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 - 블랙홀부터 암흑 물질까지, 코페르니쿠스부터 허블까지, 인류 최대의 질문에 답하는 교양 천문학 드디어 시리즈 8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 지음, 이강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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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은 광활하고 머나먼 우주를 마치 우리가 어릴 적 침실 천장에 붙여두었던 야광별 스티커처럼 가깝고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천문학 안내서다.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별을 바라보며 품는 모든 질문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응답이 될 테니까. -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추천사'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은 미국 천문학회와 과학작가협회 정회원으로 천문학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평생을 바쳐온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대학에서 천문학을 전공했으며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 허블우주망원경 고다드 고해상도 분광기팀에서 8년간 혜성을 연구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가장 먼저 만나는 우주 태양계, 태양계 너머의 광활하고 놀라운 세상, 천문학의 흐름을 바꾸고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인물들, 우주를 떠다니는 망원경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천문학의 내일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가장 먼저 만나는 우주, 태양계


우주와 우리의 DNA는 연결되어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빅뱅의 순간을 거쳐 넓은 우주가 형성되고 별이 서로 충돌하고 생성되고 파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원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별의 아이'인 것이다.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거리 단위와는 다르다. 그만큼 은하와 우주는 우리의 상상이 미치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고 방대하기 때문이다. 한때 불교 경전을 읽을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파한 삼천대천 세계를 신뢰하기 어려웠지만 그 먼 옛날 부처님께서는 우주를 그렇게 볼 수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천문단위~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평균 거리(약 1억 4960만km)

광년~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

파섹~ 1파섹은 약 3.26광년


(사진, 행성行星) 


금성에선 장기간 화산 활동으로 지층에 새로운 암석이 퇴적되었으나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분화구가 남아 있다. 일부 학자들은 형성 초기엔 금성이 습하고 온난해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했다고 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를 겪으며 불모지로 변했다. 


가장 유력한 학설은 태양이 열에너지를 내뿜기 시작하면서 금성이 가열되었다는 설로, 금성의 바다는 끓어올랐고 모든 수증기가 증발해 우주로 빠져나갔을 때부터 이산화탄소 대기와 황산 구름만이 남아 금성의 표면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로 연구했다는 혜성은 궤도를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한다. 어떤 혜성은 태양계의 아주 먼 곳에서부터 지구를 향해 날아오며, 때때로 강력한 중력이 작용해 오르트 구름의 안정된 궤도에서 혜성의 핵을 밀어내면 혜성이 탄생한다. 


(사진, 카이퍼대와 오르트 구름)


이 얼음과 먼지 덩어리는 카이퍼대의 가까운 이웃 천체나 해왕성과 근접하며 움직이기도 한다. 행성들의 중력은 혜성의 궤도나 주기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히 강력하다. 특히 목성과 토성의 경우 강력한 중력으로 종종 혜성의 궤도를 단축시키기도 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유성, 즉 별똥별은 작은 먼지와 암석조각이다. 대부분 태양 주위를 돌던 혜성에서 떨어져나온 먼지와 얼음으로 만들어진다. 지구의 궤도가 혜성의 잔해와 교차하는 순간 유성이 대기로 쏟아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유성우'라 한다.


(사진, 매년 관측할 수 있는 유성우) 


태양계 너머의 놀라운 세상


별을 천문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항성恒星'이다. 태양은 태양계의 유일한 항성이다. 그런데, 태양계를 벗어나 더 넓은 우주로 시선을 돌리면 최소 수천억 개의 항성이 있다. 즉 은하를 기준으로 본다면 태양도 수없이 많은 항성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삼천 개의 대천大天 셰계가 있다는 부처님의 설법이 충분히 이해된다.


항성은 별과 별 서이 '성간星間'에서 태어난다. 구체적으로는 기체의 먼지가 밀집한 성간 구름, 특히 수소가 분자 상태로 존재하는 거대 분자 구름에서 탄생한다. 분자 구름이 어떤 계기로 수축을 시작하면 밀도가 높아지고, 밀도가 높아진 분자들은 여러 덩어리로 분열되아 각자 수축한다. 수축이 계속되면 각 덩어리들은 저마다 다시 분열한다. 중심 온도가 400만 도를 넝머가면 핵융합이 시작되어 항성이 탄생한다. 


약 45억 년 전, 분자 구름의 일부였던 작은 구름이 홀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 구름에는 다른 항성이 소멸하며 흩어져나온 물질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원소 중 일부는 적어도 한 번, 아니면 여러 차례의 거대한 폭발에서 발생했다. 수소 분자 구름의 중력이 붕괴하자 곧 태양이 탄생했다. 


천문학자들은 주변의 노화된 별에서 나오는 강한 항성풍이나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갓 태어난 작은 항성 태양을 회전시키고 주변 파편과 뭉쳐지게 했다고 본다. 어쨌든 항성은 핵융합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뜨거워졌을 때 탄생하는 것이다.

천문학에선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일반 물질을 '바리온 물질'이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우주 전체에서 바리온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5퍼센트에 불과하다. 나머지 95퍼센트는 바로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는 아직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런데 암흑 물질이 보이지도 않는데 천문학자들은 어떻게 그 존재를 알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3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코마’라는 은하단을 연구하던 스위스 천체물리학자 프리츠 츠비키는 은하단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눈에 보이는 은하의 중력만으로는 은하단이 그렇게 빠르게 공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감지되지 않는 더 많은 질량과 끌어당기는 힘이 은하의 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에 츠비키는 관측되지 않는 물질의 존재가 잇으며, 이를 '암흑 물질'이라 명명했던 것이다.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인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물체의 움직임도 계산하고 연구를 계속했다. 운동의 3법칙은 고전 역학의 기초이자 물리학의 밑바탕을 다져주는 중요한 법칙이다. 즉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그리고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그것이다.


오늘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기초 교육 과정으로 다루는 뉴턴의 운동 법칙은 당시엔 무척이나 획기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였었다. 뉴턴 이후의 학자들은 이 운동 법칙을 활용해 점차 물리학을 비롯한 과학 분야의 다른 이론을 발전시켰다.


(사진,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윌리엄 허셜은 태양 광선을 피해 주변보다 차가운 영역인 흑점을 안전하게 관측할 방법을 연구했다. 그는 붉은 필터를 사용한 태양 광선 실험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필터를 통과한 빛을 분광기에 비추어 보니 빛이 눈에 보이지 않음에도 열이 느껴졌고, 온도계로 이 ‘보이지 않는’ 빛이 꽤 따뜻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빛은 스펙트럼의 붉은 빛 너머에 위치했기에 ‘적외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천문학의 내일


우주생물학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수중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수압이 높은 심해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이 있다. 물이 극도로 부족하거나 기온이 몹시 낮은 곳에 서식하는 아주 작은 생물도 있다. 심해 깊은 곳, 메탄 얼음 퇴적물에 파묻혀 살아가는 단순한 구조의 벌레 같은 신비로운 생명체도 있다. 이렇게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는 어쩌면 태양계 어딘가의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탄생해 번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준다.


행성과학은 기본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연구하는 지구과학과 유사하다. 대턍계의 여덟 행성은 암석 행성(지구형)과 거대 가스 행성(목성형)으로 나뉜다. 행성과학은 이들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특히 그 '지표면'을 분석해서 탐구한다.


(사진, 아폴로 17호의 월석月石 채취)


우리들의 고향은 바로 별이다


학창시절 여름 방학 때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관측하던 때가 떠오르면서 별자리에 얽힌 지식을 배울 수 있으리란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의 예상은 많이 빗나갔다. 책의 저자는 블랙홀, 암흑 물질, 태양계, 별의 탄생 등 해박한 천문학 지식을 우리들에게 가르치며,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음을 기억하라며 책을 끝맺는다. 천문학이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과학 #교양천문학 #드디어만나는천문학수업 #캐럴린콜린스피터슨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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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 - 무언가를 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김지명 지음 / 비엠케이(BMK)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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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의 삶과 예술은 내게 말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작하라고. 루소처럼, 우리도 인생의 캔버스에 다시 한번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다. 지금, 주저하고 있는 당신도 당심만의 앙리 루소를 만나길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김지명은 예술학 박사로 도슨트이자 폴리매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지만 자신의 열망과 어울리지 않음을 깨닫고 오래전부터 가슴속에서 계속 손짓하던 예술의 길로 발을 내딛고자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한 끝에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미술이론을 바탕으로 글쓰기와 도슨트를 위한 독서 토론과 미술 스터디를 통해 배움을 나누고 있다.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나에게 앙리 루소가 왔다, 불안은 새로운 기회다, 다시 꿈을  꾸다, 앙리 루소에게 배우는 일곱 단어 등으로 이야기를 펼치는데 늦깎이 전업 화가 앙리 루소(1844~1910년)의 인생 후반전 도전을 거울 삼아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길 응원한다.     


나에게 앙리 루소가 왔다


저자(나)는 뉴욕 현대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한 작품을 보는 순간, 그 그림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온통 잿빛으로만 가득 찼던 자신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화가의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채는 말을 걸듯 다가왔기에 그림 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라는 작품이었다.


(사진, 잠자는 집시)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던 이 무명無名의 화가는 어떤 꿈과 신념을 품었기에 이런 신비로운 세계를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그의 삶과 예술 속에 깃든 이야기가 저자의 내면을 마구 흔들고 있었다. 마치 그 작품이 이렇게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루소는 49세가 되자 22년간 몸담았던 파리 세관원을 그만두고 마침내 전업 화가의 길로 나섰다. 당시 평균 수명을 감안할 때 50세는 인생을 정리하고 노년을 준비해야 할 때였지만 그는 오히려 새로운 인생 후반전의 막을 열었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꿈을 따를 수 있음을 강렬하게 보여 준다. 

불안은 새로운 기회


중년에 찾아오는 실존적 공허감은 단순한 막막함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 변화한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재설계하며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는 여정은 더욱 충만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이다.


화가 앙리 루소도 고독 속에서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구축하며 기존의 관습에 타협하지 않고 독창성을 고수했다. 그는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쇼펜하우어가 강조했듯, 실패와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면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루소의 우직한 태도와 용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두려움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취로 이어진다.'

다시 꿈을 꾸자


꿈을 찾았다면 반드시 용기와 실천이 필요하다. 이제 재능과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매슬로가 강조한 자아실현 단계, 즉 꿈을 실천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과정인 것이다. 비록 나이가 많더라도 도전은 언제나 가능하다. 결단력이야말로 큰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변화는 새로운 길로 첫발을 내디딜 때 이루어진다.


예술 공부는 문학과 영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 주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 저자 또한 미술 이론 공부를 통해 문학과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넓어졌다고 느낀다. 유럽의 문학 작품들 속엔 그들의 인문학적 배경이 녹아 들어가 있어서 이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여렵듯이 말이다.

예술은 단순히 취미를 넘어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게 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예술 활동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자신으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앙리 루소에게 배우는 일곱 단어


용기~ 두려움에 지지 말라

도전~ 새로운 길을 여는 첫걸음

창조~ 일상을 예술로

긍정~ 고난을 즐기는 에너지

신념~ 자신의 길을 지키는 힘

자기애~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것

예술적 순수성~ 현실을 지켜주는 또 하나의 방식


인생의 반환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지만 막연한 두려움에 머뭇거리고 있다면 앙리 루소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루소는 우리에게 말한다.


'주저하지 말고 꿈꾸라고,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오히려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49세에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 루소의 삶이 바로 그러하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야말로 도전을 시작할 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말단 세관원에서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로 거듭난 그의 이야기는 나이와 환경이 결코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의 삶은 변화를 꿈꾸는 모두에게 말한다. “내가 만들지 않으면 나를 위한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라


언제나 그렇듯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런 미래에 대비하려면 우리들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 삶의 모든 순간은 도전의 연속이다. 인생 후반전도 별 다를 게 없다. 경험을 밑천 삼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모든 이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자기계발 #앙리루소가쏘아올린공 #김지명 #비엠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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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 작은 섬에서 마주한 뜻밖의 우연
이재형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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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에서 정하는 투발루 푸나푸티 국제공항의 세 자리 공항코드는 FUN이다. 인천 국제공항이 ICN, 김포공항이 GMP, 제주공항이 CJU인 것처럼 말이다. FUN, 말 그대로 Fun(재미있는)이다. 비행기 창 밖을 보며 이번 투발루 여행이 얼마나 재미있는 여행이 될지 기대해 본다. - '발자국을 남기지 마'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인 기후아저씨 이재형은 직장인이자 경제학자이며 두 아이의 아빠로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소명에 임하고자 미래 세대를 위한 연구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발루의 환경을 직접 목격함으로써 기후위기의 현실을 우리들에게 고한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머나먼 섬으로 첫걸음을 내딛다, 시간과 바람이 쌓아 올린 섬, 기후변화의 그림자, 투발루에서 살아간다는 것, 머나먼 섬을 뒤로하고 등을 얘기하는 여행 도서이면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는 일종의 르뽀인 셈이다.


난 과거 환경관련 상장기업의 대표이사로 재직했었다. 이때 썩지 않는 생활쓰레기인 플라스틱류를 불법적으로 해양에  투기함으로써 청정자연인 해양을 오염시켜 이에 대한 부메랑 효과로 우리들이 오염된 물고기를 포함한 해산물을 섭취하는 형벌을 받고 있다. 


푸른 행성인 지구는 넘쳐나는 쓰레기로 인해 환경 위기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촌 인구가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인간들이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의 양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기에 이를 육지에 매립하는 것도 더 이상 여의치 않아 이젠 불법적인 해양 투기가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남태평양의 투발루 섬 해변엔 해양쓰레기가 계속 쌓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구인들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프레온 가스와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인해 지구의 대기 환경을 보호하는 오존층이 파괴되고 온난화 현상을 유발하여 빙하가 녹아내림으로써 해수면이 서서히 상승하는 현상을 보임에 따라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이 서서히 물에 잠기는 영향을 받게 되는 사실도 인지했었다.


(사진, 투발루의 9개 섬) 


이런 지식 배경을 토대로 이 책을 읽고 있다.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는 섬나라 투발루의 환경 현실은 과연 어떠한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기후변화의 그림자


수평선 가까이 도달한 태양 빛은 여러 겹의 구름을 뚫고 다양한 색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투발루의 저녁 하늘을 붉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짙은 붉은색에서 연한 주황색까지 이어지는 그러데이션gradation이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그리고 맑은 하늘 덕분에 수평선 저편으로 사라지는 태양의 모습이 아주 또렷하게 보였다.


(사진, 투발루의 노을)


신선놀음에 빠져서 남태평양 풍광에 얼굴이 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었다. 이 순간에는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또다시 언제 여기를 와볼 수 있을까. 다시 오더라도 해수면 상승으로 지금 앉았던 곳은 수면 아래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 언젠가는 바닷물에 잠겨 사라질 땅이다. 

특히, 밀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는 조수간만의 차이로 발생하는 파도인 ‘킹 타이드King Tide’로 인해 해수면의 높이가 3m 이상 상승하여 높은 파도가 해안가를 넘어 집안까지 밀어닥친다. 평균 해발고도가 2m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3m 높이의 킹 타이드는 단순한 위협을 넘어 생사에 걸린 문제인 것이다. 


투발루의 토양은 장기간의 퇴적에 의해 아루어졌다. 먼 옛날 산호초 섬이 만들어지고, 우연히 바다에 표류하던 코코넛 열매가 이 산호섬에서 자라기 시작했다. 이후 코코넛 열매와 나뭇잎은 한 해, 두 해 계속 거듭되면서 썩기를 반복해 현재의 토양을 만들었다. 이에 반해 해수면의 상승 속도는 무척 빠르다. 그 결과로 해안가 땅에 아슬아슬하게 뿌리 내린 나무들도 안간힘을 다하며 버티고 있다.


(사진, 판다누스나무의 뿌리)   

결론적으로 투발루는 지리적 및 지형적 특성상 기후변화의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처지다. 투발루의 다른 섬에서 기후변화의 피해를 피해 기후난민이 되어 푸나푸티로 이주해 올 수는 있으나, 피해 속도를 잠깐 늦췄을 뿐 푸나푸티의 미래 또한 이미 예정되어 있다. 이곳 주민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오롯이 받고 있다.


투발루에서 살아간다는 것


투발루 섬 주민들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록 물질적으로 풍족할지라도 심리적으론 결핍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투발루 주민들보다 과연 더 나은 삶을 사는 걸까? 어쩌면 아니라고 답할 것 같다. 왜냐하면 행복은 물질적 풍요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투발루 아이들이 환초 안의 바다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한다.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함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소확행小確幸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둑에 올라가 다이빙을 즐기고 수영 경쟁도 하면서 물놀이에 집중한다. 학원도 없고, 인터넷 강의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는 투발루에서 자연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의 걱정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이다.

석호潟湖는 투발루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넓은 수영장이자 놀이터다. 자연이 투발루 아이들에게 준 거대한 선물이다. 또 걱정이 밀려온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이 바다가 투발루 아이들의 고향을 삼킬 것이다. 수영장이 더욱 넓어지는 만큼, 고향은 더욱 좁아지는 참극이 연상되어서다.


"왜 주민들은 이렇게 태평한가?"


투발루에 머무는 동안 내내 떠나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즉 지구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더욱 더워지고, 해수면 상승 때문에 섬이 침수 피해를 받는 상황임에도 정작 섬에 사는 주민들은 태평스런 삶을 실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에서 만난 국제기구에 속한 외국인들 또한 온통 투발루에 대한 걱정과 함께 동일한 질문을 한다. 더구나 투발루 공공기관 담당자조차도 마찬가지다. 이 불편한 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여행 #사라져가는미지의섬 #투발루 #이재형 #바른북스 #기후아저씨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해수면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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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마당에서 현대와 손잡고 놀아보세 - 2024년 연우당 일기
변인복 지음 / 보민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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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게 해주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정립시켜 주고, 우리나가 아름다운 문화로 세계의 등불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민족의 사명감을 불러일으켜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한국의 역사와 사계절이 뚜렷한 '삼천리 금수강산'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끼게 되고, 우리나라에 대어난 것에 자긍심을 갖게 되리라고 본다. - '추천사 2'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변인복은 34년 동안 중고등학교 국어교사로 몸 담았던 교직생활을 퇴임하고 현재 연우당에서 24절기에 맞추어 텃밭을 가꾸고 옛 선조들의 전통문화인 세시풍속을 즐기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뜰엔 우리 들꽃인 야생화를 심어 이를 감상하며 글을 쓰고 있으며, 뒷산엔 살구, 사과 등 유실수를 심어 기족과 지인들에게 맛보이려는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2024년 한 해를 '연우당 일기'로 보여주고 있다. '난중일기'나 '안네의 일기'처럼 매일 쓴 일기가 쌓여 글쓴이의 인생이 되고 그것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즉 일년 365일의 하루하루를 잔치하는 기분으로 살면서 옛 마당에서 현대문화와 손잡고 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의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함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독서의 계절(1월 25일)


지금은 교직 생활을 마치고 한가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치열한 전쟁을 치르기도 하고, 가끔은 사랑의 갈등 속에 가슴 아파하며 간접적인 제2의 인생을 살기도 한다. 한번 짧게 살다 가는 인생이지만 책을 통해 수많은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보기도 하고 수만 년의 긴 세월을 살아보기도 하니 독서는 너무 매력적이고 행복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41쪽)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독서중인 저자의 모습과 새벽 독서를 즐기는 내 모습이 오버랩 됨을 느낀다. 진한 향이 풍기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독서삼매경에 빠진다면 스스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 영웅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하지만, 밤이 긴 겨울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계절이 아닐까 싶다.


겨울밤엔 하늘의 별도 더욱 반짝이고 잘 보인다. 이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된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이 방해를 덜 받기 때문인데, 겨울엔 이동성 고기압과 차갑고 건조한 공기들이 하늘을 가득 채워 습기나 먼지에 의한 빛의 산란 현상이 여름철에 비해 덜하다고 한다. 


도시에선 이 현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강원도나 경북 산간지대에선 이를 현저히 경험할 수 있다. 반짝이는 별 속엔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젊었던 총각 시절 하루라도 못보면 궁금해서 보고 싶었던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곤 했다.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밤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둔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세시풍속


세시풍속은 일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고유의 풍속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은 달의 변화를 중심으로 태음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달은 한 달을 주기로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달을 기준으로 모든 일을 결정했으며, 특히 예전에는 농업 국가였기에 농사일과 관련하여 계정의 변화에 다른 풍속들이 전해지게 되었다.(62쪽)


이 대목에선 저자의 관심 사항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IMF 사태 이후, 꾸준하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나 또한 입춘, 경칩, 단오, 칠월칠석, 한가위, 동지 등 유의미한 절기節氣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농촌 출신이라 이런 개념에 더 익숙해서 아버님 기일은 단오 다음날, 어머님 생신은 칠월칠석 다음날로 기억하고 있다.


과거엔 연말연시면 절기가 표시된 달력을 구해 벽에 걸어두곤 했다. 시절이 바뀌어 지금은 은행, 공공기관 등도 달력 제작을 크게 줄일 정도로 절기나 세시풍속 등은 점점 잊혀져가는 느낌이다. 올해엔 달력을 구하지 못해 포기하고 있다가 동네 주민센터에서 협찬 들어온 12장짜리 벽달력을 얻을 수 있었다.


책엔 이런 날도 소개되었다. 머슴날(3월10일)이다. 지금껏 이런 날이 있는 줄 전혀 몰랐기에 이를 소개한다. 어릴 적 머슴형과 함께 소 꼴 먹이려 우리집 산에 가거나 화원유원지 인근 낙동강변에 나가 멱감고 조개 캐면서 어울려 지냈는데 이런 날이 있었다니 말이다.


세종실록에 머슴을 '외롭고 가난한 사람으로 의탁할 곳이 없어서 남의 고공雇工이 되는 자'라고 기록하고 있다. 머슴은 부잣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농사일은 물론, 궂은일을 도맡아 하다가 일 년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새경'이라는 수고비를 받았으나 경제지립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일 년 내내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다.


주인들은 이런 머슴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위로해 주려는 마음에서 하루만이라도 음식을 대접하고 즐기도록 해주었다. 바로 그 날이 음력 2월 1일 '노비일' 또는 '머슴날'이다. 겨울엔 '농한기'라 할 일이 별로 없지만, 음력 2월부터 본격적인 농사 준비가 시작되기에 머슴에게 이런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교롭게 내 생일과 같은 날이라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가족의 머슴임을 상기하면서.


할미꽃 전설(4월 2일)


나이 마흔에 결혼한 사위를 장모님은 편애하셨다. 나보다 네 살 연하인 셋째 딸의 사는 모습이 늘 궁금해 서울에도 종종 나들이 오셨다. 공부를 위해 프랑스로 떠나던 딸의 발목을 잡고 결혼해서 떠나라며 나와 맞선을 잡았다. 중매자는 처가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사촌 형수였다.


서로 인연이 되려고 결혼은 뒷전인 삶을 살았던 모양이다. 맞선을 보고 한달 만에 결혼이 성사됐다. 양가 부모님도 늦은 결혼이라 '쇠뿔은 단숨에 뺀다'는 심정으로 서둘렀다. 연로한 장모님은 심장이 좋지 않아 장기간 병원 신세를 졌다. 퇴원하고 일주일 만에 대구 인교동 본가에서 생을 마감했다. 장모님 산소엔 할미꽃이 핀다.   


어느 마을에 딸 셋을 둔 어머님이 남편을 여의고 형편이 어려워 고생을 하면서도 잘 키워 시집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된 어머니는 시집간 딸들이 보고 싶어 사나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날 먼 길을 떠나 첫째, 둘째 딸을 찾았으나 문전박대당하고 셋째 딸을 찾아가다가 눈길에 쓰러져 돌아가시게 되었다. 이를 발견한 셋째 딸이 슬피 울며 어머니를 잘 묻어드렸는데, 이듬해 봄 무덤 위에 허리가 굽은 모습의 붉은 꽃이 피었다.(135쪽)


훗날 세인들은 이꽃을 '할미꽃'이라 불렀다. 이를테면 잔혹동화인 셈인데, 현대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갈수록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변질됨에 따라 부모님 섬기기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닐지라도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사진, 할미꽃)


옴니보어(11월 26일)


'옴니보어'라는 말이 있다. 라틴어에서 유래항 용어로, omni(모두)와 vore(먹다)가 결합한 단어로, 모든 것을 다 먹는 동물 즉,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잡식성雜食性 동물을 의미하는 말이다.(428쪽)


요즈음은 이런 사전적 의미보다는 사회학적 개념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어던 특정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은 문화 취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누구나 나이, 성별, 직업을 초월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간다면 오히려 멋진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에세이 #2024년연우당일기 #옛마당에서현대와손잡고놀아보세 #변인복 #보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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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해내는 뇌 - 작심삼일의 쳇바퀴에서 당신을 구할 뇌 과학 솔루션
카이라 보비넷 지음, 유지연 옮김 / 갤리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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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신 뇌 과학을 활용한 세 가지 단계의 ‘처방’을 제공해 당신을 갇힌 상태에서 끝까지 나아가는 사람으로 바뀌도록 도와준다. 이 마법의 약을 마음속에 받아들이면 과거에 가로막히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올 때 타고난 동기를 회복하는 해독제가 되어줄 것이다. - '당신은 뇌에게 완전히 속았다'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카이라 보비넷은 의사이자 행동과학지로 지난 30년간 헬스케어 기업에서 행동변화와 습관 형성을 연구했으며, 성과주의에 기반한 자가계발 산업의 한계를 넘어 뇌과학 이론을 통해 더 나은 동기부여의 전략을 제시하는 선구적 이론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책은 3부에 걸쳐 총 여덟 개 장으로 구성되어 포기하는 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동기부여 차단기' 하베눌라의 스위치를 꺼라, 끝까지 해내는 뇌 시스템 설계하기 등을 큰 주제로 다룬다.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패에 통제당하는데, 이는 그동안 믿도록 조건화되어온 성과 기반 접근 방식을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성과보다 진전에 초점을 맞춘 반복적 접근과 사고를 선택함'으로싸 지금껏 '작심삼일'이란 덫에 빠진 우리들은 강력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지속작인 변화를 달성한 사람들의 마법(책 3부에 소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포기하는 뇌

신경과학의 판도를 바꾼 '하베눌라'라는 뇌 부위가 있다. 이는 인간 행동을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이며 지금까지 해독解讀이 어려운 비밀로 감춰져 있었다. 뇌에서 불과 0.5센티미터를 차지하는 이 강력한 해부학적 구조는 실패를 인식할 때마다 활성화되어 재차 시도하려는 동기를 무의식적으로 하향 조절한다. 즉 '실패 감지기'인 셈인데, 해로울 수 있는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막음으로써 인간의 생존을 돕는 진화적 임무를 수행한다. 

활성화된 하베눌라는 동기를 억제하는 차단기로 작동한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있는 '학습된 무기력'을 설명하는 신경 해부학적 근거로 떠오르고 있다. 코카인에 중독된 쥐는 7일 동안 하베눌라 활동이 증가했는데, 이는 약물 투여 중단 후 장기적 갈망 상태(금단증상)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베눌라는 투여량에 따라 점증적으로 퇴화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는 쥐가 코카인을 많이 투여할수록 코카인 투여를 막는 '브레이크'가 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헤로인 중독자들의 사후 하베눌라가 정상보다 작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헤로인 때문에 하베눌라가 브레이크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베눌라는 도파민 조절 외에도 세로토닌과 노프에피네프린을 조절하는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 이와 관련된 모든 연구가 가리키는 것은 하베눌라가 중독을 유발하는 세 가지 위협인 중독성 물질에 대한 갈망을 유발하고, 중독성 물질 사용에 대한 보상을 낮추고,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려는 충동을 높이는 데 깊이 관여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희생한다. 
그리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희생한다. 
- 달라이 라마

오늘날 다이어트 회사들은 사람들의 기대치를 훨씬 높여 놓았고, 엉터리 물건을 파는 판매자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행동과학 기반의 마케팅 전술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매우 능숙하다. 비키니 입은 사진이나 빅 사이즈 바지를 입고 님는 부분을 펼쳐 보여주는 사진 등이 그런 예이다. 이런 제품들은 빠르고 쉬운 결과를 약속한다. 바로 성과주의 방식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당 프로그램이 끝나면 예전의 습관과 생활 방식으로 돌아가고 만다. 

악질적인 다이어트 회사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베눌라 조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 회사들은 소비자가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느낄 만큼의 실패, 수치심, 자책감을 불러일으키며 하베눌라와 섬세한 균형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자신들의 프로그램이나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하베눌라의 스위치

하베눌라의 힘을 극복할 준비를 갖출 수 있도록 책은 마음이 실패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고, 이같은 실패를 무효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병을 부르는 8가지 유형

'모 아니면 도'~결과보다 진전에 초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해~내면의 심판자
저 사람에 비하면~과거의 나를 떠올리기
예전엔 했었는데~지금의 나로 업데이트
어차피 안 될거야~'나는 알고 있다'는 벽 깨기
내겐 어떤 것도 효과 없음~배터리 게임
이미 다 해봤어~노력의 재구성
난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아님~자아와 함께 춤을

위 유형 중 여섯 번째 실패병을 살펴보자. 거창한 목표보다는 매일 여덟 잔의 물을 마시는 것처럼 좀 더 쉬운 목표라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여기에서 실패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작은 목표를 실천하지 못하면 망치가 더 세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 여덟 잔 마시는 것도 못하는데 내가 뭘 하겠어? 이거 봐, 내게는 아무것도 효과가 없어. 가장 간단하고 쉬운 습관조차 말이야!” 

저자는 이런 종류의 실패에 갇혀 있는 사람의 마음과 씨름하며 수많은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에게 아무것도 효과가 없다는 생각은 가장 물리치기 어려운 실패 사고의 유형 중 하나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버거워도 빠져나갈 방법은 항상 있다! 

수감된 청소년들에게 인생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한 뒤 배터리 게임을 시작했다. 과거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얘기할 때마다 배터리를 부여했다. 여기서 배터리란 '힘을 잃었던 상황에서 되찾은 힘을 상징'한다. 각 배터리는 그들에게 미래로 가져간 과거의 큰 교훈이었다.

습관을 만들려면 반복이 필요하다. 이는 신호, 루틴, 보상을 연결하는 일종의 '습관 고리'를 통해 끊임없이 지속된다. 좋든 나쁘든 습관은 습관 고리 프로세스를 따른다.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고 싶어서 했다면 보상이 연결된 후 뇌에 새로운 신경망이 형성되는 신경 가소성에 도달할 때가지 그 행동을 최대한 반복하게 된다. 


(사진, 습관 고리)

새로은 습관을 더해서 오래된 습관의 뿌리를 뽑을 수는 없다. 그러려면 지금 당장 새로운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오래된 길은 이미 익숙해서 일을 처리하는 기본 방식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 오래된 길은 여기저기 움푹 패이겠지만 여전히 지나가는 하나의 선택지로 존재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오래된 습관을 반복하는 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이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이며 필요한 부분이다. 핵심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습관을 형성하는 데 21일이 걸린다는 믿음을 버려라.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 가장 빨리 일어나는 습관 자동화도 습관을 반복한 지 8~10주 후에 시작된다고 말한다.

끝까지 해내는 뇌 시스템의 설계

연습과 반복이 성과 목표와 추적을 대체하는 방안임을 기억하자. 반복은 변화하는 데 필요한 더 깨끗한 연료이며 장기적으로 더 오래 지속되고 안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또 점진적이기 때문에 뇌가 따라올 시간을 준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은 신경 가소성을 지원해 습관을 형성한다. 

맥가이버들은 타인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창의성을 위한 재료로 여긴다. 그들은 규범적인 프로그램을 그만둘 때 ‘내가 그만둬서 실패했어’, ‘그 프로그램이 효과가 없었던 건 내가 나빴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프로그램은 좋았지만 한 시즌밖에 효과가 없었어’. ‘그건 나한테 맞지 않았어’라는 태도를 보인다.

맥가이버들은 애플 워치를 이용한 걸음 수 추적, 스포츠 경기, 목표 설정과 같은 성과 지향적 도구로 실패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런 도구를 삶과 학습의 연장선에서 개별적인 실험과 반복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디 보자’ 식의 연습이나 또 다른 반복으로 모든 것에 접근한다. 

다른 사람들이 원래 습관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하며 시간을 낭비할 때 맥가이버들은 실패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다. 이것이 그들이 성공하고, 새로운 습관으로 향하는 길을 좋아하며 장기적으로 원하는 결과와 라이프사이클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들의 하베눌라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거나 유연하고 신속하게 물러난다. 

맥가이버들에게서 발견한 자연스러운 행동 중 하나는 가능한 한 자주 대체할 만한 것을 찾는다는 것이다. 흰 빵 대신 통밀 빵, 설탕 대신 스테비아, 지방 대신 살코기, 일반 우유 대신 식물성 우유, 일반 국수 대신 호박 국수 등이 바로 그런 사례이다.

대체나 교환은 뇌에 익숙한 감각 경험을 제공한다. 내면의 자기 자신을 알면 이것이 얼마나 똑똑한 방법인지 알 수 있다. 대체를 통해 뇌를 속일 수 있는데 왜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경험을 없애서 뇌를 놀라게 하는가? 대체를 반복할 때 브레인스토밍을 촉진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행동을 즐기려면 어떤 감각적 경험을 해야 하는가? 그 경험을 좀 더 건강하고 나은 방식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로움을 줄일 수 있는 대체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는 할 수 있다. 어떤 강력한 도전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아닌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상이 아닌 현실주의적 접근이다. 결국 우리가 실제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반응이다. 반복하는 것과 도전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것은 간디, 테레사 수녀, 넬슨 만델라, 틱낫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우리가 존경하는 인물의 공통점이다.

뇌의 실행을 돕는 가장 강력한 처방

새해가 되면 우리는 다짐한다.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하고, 영어 공부를 위해 교재를 구매하고 학원 수강권을 결제하며, 또 금연과 절주를 결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이 결심은 흐지부지 용두사미가 된다. 소위 '작심삼일' 현상이다. 이 책은 '계획-포기-실패-좌절'이라는 악순환을 끊어낼 강력한 처방을 제시한다. 반복되는 실패로 무기력함을 겪는 이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자기계발 #끝까지해내는놔 #카이라보비넷 #뇌과학솔루션 #갤리온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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