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동 안개소년
박진규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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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주인공인 소설은 많은 편이다. 특히 이 책은 이름이 본명이 아닌 말하자면 별명같은 호칭이다. 그래서 더욱 인물의 상황을 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애매했다. 내 생각으로는 안개라는것이 실제가 아닌 그저 상황이 안개가 덮힌 것을 말하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실제 소년은 태어나면서 부터 안개를 숙명으로 덮은 얼굴이고 그 하나의 상황으로 인해 모든 인생은 그 안개가 좌우하는 꼴이 된 안타까운 소년으로 나온다. 많이 기발한 생각인것 같아 이 작가의 소설은 뭘 이야기 하자는 것인가 한참 생각하고 책을 펴게 되었다.

새벽 호숫가를 운전한 적이 있었다. 자동차 여행중에 새벽에 길을 나서다 안개를 만나 차폭등이니 안개들 모든것을 동원해도 일차선인 국도의 차선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렇게 암담한 경우도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구나 싶은것이 한치가 얼마만




큼의 거리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보다 더 한뼘의 거리도 분간하기 어렵고 중앙차선조차 보이지 않아 호숫가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한시간 가량을 멍하니 안개머금은 호수만 바라보다 겨우 호수표면이 보일때쯤 출발한 일이 있었다. 그때는 저 위의 사진보다 더 앞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다 한번의 안개가 그러 했는데 안개소년의 일산은 어떠 했을지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이 힘들고 지칠때는 앞이 깜깜하다고 표현 하기도 한다. 누구나 본인의 모습을 타인이 다 알지 못한다. 그러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안개를 조금씩은 덮고 사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나와 다르고 나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생활이 알려 지기도 하고 몰래 들여다 보기도 한다. 꼭 수술하는 칼로 몸을 가르는 것만이 나를 파 해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연예인들의 사생활이나 특정인의 사생활을 들추는 것을 볼때는 왠지 남의 인생을 파 해쳐 보고 해부해 보는 느낌이 꼭 안개소년을 해부해 본 안개 다리 회장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허물은 보이지 않고 남의 허물만 보는 이들의 문제는 늘 남에게 상처를 주고도 모른다는 것이다.

로즈마리 향이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왠지 예전 향이 진하던 싸구리 수입분 냄새일것 같기도 한게 어릴때 가끔 집에 오던 미제 아줌마라 불리던 그 분에게서 나든 향이 안개소년의 할머니에게서 나지 않았나 싶다. 안개소년의 안개가 희미해지고 로즈마리의 향이 옅어 지는 날이 오면 인간들의 마음도 욕망과 탐욕이 옅어져서 안개소년의 미소도 보이는 날이 오겠지? 나의 진실된 마음을 다른 사람이 몰라 준다고 억울해 할 것도 없을 것 같다. 안개소년처럼 다른 사람이 보기에 내 모습에도 안개가 덮혀 그저 조금 흐려 보일 뿐이니 진실은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느껴 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책을 읽는 시간보다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시간이 더 많아 진듯하다. 모두가 나에게 많은 생각들을 던져준다.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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