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나왔습니다. 1학년 1학기 첫 수업 시간에 배웠던 단어 첫 줄이 나 너 우리였습니다. 얼마나 중요한 가치였으면 배움의 시작이 나 너 우리였겠습니까? 세월이 흐르고 삶에 찌들어 그 가치를 잠시 잊고 살았던 것 뿐입니다. 나 너 우리는 각기 다른 단어들이 아니라 똑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너이고 우리가 너와 나입니다. - '시를 읽기 전에' 중에서


이재록 시인은 대구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월간 <시사문단> 시詩로 등단했으며,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으로 빈여백 동인이기도 하다. 그는 제20회 풀잎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2023년). 첫 시집으로 <내가 너>를 펴내어 2023년 8월 시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시집은 나(1부), 너(2부). 그리고 우리(3부)에 걸쳐서 115首의 시를 담고 있다. 2023년에 펴낸 1집 <내가 너>와 2집 <나 너 우리>는 같은 맥락이기에 1집에 수록된 작품들이 2집에 또 실려 있다. 이는 시인이 독자들에게 한 번만 더 읽어달라는 간곡한 마음이 반영된 셈이다. 


한편, 출판사 '그림과책'의 소개글에 따르면 이번 시집은 묵직한 침묵과 고요함이 특징적이라고 평한다. 너라고 말할 때 비로소 나가 되고 우리가 되며,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인간 실존의 밑바닥에서 따뜻한 존재 하나가 내민 손길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삶의 재도약을 가능케하기 때문이다. 또 절제와 균형이 돋보이는 표현력은 시인의 매우 개성적인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1부, 나


내 생각을 쪼글라들게 하고

내 추억을 쪼그라들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의 뇌를 줄일 수 있는

소주가 제격이다.

마실 때는 생각이 나다가도

금세 잠이 들면 잊을 수 있다.

잊기 위해 매일 뇌를 줄인다.

잊기 위해 소주가 뭐였는지도

잊을 것이다.

- '망각' 중에서 


시인은 고독과 외로움을 잊기 위해 소주를 마신다. 비록 마시는 순간엔 생각날지라도 취해서 빨리 잠이 들면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생각 주머니인 뇌를 줄여야 한다는 미션을 부여받은 사람인 양 반복적으로 '쪼그라들다'를 읊조린다. 생각과 추억이 쪼그라들면 잊을 수 있고 이를 돕는 수단이 소주라는 발상이 그의 경험에서 우러난 게 아닐까 싶다.


(사진, 1부)


나는 아네

꽃이 필 때를


나는 아네

꽃이 질 때를


나는 아네

피고 지고

지고 피는 나를


- '나는 안다' 중에서 


많은 시인들이 노래한 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가 비로 '꽃'이 아닐까. 꽃은 봄, 희망, 따스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동시에 숙명적으로 지는 순간이 있음을, 즉 추락과 좌절 및 절망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기에. 시인도 이를 알고 있다고 노래하는 듯하다.


2부, 너


검은 머리카락이

점점 변해가고


계절도

겨울로 가고 있는데


내 안의 너는

언제나 용광로


- '너' 중에서


머리카락에 흰 머리가 점점 늘고 계절 또한 매서운 삭풍이 불어닥칠 겨울로 접어들지만 시인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자신의 자화상은 아직도 단단한 쇠를 녹일 수 있는 펊펄 끓는 용광로처럼 여전히 건장하고 희망찬 재도약을 준비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진, 2부)


끝내 낙엽으로

떨어져 버린 가지에는

눈꽃을 피우고

눈꽃이 녹은 그 자리에

다시 잎이 돋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바래버리는

너와 나의 마음처럼


- '빛바래기' 중에서


이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철학적 사유를 엿보게 한다. 봄-여름-가을-겨울처럼 계절도 순환하면서 변하고 덩달아 주변의 모든 환경과 여기에 빌붙어 살아가는 나무들도 발걸음을 맞춘다. 무색무취의 사람들 마음도 그러하다. 변하지 않는 마음이 어디 있으랴. 


3부, 우리 


(사진, 3부)


행복은

말없이 몰래 온다


친구의 웃음소리로

꽃들의 해맑음으로


문득 마음을 버렸다 싶을 때

잠깐 찾아온다


그 순간에는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비바람에 떨어져 버린

꽃잎 한 잎까지도


- '행복의 순간' 중에서


세상에 미리 예고하고 찾아오는 행복이 있을까. 비록 잠깐일지라도 갑자기 예기치 않게 찾아오니까 그게 바로 행복감인 거다. 그 순간엔 모두가 소중하다. 비바람에 떨어져 수많은 행인들의 발걸음에 짓밟혀 짓뭉개진 꽃잎 한장까지도 말이다. 



#시집 #나너우리 #이재록시인 #두번째시집 #그림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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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디퍼런트 - 변하는 중국, 달라질 투자
신형관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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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산업, 회사, 심지어 공산주의 제도와 사회주의 체제도 과거의 것들과, 아니 우리가 아는 것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오히려 변하지 않은 것은 우리의 오래된 박제 같은 중국에 대한 인식이다. 그래도 별 영향이 없다면야 몰라도 이제부터는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쓰나미가 올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그들은 강해지고 변해가고 있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이걸 애써 모르는 체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어쩌면 후세에 더 큰 짐을 지우는 것이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신형관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이사로 2024년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하이 대표이사로 재직했었다. 15년 넘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며 외국 회사가 가져야 할 제반 중국투자자격을 취득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중국 국내 사모펀드운용사의 다수 상품을 발행 및 운용했다.


총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역사로 보는 중국 경제(파트1), 이론으로 보는 중국 경제(파트2), 생활로 보는 중국 경제(파트3) 순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저자는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40년 넘게 공부해오고, 30년 넘게 금융투자업에 종사해 왔고, 20년 넘게 중국 땅에서 살아오면서, 오직 중국 한 가지만 보고 있다. 그래서 책의 집필 방향을 이런적인 개념, 통계를 통한 이해, 역사적인 접근, 그리고 생활적인 검증 등을 하나씩 펼쳐보인다.


삼국지연의와 중국 


넓은 땅의 중국엔 여러 민족들이 살고 있음을 이미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책은 '하나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는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으면 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천하의 대세를 논하자면, 흩어짐이 오래되면 필히 합쳐지고, 합침이 오래되면 필히 흩어진다" 


왜 중국 세상은 이렇게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걸까? 온 세상도 그런 걸까? 이에 대해 중국사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인 프레드릭 웨이크먼은 이런 질문이 바로 서양과 동양 역사의 '구분점'이라고 보았다. 


세계 최초 제국인 유럽의 로마와 중국 한나라가 붕괴한 후 유럽과 중국의 역사는 왜 달라졌는지에 대해 프레드릭 웨이크먼은 "통일은 중국의 일종의 문화다"라고 답을 내렸다. 또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중국은 유일하게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사회"라고 서술했다. 그래서 통일은 중국의 문화이자, 통치의 궁극적 목표인 셈이다.


중국 경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경제를 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자연을 보는 법을 차용하여 경제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대문호 소동파는 "가로로 보면 고개, 세로로 보면 봉우리, 원근고저遠近高低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일세"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각도를 바꿔서 사물을 보는 것이다.


경제도 멀리서 보고 가까이서보고, 여러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 멀리서 본다는 것은 거시적인 큰 흐름과 전체를 길게 보는 것이거, 가까이서 본다는 것은 세부 사항, 특히 미시적인 세부를 단기간에 잘 살펴보는 것이다. 오늘날의 중국 경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서 보거나 높낮이와 모습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경제에 관해 서로 다른 견해나 판단을 갖는 게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대 처우치런周其仁 교수는 멀리서 봐야 하는 이유를 "대규모 수입과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날 중국을 글로벌 경제라는 큰 배경 속에서 보지 않으면, 중국도 세계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면 되지만 경제는 사람들의 활동이므로 변화가 크고 분석과 예측이 수반된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의 미래 변화가 사람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 오늘의 결정을 내려야 하고,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이다. 그래서 경제는 자연과 달리 이를 분석해서 보는 이론이 필요하다.


(사진, 제도 비용 성장 이론)


미국 반도체와 중국 희토류


중국 경제의 개혁개방을 설계했던 덩샤오핑은 과거 1992년 남방 시찰 때 "중동엔 석유가 있고, 중국엔 희토가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는 희토류가 전략적 자원으로서 석유에 필적하는 가치를 지닌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당시 중국의 희토 자원이 전세계 매장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충분히 자랑할만 했다. 이같은 통찰이 현재 미국이 촉발한 관세정책의 대항 무기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희토류稀土類는 원소번호 57~71번 란타넘계 15종種에 스칸듐(Sc)과 이트륨(Y)을 더한 총 17개의 금속 원소군群을 일컫는다. 이 원소들은 "현대 산업의 비타민"로 첨가하면 소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특성을 지닌다.


희토류의 가장 큰 수요처는 영구자석으로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이 합금된 NDFeB(네오디뮴-철-붕소)는 최고 성능의 영구자석인데, 전기차 구동 모터, 풍력발전 터빈의 발전기에 필수적이다. 전기차 1대엔 5~10kg, 하이브리드엔 2~3kg의 자석이 쓰인다. 테슬라가 희토류 없는 영구자석 모터 개발을 한다고 발표했지만, 단기간에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한다.


또 산업용 로봇의 전동기, 에어컨과 냉장고 등 가전의 고효율 모터, 스마트폰 진동모터 등 움직임이 발생되는 모든 전기전자 제품에 희토류 자석이 활용된다. 자석 외에도 광섬유 통신용 증폭기, LED와 LCD 디스플레이의 형광체, 카메라와 센서의 광학유리 등 다양한 산업에 희토류가 쓰인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첫 입법으로 지난 2024년 10월 1일부터 <희토 관리 조례>를 시행했다. 이 조례는 중국 희토 산업 발전에 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3가지다. 첫째, 희토 자원을 국가 소유로서 보호 및 채굴한다. 둘째, 채굴량을 탄력적으로 관리하되 관련 기업은 허가제로 규정한다. 셋째, 산업 및 기술 혁신을 장려하여 경쟁력을 높인다.


국영기업과 민영기업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민영경제는 ㅂ약적으로 성장은 "56789"라는 수치로 묘사된다. 민영기업이 국가 세수의 50%, GDP의 60%, 기술 혁신의 70%, 도시 고용의 80%, 기업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수치로 중국 경제속의 비중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셈이다.


중국은 민영경제를 공유경제와 상호 보완적인 경제체제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흔들림 없이 둘 다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영기업에 제도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한편, 국유기업과의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개됨을 의미한다.


(사진, 항저우 육소룡)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국유 대기업들이 허리를 받치고, 첨단산업은 민간기업들이 최전선에서 미국과 맞서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중국 경제 개혁의 원동력은 중국 정부가 아닌 민간에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경제 #차이나디퍼런트 #신형관 #중국투자 #중국주식 #중국재테크 #중국역사 #경제책 #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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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기신뢰 - 세상이 요구하는 나가 아닌 진짜 나로 사는 법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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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의 자기신뢰는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추구합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히 알고 그 모습을 그대로 진실하게 살아갈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과도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면을 쓰고 살면서는 결코 깊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진정한 자기신뢰는 자기중심적인 삶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과 타인에게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 '자기신뢰에 대한 오해와 진실'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랄프 왈도 에머슨은 19세기 미국의 사상가이자 초월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1803년 보스턴에서 태어나 하버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목사가 되었으나, 곧 기성 종교의 틀을 벗어나 독자적인 철학의 길을 걸었다. 인간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을 굳게 믿었으며, 에세이와 강연을 통해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관습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자신의 목소리를 따를 것을 강조했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나를 믿는 것부터 시작하라, 타인에게 휘둘리지 말라, 나의 믿음을 행동으로 옮겨라,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불완전해도 괜찮다, 나의 취향이 나를 만든다 등의 주제로 에머슨의 주요 에세이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뽑아 엮었다. 여러 책에 흩어져 있던 사유들을 더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인생 철학으로 풀어 내고자 했다.


왜 다시 에머슨을 읽는가


에머슨은 남들이 정해 놓은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말고,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거창한 목표나 특별한 재능 없이도 삶은 충분히 빛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 평범해 보이는 순간들 속에는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깊은 의미와 아름다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에머슨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그래서 여전히 절실하기 때문이다.



나를 믿는 것부터 시작하라


(사진, 자기신뢰, 에세이 제1집)

어떤 사람들은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그 주위로 모여들게 하는 그런 매력 말이다. 이런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언행言行에 대해 강력한 확신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타인의 경험이나 책으로부터 얻은 지식 등과 같은 간접 경험도 물론 가치 있지만, 스스로의 내면에서 나오는 신념은 전혀 다른 차원의 힘을 발휘한다. 그렇기에 이런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남의 반응을 계산하기보다는 옳다고 믿는 바를 단단하게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말라

이제 다른 사람을 우상처럼 떠받드는 일은 그만두자. 인간은 본래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누군가를 쫓아다니는 것은 결국 우리 내면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려는 본능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 '우정(Friendship)', <에세이 제1집>

위대함이란 오해받는 것이다. 지금은 훌륭한 수학자로 존경받는 피타고라스는 당시 신비주의자로 여겨졌고, 과학자였던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말했다가 이단으로 몰렸다. 또 뉴턴의 혁신적인 물리학 이론들조차 처음에는 수많은 학자들의 의심과 반발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이들은 모두 기존의 관념을 뒤흔들었다. 당시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에 의문을 제기했고, 오히려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고통까지 받았기에 후대에 들어 이들을 위대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위대함이란 기존의 낡은 생각에 부딪히는 힘이고 그래서 오해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진정한 가치는 결국 인정받게 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자신만의 길을 걸으려면 어느 정도의 오해쯤은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당장 모든 사람이 당신을 이해해 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한다.

나의 믿음을 행동으로 옮겨라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생각을 꺼내기 두려워한다. 틀린 말일까 봐, 이상하게 보일까 봐 주저한다. 그래서 대부분 이미 검증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며 뒤로 슬그머니 숨어 버린다. 물론, 위대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좇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들이 남긴 지혜와 성취가 주는 교훈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자양분이 된다.

하지만 “성공한 누군가가 말하길...”로 시작하는 말들 뒤에는 정작 본인의 생각이 없다. 
조금 서툴러도, 유치해 보여도 괜찮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보자. 왜냐하면 이런 언행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열어 주는 길이므로 내가 믿는 바를 행동으로 옮겨라.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
사진, 고통은 성장의 시작이다)

씨앗이 땅에 떨어져 썩어 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끝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썩어감 속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실패했기에 겸손을 배우고, 상처받았기에 공감할 줄 알게 되며, 절망했기에 희망의 소중함을 깨닫고, 혼자가 되었기에 진정한 자립심을 기를 수 있다. 

그러니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하더라도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 삶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게 얽혀 있고, 고통은 우리가 더 큰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찾아온 것일지 모른다. 처음엔 날카롭게 파고들던 비난과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며 아물고 흉터로 남는다. 그 흉터는 스스로 견뎌 냈다는 흔적이자 오히려 나를 더욱 단단하게 세워 주는 것이다.

불완전해도 괜찮다

왜 과거에 얽매여 살아야 하는가? 일관성에 집착하지 말라. 지금 하려는 말이 예전에 한 말과 모순될까 봐 두려워하지 말라.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모순되면 어떻단 말인가? 과거가 아닌 현재의 눈으로 판단하며 늘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라. - '자기신뢰', 에세이 제1집

같은 사람이라도 매 순간 보고 느끼는 것이 달라지는데, 왜 늘 똑같은 생각만 하고 살아야 할까? 과거의 말과 오늘의 판단이 모순된다 한들, 그게 왜 문제일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흔들리고,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른 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과거에 묶어 두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눈으로 다시 바라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늘 새로울 수 있다.

나의 취향이 나를 만든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끌리고, 어떤 리듬에 마음이 반응하는가, 이 모든 내면의 움직임들이야말로 당신만의 언어이자 자신만의 세계이다.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미감美感이 생긴다. 이건 멋있고, 이건 별로고, 이건 정말 나 같다는 확신이 생긴다. 남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경험을 솔직하게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새벽에 혼자 달렸던 한강변 산책로,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를 받고 멍하니 앉아 있던 계단, 첫 월급을 받고 부모님께 밥을 사드리던 그 식당 등등 그렇게 사적인 감각들이 쌓여서 나만의 작품이 된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기울이는 일은 나를 돌보고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그렇게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나다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자기계발 #초역자기신뢰 #랄프왈도에머슨 #필로소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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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도 불변의 법칙
이상준.지훈.이윤구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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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노하우와 실전 정보를 한 권에 정리함으로써 독자는 더 이상 여러 경로의 단편적 조언에 의존할 필요 없이 체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길잡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도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도록 모든 내용을 담았기에.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은 3명의 공저자가 집필했다. 이상준 저자는 대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며 12년간 부동산 투자 경험을 쌓아온 실전 전문 투자자이며, 지훈 저자는 세무사이자 미국공인회계사로 16년 동안 자산가들의 양도 및 상속, 증여 상담과 세무 신고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했다. 또 이윤구 저자는 법률 전문가로 부동산 거래의 시작부터 마무리에 이르기가지 발생하는 법률적 리스크를 관리해왔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부동산 매도의 출발점, 성패를 가르는 매도 전략, 협상과 계약 실제 매도의 과정, 거래가 끝난 이후의 관리, 현장에서 배우는 매도법 등을 통해 부동산을 '사는 법'만큼 '파는 법'도 중요함을 다시금 생각하도록 한다. 이에 책에 실린 내용 중 꼭 알고 있어야 할 대목을 소개하면서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파라곤센트럴파크의 사례 분석

검단 신도시에 들어선 파라곤센트럴파크(전용 84 평방미터 기준)는 인천 서구 당하동에 위치하는데 2022년 준공한 총 1,122세대 규모의 신축 아파트 단지이다. 최근 실거래가는 6억 6천만 원(7월 5일, 6층)이며, KB시세 일반가는 약 6억 8천만 원, 상위 평균가는 7억 1천만 원 수준이다. 아파트 단지의 매물을 분석할 땐 통상 다음 단계를 거쳐야 한다. 

비교 매물 분석 ~ 네이버부동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활용
매물 상태 및 특이 조건 확인 ~ 임대차 계약 잔여 기간, 급매 등
매도 가격의 정교한 설정 ~ 본인의 매도 목표 가격을 산정

매물 가격이 낮거나 높을 경우, 이는 대부분 임대차 계약 잔여 기간, 급매, 리모델링 여부, 층수/향/동호수 특성 등의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최근 3개월 내 6억 2천만 원 거래는 1층 매물이어서 다른 층에 비해서 저렴하게 거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동이나 층, 향에 따라서 또는 최근 전세 계약이 많이 남아있거나 잔금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급매라면 낮은 가격대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RR(로열동+로열층)이거나 최근 리모델링을 완료한 동호수는 일반 매물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거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공인중개사의 의무와 손해배상책임

부동산 매매 거래는 대부분 공인중개사의 중개를 통해 이루어진다. 거래를 희망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공인중개사를 신뢰하고 거래를 진행하지만 전적으로 중개사를 믿고 거래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 매우 위험한 태도이다. 중개사를 통한 거래일지라도 분쟁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된 법적 책임과 분쟁 가능성에 대해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 중개 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거래 당사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통상 이런 배상책임을 보증하기 위해 보증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한다. 그리고 중개사는 거래마다 '공제증서'라는 보증서를 당사자에게 제공한다.    

거래 당사자가 위 보증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중개사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합의서나 법원의 판결 등의 사본을 첨부해 보증기관에 청구해야 한다. 하지만 공제증서는 거래 사고 1건에 대한 한도가 아니라, 보증 기간 동안 가입 중개사의 모든 거래 건에 대한 배상 금액 전부에 대한 한도임을 유의해야 한다.

덧붙여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이 무한정 인정되지 않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우선 중개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중개사의 고의·과실에 의한 책임은 피해를 입은 거래 당사자가 증명해야 하는데, 중개사 책임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이상 쉬운 과정이 아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양도소득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를 취득하는 경우, 그 취득일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양도소득세 계산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조합원 입주권을 보유하다면 원조합원인지, 승계조합원인지에 따라 취득일이 다르게 적용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주택의 취득일 확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기 전 주택을 직접 취득해 조합원이 된 ‘원조합원’이라면, 새로 준공된 신축 아파트의 취득일은 멸실된 기존 주택의 취득일로 소급하게 된다. 따라서 원조합원이 신축 아파트를 양도할 경우, 실제 등기일이나 신축 아파트 사용승인일이 아닌, 종전 주택의 취득일을 기준으로 보유기간을 산정하게 된다.

잔금 수령 확인과 인계

잔금을 계좌이체로 받는 경우에는 은행 앱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즉시 입금 여부를 확인한 뒤, 입금이 완료된 것이 확인되었을 때 인계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잔금을 수표, 특히 자기앞수표로 받는 경우에는 수표를 받은 직후 은행 창구를 방문해 즉시 예치하거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자기앞수표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지급 수단이지만, 상황에 따라 당일 인출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금융기관에서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이때를 기준으로 잔금 수령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잔금 수령이 확인된 후엔 인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집 열쇠, 도어록 번호, 공공현관 비밀번호, 우편함 열쇠 등을 매수자에게 인계한다. 만약 가전제품이나 옵션 물품이 포함되어 있다면 해당 목록을 별도 문서로 정리해 함께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포인트는 반드시 '잔금 입금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 순서가 바뀔 경우 향후 법적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부동산 중개업소 활용법)

2020년 1월 H시 I아파트를 취득, 장기 보유하다가 2022년 6월 자녀 교육 환경과 거주 편의를 위해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추가로 매수했다. 이후 주거용 부동산이 아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코자 2025년 상반기 안에 2주택 노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큰 매도 사유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H시 I아파트는 보유기간이 5년 이상이고 양도가액이 12억 원 이하로 예상되어 전액 비과세가 가능했다. 잠실 아파트도 H시의 아파트를 먼저 매도한 후 1주택인 상태에서 매도하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할 수 있으므로 동일 연도에 매각하더라도 합산과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다.   

이젠 매도 순서에 주의해야 하므로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에 맞춰 매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즉 먼저 팔아야 할 H시 I아파트는 최대한 많은 중개업소에 의뢰하는 일반 방식을 선택하고, 잠실 아파트는 일을 잘하는 몇 군데 부동산에만 전속으로 의뢰하기를 결정했다. 

H시 I아파트를 먼저 매도해야 하므로 인근 주요 15여 개 중개업소에 매물을 동시에 등록해 빠른 매각을 유도했고, 잠실 아파트는 중개업소 몇 군데에만 매물을 의뢰해 가격 변동이나 거래 사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먼저 팔 수도 없는데 너무 많은 중개업소에서 연락이 오게 될 경우 관리상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 권이면 족하다
 

부동산 거래를 통한 재테크를 실현하려면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투자 원칙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주식 투자와 달리 복잡한 부동산 세제가 결부되어 있어서 오히려 파는 것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간과했다가 나중에 양도차익이 폭탄이 되어 세금으로 부과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은 매도 결정부터 계약, 세금 신고에 이르기까지 실전 매도 전략을 수록하고 있으므로 한 권이면 족하다. 모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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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5-10-1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동산은 팔 때를 생각하고 사라는 말도 있지요. 그만큼 매도 전략이 중요하다는 거겠지요.
새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의견이 분분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호시우행님.^^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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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은 현대인에게 다양한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제공합니다. 이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지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채근담>을 통해 현대인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삶의 방향을 찾고, 소박하고 검소한 삶의 가치를 깨닫고, 노력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원저자 홍자성은 명나라 만력제 연간의 문인文人으로 본명은 홍응명이나 한국과 일본에선 자성自誠이란 이름으로 불리었다. 대략 서기 1500년 전후에 출생하여 청장년靑壯年 때에는 험난한 역경을 두루 겪고 늦은 나이에 저술에 종사했다. 서기 1600년 무렵 동양의 탈무드라고 칭송받는 잠언집 <채근담>을 집필했다. 

이 책을 엮은 최영환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수학했으며 대기업 근무, 창업, 대학 출강,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삶의 굴곡과 깊이를 체험했다. 또한 그는 수천 권의 고전과 현대서를 완독하며, 그 안에서 길어 올린 통찰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북 테라피스트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총 일곱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절제의 길),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처세의 이치), 운명과 시련을 대하는 자세(역경 속의 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세상을 초월한 미학), 마음을 비우는 공부(백지의 여백에서), 세상을 비추는 눈(속세를 초월한 관조), 자연과 하나 된 삶(삶의 해탈) 등을 주제로 356가지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각 파트에서 인상적인 글귀를 소개함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고 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절제의 길)


(사진, 008)

하늘과 땅은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 듯하지만, 그 안의 기운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흐르고 있습니다. 해와 달은 밤낮으로 달리지만, 그 밝음과 바름은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현인은 한가할 때도 긴장을 잃지 말아야 하고, 바쁠 때도 여유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처세의 이치)


(사진, 060)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은 마치 산속에서 피어난 꽃과 같아 자연스럽게 피어나고 번성합니다. 공이나 업적으로 얻어진 것이라면, 호분이나 화단의 곷처럼 옮겨지고 시들 수도 잇습니다. 만약 건력으로 얻은 것이라면, 그것은 병이나 그릇에 꽂은 꽃과 같아서 뿌리가 없으므로, 곧 시들 수밖에 없습니다.     

운명과 시련을 대하는 자세(역경 속의 도)


炎涼之態, 富貴更甚於貧賤;妒忌之心, 骨肉尤狠於外人. 此處若不當以冷腸, 御以平氣, 鮮不日坐煩惱障中矣.

사람 사이의 변덕스러운 태도는 가난하고 천한 이들보다 오히려 부유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 사이에서 더 심하게 드러납니다. 질투와 시기는 외부 사람보다 오히려 혈육 간에서 더 깊고 가혹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냉정한 마음과 평온한 태도로 대처하지 않으면, 어느새 근심과 괴로움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158)

옛사람이 말했다. "스스로 끝없는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버리고 집집마다 바구니를 들고 구걸하는 가난한 아이처럼 살아간다" 또 말하기를, "가난한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고 자랑하지 마라. 어느 집 부엌 아궁이에 연기 나지 않는 곳이 있겠는가?" 하나는 자기 안의 가치를 모르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을 경계하며, 또 하나는 가진 것을 자랑하며 우쭐대는 태도를 경계한다. 학문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경계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세상을 초월한 미학)


(사진,197)

해日가 저물 무렵에도 여전히 노을은 찬란하고, 해歲가 바뀌려는 시점에도 감귤은 더욱 향기롭다. 그러므로 인생의 말년과 마지막 길목에서는 현인賢人이 더욱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마음을 비우는 공부(백지의 여백에서)


(사진,258)

산과 숲은 원래 빼어난 장소이지만, 한 번 마음을 붙이면 시장터처럼 시끄러워진다. 서화書畵는 고상한 일이지만, 욕심이 끼면 장삿속이 된다. 마음이 욕망에 물들지 않으면 세속 세상도 신선의 땅이 되지만, 마음에 집착이 생기면 즐거운 경지도 고통의 바다로 바뀐다.

세상을 비추는 눈(속세를 초월한 관조)

310. 극락세계는 마음 안에 있다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아무리 고요한 숲 속에 있어도 번뇌는 따라오고, 마음이 맑아지면 세속의 시장통조차도 한없는 평화가 깃드는 곳이 됩니다. 외형이나 환경이 아닌 내면의 지향이 진정한 구원의 출발점입니다. 세속을 떠난다고 해서 곧바로 성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닙니다.
 
오하려 욕망을 멈추고 자기 안의 어지러움을 거두는 이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모든 깨달음은 내 마음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얽힘과 벗어남은 모두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이 깨치면 도살장이나 술집조차도 곧 정토淨土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비록 거문고 한 대와 학 한 마리, 꽃 한 송이와 풀 한 포기가 곁에 있다고 해도, 취향이 아무리 고상하더라도 번뇌와 장애는 여전히 남아 있을 뿐이다. "세속의 경계를 떠날 수 있어야 그것이 참된 경지요, 깨달음이 없으면 절집도 결국 속된 집이다" 

자연과 하나 된 삶(삶의 해탈)


(사진,317)

이치理致가 고요하면 일도 고요해진다. 일은 버리고 이치만 붙잡는 사람은, 그림자는 없애고 형상만 남기는 것과 같다. 머음이 비면 바깥 경계도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경계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이는 썩은 고기 냄새에 파리가 몰려드는 것과 같다. 

달리던 여정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채근담>의 진짜 알멩이는 책의 후반부(파트5~7)에 담긴 고요하지만 단단한 울림 속에 숨어 있다. 세속의 번잡한 일들을 잠시 내려놓는 연습을 통해 우리들은 오히려 삶의 여백을 배우게 된다. 백지 같은 마음 위에 다시 삶을 새기는 것, 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마음공부의 시작이다. 인생의후반전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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