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코난이 개봉했다.
관객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9점이 넘는 평점을 얻고 있다.
코난시리즈의 팬으로서 그 시리즈에 대해 느낀 점을 몇가지 말해본다.
1) 가장 범인같지 않은 사람이 범인이다. 즉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은 범인이 아니다.
이건 현실과 180도 다른 점으로, 현실에서는 대개 유력한 용의자가 범인이다.
2) 유명한 탐정은 늘 잠든-마취된-상태에서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잠자는 유명한'.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나는 와중에도 유명한의 입술은 움직이지 않는다.
왜 아무도 그걸 의심하지 않는 걸까?
물론 입술을 안움직이고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유명한의 모습은 정말 자는 것처럼 보인다.
3) 살면서 살인사건 현장에 있어본 적은 한번도 없다.
이게 보통 사람의 삶이다.
하지만 코난은 가는 곳마다 살인사건과 마주친다.
물론 그가 명탐정 유명한과 같이 다니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코난은 피서를 가도, 어디 놀러를 가도,
아무리 수사와 무관한 곳이라도 살인사건을 만난다.
콜롬보 반장은 왜 코난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코난이 전파를 쏴서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이 살인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4) 코난이 만나는 살인사건의 범인들은 정말 머리가 좋다.
웬 밀실살인이 그렇게나 많이 일어나며,
대부분의 사건이 해결하기 힘든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라 벌어진다.
실제로 벌어지는 살인사건 중 추리가 필요한 사건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를 생각할 때,
이 만화는 코난이 아니라 범인들에 대한 오마쥬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나 죽어도 상관없다며 커피에 독을 탄 범인(추리 작가) 편은 정말 기가 막혔다.
5) 경찰은 왜 그리도 무능한가?
콜롬보 반장은 맨날 이런다.
"자살인 것 같으니 다들 집에 가셔도 좋습니다."
"당신이 범인이니 나머지는 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코난이 나타나 "잠깐! 이건 살인사건입니다"라든지
"저 사람은 범인이 아닙니다"라며 귀가하는 사람들을 제지한다.
그리고 코난은 유명한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콜롬보는 늘 감탄한다.
한두번이면 모를까 맨날 그렇게 살면서 어떻게 형사라고 할 수 있나?
학습효과라는 것도 있으니 가끔은 당장 믿고싶은 걸 부정하고 그래야 할텐데
코난이 한마디 하면 "저 사람을 체포해"라고 하다가
다른 사람을 지목하면 "옳거니 니가 범인이었군!"이라면서 그 사람을 체포한다.
자기 생각은 도대체 없는가?
6) 유명한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시티헌터의 주인공은 사건을 의뢰받으면서 돈을 챙긴다.
그러면서도 늘 임대료 걱정을 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런데 유명한은 돈도 안되는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사건을 해결한다고 해서 경찰에서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도 시리즈가 쭉 이어질테니, 그땐 이런 의문점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