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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 - 블랙홀부터 암흑 물질까지, 코페르니쿠스부터 허블까지, 인류 최대의 질문에 답하는 교양 천문학 ㅣ 드디어 시리즈 8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 지음, 이강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평점 :
<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은 광활하고 머나먼 우주를 마치 우리가 어릴 적 침실 천장에 붙여두었던 야광별 스티커처럼 가깝고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천문학 안내서다.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별을 바라보며 품는 모든 질문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응답이 될 테니까. -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추천사'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은 미국 천문학회와 과학작가협회 정회원으로 천문학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평생을 바쳐온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대학에서 천문학을 전공했으며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 허블우주망원경 고다드 고해상도 분광기팀에서 8년간 혜성을 연구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가장 먼저 만나는 우주 태양계, 태양계 너머의 광활하고 놀라운 세상, 천문학의 흐름을 바꾸고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인물들, 우주를 떠다니는 망원경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천문학의 내일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가장 먼저 만나는 우주, 태양계
우주와 우리의 DNA는 연결되어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빅뱅의 순간을 거쳐 넓은 우주가 형성되고 별이 서로 충돌하고 생성되고 파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원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별의 아이'인 것이다.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거리 단위와는 다르다. 그만큼 은하와 우주는 우리의 상상이 미치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고 방대하기 때문이다. 한때 불교 경전을 읽을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파한 삼천대천 세계를 신뢰하기 어려웠지만 그 먼 옛날 부처님께서는 우주를 그렇게 볼 수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천문단위~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평균 거리(약 1억 4960만km)
광년~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
파섹~ 1파섹은 약 3.26광년

(사진, 행성行星)
금성에선 장기간 화산 활동으로 지층에 새로운 암석이 퇴적되었으나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분화구가 남아 있다. 일부 학자들은 형성 초기엔 금성이 습하고 온난해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했다고 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를 겪으며 불모지로 변했다.
가장 유력한 학설은 태양이 열에너지를 내뿜기 시작하면서 금성이 가열되었다는 설로, 금성의 바다는 끓어올랐고 모든 수증기가 증발해 우주로 빠져나갔을 때부터 이산화탄소 대기와 황산 구름만이 남아 금성의 표면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로 연구했다는 혜성은 궤도를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한다. 어떤 혜성은 태양계의 아주 먼 곳에서부터 지구를 향해 날아오며, 때때로 강력한 중력이 작용해 오르트 구름의 안정된 궤도에서 혜성의 핵을 밀어내면 혜성이 탄생한다.

(사진, 카이퍼대와 오르트 구름)
이 얼음과 먼지 덩어리는 카이퍼대의 가까운 이웃 천체나 해왕성과 근접하며 움직이기도 한다. 행성들의 중력은 혜성의 궤도나 주기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히 강력하다. 특히 목성과 토성의 경우 강력한 중력으로 종종 혜성의 궤도를 단축시키기도 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유성, 즉 별똥별은 작은 먼지와 암석조각이다. 대부분 태양 주위를 돌던 혜성에서 떨어져나온 먼지와 얼음으로 만들어진다. 지구의 궤도가 혜성의 잔해와 교차하는 순간 유성이 대기로 쏟아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유성우'라 한다.

(사진, 매년 관측할 수 있는 유성우)
태양계 너머의 놀라운 세상
별을 천문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항성恒星'이다. 태양은 태양계의 유일한 항성이다. 그런데, 태양계를 벗어나 더 넓은 우주로 시선을 돌리면 최소 수천억 개의 항성이 있다. 즉 은하를 기준으로 본다면 태양도 수없이 많은 항성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삼천 개의 대천大天 셰계가 있다는 부처님의 설법이 충분히 이해된다.
항성은 별과 별 서이 '성간星間'에서 태어난다. 구체적으로는 기체의 먼지가 밀집한 성간 구름, 특히 수소가 분자 상태로 존재하는 거대 분자 구름에서 탄생한다. 분자 구름이 어떤 계기로 수축을 시작하면 밀도가 높아지고, 밀도가 높아진 분자들은 여러 덩어리로 분열되아 각자 수축한다. 수축이 계속되면 각 덩어리들은 저마다 다시 분열한다. 중심 온도가 400만 도를 넝머가면 핵융합이 시작되어 항성이 탄생한다.
약 45억 년 전, 분자 구름의 일부였던 작은 구름이 홀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 구름에는 다른 항성이 소멸하며 흩어져나온 물질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원소 중 일부는 적어도 한 번, 아니면 여러 차례의 거대한 폭발에서 발생했다. 수소 분자 구름의 중력이 붕괴하자 곧 태양이 탄생했다.
천문학자들은 주변의 노화된 별에서 나오는 강한 항성풍이나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갓 태어난 작은 항성 태양을 회전시키고 주변 파편과 뭉쳐지게 했다고 본다. 어쨌든 항성은 핵융합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뜨거워졌을 때 탄생하는 것이다.
천문학에선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일반 물질을 '바리온 물질'이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우주 전체에서 바리온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5퍼센트에 불과하다. 나머지 95퍼센트는 바로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는 아직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런데 암흑 물질이 보이지도 않는데 천문학자들은 어떻게 그 존재를 알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3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코마’라는 은하단을 연구하던 스위스 천체물리학자 프리츠 츠비키는 은하단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눈에 보이는 은하의 중력만으로는 은하단이 그렇게 빠르게 공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감지되지 않는 더 많은 질량과 끌어당기는 힘이 은하의 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에 츠비키는 관측되지 않는 물질의 존재가 잇으며, 이를 '암흑 물질'이라 명명했던 것이다.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인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물체의 움직임도 계산하고 연구를 계속했다. 운동의 3법칙은 고전 역학의 기초이자 물리학의 밑바탕을 다져주는 중요한 법칙이다. 즉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그리고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그것이다.
오늘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기초 교육 과정으로 다루는 뉴턴의 운동 법칙은 당시엔 무척이나 획기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였었다. 뉴턴 이후의 학자들은 이 운동 법칙을 활용해 점차 물리학을 비롯한 과학 분야의 다른 이론을 발전시켰다.

(사진,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윌리엄 허셜은 태양 광선을 피해 주변보다 차가운 영역인 흑점을 안전하게 관측할 방법을 연구했다. 그는 붉은 필터를 사용한 태양 광선 실험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필터를 통과한 빛을 분광기에 비추어 보니 빛이 눈에 보이지 않음에도 열이 느껴졌고, 온도계로 이 ‘보이지 않는’ 빛이 꽤 따뜻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빛은 스펙트럼의 붉은 빛 너머에 위치했기에 ‘적외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천문학의 내일
우주생물학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수중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수압이 높은 심해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이 있다. 물이 극도로 부족하거나 기온이 몹시 낮은 곳에 서식하는 아주 작은 생물도 있다. 심해 깊은 곳, 메탄 얼음 퇴적물에 파묻혀 살아가는 단순한 구조의 벌레 같은 신비로운 생명체도 있다. 이렇게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는 어쩌면 태양계 어딘가의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탄생해 번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준다.
행성과학은 기본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연구하는 지구과학과 유사하다. 대턍계의 여덟 행성은 암석 행성(지구형)과 거대 가스 행성(목성형)으로 나뉜다. 행성과학은 이들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특히 그 '지표면'을 분석해서 탐구한다.

(사진, 아폴로 17호의 월석月石 채취)
우리들의 고향은 바로 별이다
학창시절 여름 방학 때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관측하던 때가 떠오르면서 별자리에 얽힌 지식을 배울 수 있으리란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의 예상은 많이 빗나갔다. 책의 저자는 블랙홀, 암흑 물질, 태양계, 별의 탄생 등 해박한 천문학 지식을 우리들에게 가르치며,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음을 기억하라며 책을 끝맺는다. 천문학이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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