끔찍히 위해주는 그리고 가족처럼 챙겨주는 생활을 보면 어차피 몇일 못산다고 판정 받은 환자나 몇달, 몇년, 몇십년 다를바 없다는 생각과 오히려 죽음을 준비하는 이들의 평안한 죽음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기 까지 하다. 물론 아프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우리가 모두 천년 만년 살 것 같이 욕심을 가지는 세상에서 조금만 덜어 놓고 마음을 비우면 행복요양원이 따로 필요치 않고 서로 어울려 잘 살 수도 있을 듯하다. 요양원 입구의 식당주인이 싫어 하는 것도 마음속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아픈 사람, 힘든 사람 보는 것이 힘들다. 특히 호스피스나 간병인은 몸도 힘들지만 마음이 힘들어서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예쁘고 깨끗하고 행복한 것만 보고 싶은 것 또한 나의 욕심인 것을 이번에 많이 느끼게 되었다. 안 아프고 건강하게 푸른 초원의 그림같은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꿈은 누구나 있지만 조금더 보람되게 살아 봐야겠다는 인생 여정을 조금은 수정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억지 설정이 아닌 순리대로 나가면서도 감동을 주는 책이다. 청소년이 읽어도 좋을 듯해 몇권 구입해서 이번 겨울 방학 추천도서로 보내야 겠다.  문화구 창작동 동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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