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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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나에게 황석영은 모랫말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작가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나온 강남몽이나 삼포가는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등을 이야기 하지만 난 대표작으로 아니 그저 황석영은 모랫말 아이들과 줄긋기가 되는 작가다. 그만큼 내가 읽은 황석영작가님의 작품중에서는 모랫말 아이들이 최고였다. 하지만 약간 아주 약간 2%정도의 부족한 느낌을 언제가 채워줄거라 믿었는데 모랫말을 재 편집하시지 않았지만 낯익은 세상으로 그 2%를 채워 주는 듯하다.

어느날 내집 현관문을 열었을때 문득 낮선곳에 온 느낌이 들때가 있다. 나의 일상이 왠지 낯설게 느껴질때 내 속의 또 다른 이웃, 또 다른 고향으로의 꿈을 꿀 수 있는 곳으로의 초대가 꽃섬으로의 초대인것 같다. 어릴적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다 잠이들었을때 잠결인지 꿈결인지 친구처럼 느껴지던 귀여운 도깨비 친구가 그립고 도깨비불 이야기를 해주시던 할머니가 그립다면 황석영의 낯익은 곳를 권하고 싶다. 언제가 읽었던 모랫말 아이들과는 또다른 느낌의 꽃섬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들 중에도 분명 존재의 이유는 있었고 나름의 가치를 다해서 그곳으로 실려 온 것들도 있지만 그곳에 사른 사람들도 그렇게 잊혀져 가고 우리가 흔히 말하던 도깨비불을 표현한 것이 너무도 현실감 있다. 유기견을 키우는 예전에 가끔 비오는 날이면 강아지처럼 풀쩍풀쩍 날뛰던 머리에 꽃을 달고 다니던 그 어떤이의  묘사 또한 너무 리얼하고 진실된 것이 내가 실제 판자촌과 강가가 보이는 아지트 그리고 빼빼네를 오간듯한 착각의 늪에 빠지곤 했다. 

인간이 순수하면 혼령을 볼 수도 있다고 하던 어떤 스님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땜통이 딱부리가 그리고 빼빼네 가족이 김서방네 식구들에게 메밀묵이나 막걸리를 가져다 주는 그 순수한 마음이 현실과 과거를 떠나서 그저 순수한 영혼한 깨끗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는 모든것을 부정하고 비판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외면하려 하다보니 눈도 나빠지고 마음도 흐려져 보이지 않을 뿐 분명 우리옆에 존재 할 지도 모른다. 슬프고 아름답고 안스러운 이야기지만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가 저질러온 실수들인 것이다. 지금 아름다운 공원이 예전에는 우리에게 버려졌던 것들, 버려진 시간들이 거름이 된 것이란 것을 한번씩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 슬프고 아름다운 추억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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