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심리 기술 - 일상에서 바로 써먹는 38가지
최영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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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심리학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심리학은 익숙한 결론 뒤에 놓인 이유를 살피게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이론만 담지 않았다. 일상의 장면에서 시작해 심리학자의 연구와 개념을 연결하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이어지게 했다. 읽고 끝내지 않고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최영준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일상의 변화로 연결하는 글을 쓰는 작가이자 강연가다. 외식업 창업을 시작으로 폐소방호스를 재활용해 반려동물 용품을 제조하는 법인 '바이웨이스트'를 운영하며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일을 경험했다.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내 마음을 이해하는 기술(1장), 마음먹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기술(2장), 내 생각에 속지 않는 기술(3장),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기술(4장), 힘든 순간에 나를 지키는 기술(5장), 일터에서 나를 잃지 않는 기술(6장) 등에 걸쳐 일상에서 바로 써먹는 38가지 심리 기술을 담았다.


누군가가 부럽다고 내가 부족한 사람은 아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열등감은 모든 노력의 원동력이자 출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의 아들러는 허약한 몸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혼자 침대에서 누워 지냈다. 심지어 5살엔 폐렴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한다. 이에 건강한 형과 자신을 비교했을 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물론 열등감을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뭔가를 바꾸고 성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마음이 흔들렸다고 해서 내가 잘못 살아왔다는 뜻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곧바로 ‘나는 부족하다’는 결론으로 이어가지 않는 것이다. 


열등감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자신을 깎아내리는 비교로 끝날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알아차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책은 변화를 위한 액션 플랜을 소개한다.



작은 성공을 수집하는 습관


성공이나 성취를 위해 우리들은 대체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 최면을 건다. 자신이 얼마나 잘해낼 수 있다고 믿느냐에 따라서 행동은 달라진다. 이런 믿음을 앨버트 반두라는 '자기효능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막연한 자신감이나 뭐든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는 다르다.


반두라는 자기효능감이 네 가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직접 뭔가를 해낸 경험,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해내는 모습을 보는 대리 경험, 주변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인정받는 언어적 설득, 긴장이나 불안 같은 신체적/정서적 상태를 어떻게 수용受容하는지 등의 네 가지 경험을 일컫는다. 결국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매일 하나씩 '해냈다'는 증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대단한 성공 경험을 만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나는 행동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경험을 하나씩 쌓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해보자. 하루가 끝날 때 오늘 해낸 일을 적어보는 것이다. 거창한 성과를 기록할 필요는 없다. ‘퇴근하고 10분 걸었다’, ‘미루던 메일을 보냈다’처럼 실제로 행동한 사실만 남기면 된다. 기록하는 이유는 자신을 억지로 칭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쉽게 지나쳤던 성공 경험을 눈으로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같은 상황 다른 불안감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행동이 눈앞에서 벌어진 사건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감정과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나 상황 자체가 당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스스로 불안을 만들어낸다.

- 앨버트 앨리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자기대화다. 자기대화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에게 스스로 건네는 말을 뜻하는데, 소리 내어 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마음속에서 짧은 문장처럼 떠오른다. ‘괜찮아, 한번 해보자’처럼 의식적으로 하는 말도 있고, ‘분명 잘못될 거야’, ‘큰일이야’처럼 자신도 모르게 반복하는 말도 있다.

그렇다. 자기대화는 아무 의미 없이 스쳐 지나가는 문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가 말의 형태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을 키우는 생각은 나쁜 결과를 예상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마음속 혼잣말을 바꾸는 목적은 불안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불안한 순간에도 그 감정에 끌려가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데 있다. 그래서 무조건 좋은 말만 반복할 필요는 없다. 자신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말은 줄이고, 불안한 상태에서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말을 선택하면 된다.


스트레스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반응이다


스트레스를 연구한 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는 죽음뿐'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그가 스트레스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괴롭고 힘든 감정'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셀리에는 스트레스를 우리에게 어떤 요구가 주어졌을 때 몸이 그 변화에 대응하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딱 잘라 멈출 수는 없다. 이는 의지력이 박약薄弱해서가 아니라, 변화에 반응하는 것 자체가 우리 인간들에겐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셀리에는 이런 과정을 '일반 적응 증후군'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스트레스 요인을 만나면 몸이 빠르게 긴장하는 경고 단계로, 이에 대해 몸이 대응할 준비를 시작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저항 단계로 넘어가 적응 상태를 유지한다. 겉보기엔 평소처럼 일하고 생활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에선 계속해서 변화에 맞춰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문제가 된다.  


셀리에는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적응 능력이 한계에 이른 상태를 소진 단계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적응해왔지만 더 이상 대응할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는 말을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자연스럽다. 오히려 살펴봐야 할 것은 그다음이다. 긴장한 뒤 다시 긴장을 풀고 있는가. 버틴 만큼 회복하고 있는가. 아니면 회복하지 못한 채 계속 긴장된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가.



심리학 이론이 전부는 아니다


인생의 방향은 몇 번의 큰 결심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오늘 어떤 말을 할지, 지금 감정 그대로 행동할지 아니면 잠시 멈출지, 잘되지 않았다고 포기할지 또는 다시 해볼지 등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결정하는 동물이다. 그 작은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또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간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심리학 이론이 말하는 것처럼 자신을 너무 빨리 몰아붙이지 않는 태도가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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