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포바와 비너스가 온다고 MBC에서 그 난리를 치더니만, 경기가 한창 진행중일 때 중계를 끊는다. 나야 뭐 초반에 조금 보다 말았고, 집에 MBC ESPN이 나와서 별 문제는 없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는 열받을만 했다.

하지만 너무 열받을 건 아니다. 사라포바와 비너스는 프로선수고, 받은 돈만큼 둘이서 최선을 다한 걸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타이틀이 걸려있지 않은 대회다 보니 평소 둘의 모습은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때까지는). 범실이 너무도 잦았고, 랠리를 오래하기보다는 한방에 끝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렇다할 테니스대회가 없는 우리나라이니만큼 그 둘의 입국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경기장에 직접 가야 했다. TV와 달리 테니스 경기를 직접 가서 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니까. 하지만 수준높은 경기에 눈이 맞춰진 팬들이 TV로 그 맥빠진 경기를 지켜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차라리 올시즌 윔블던에서 둘이 격돌한 장면을 보여주는 게 훨씬 나았다. 숨막히는 그 대결은 테니스에 대해 오늘 경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 줬을 테니 말이다.

심판의 콜이 전반적으로 늦었다는 것 역시 경기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범이었고, 승리상금으로 내건 2만달러도 100만달러의 우승상금에 익숙한 비너스에게 별 의미가 없었을 것 같다. 이 경기가 테니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별로 그런 것같지 않아 안타깝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럴사한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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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9-2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잘 보내셨어요? 부산(?) 내려갔다 오시었나요?
받은 돈만큼 둘이서 최선을 다한 걸ㅋㅋㅋ
저도 어제 봤는데...무척이나..설렁설렁 경기를 하두만요...특히 포바언니..

니콜키크더만 2005-09-2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안녕하세요? 부산에는 1박2일로 다녀왔어요. KTX라는 걸 타구요^^ 열아홉살인 사라포바를 포바언니라고 하는 걸 보니 혹시 십대신가봐요^^

icaru 2005-09-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다 아심서~

잉크냄새 2005-09-2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프 강국을 선도하는 한국의 낭자군단이 테니스에서 위세를 떨쳤다면 아마 테니스 붐이 엄청났을겁니다.

니콜키크더만 2005-09-2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들켜버렸네요
잉크냄새님/스포츠계의 기린아인 우리 낭자군도 테니스에서만큼은 기를 못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