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 - 설계된 세상을 읽어내는 7가지 수학 도구
노아 지안시라쿠사 지음, 김성훈 옮김 / 청림출판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고리즘과 AI가 세상을 장악하면서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었다. 이는 우리가 온라인에서 보는 콘텐츠에서부터 사회생활을 하는 방식, 일자리를 구하는 방식, 직장에서 하는 업무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알고리즘과 AI 시스템은 세상을 숫자로 바라보고 공식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수학적 창조물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수학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진정한 역량을 갖추는 데 필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노아 지안시라쿠사는 브라운대학교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벤틀리대학교 수핫학 교수이자 하버드대학교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학자이자 데이터 과학자로서, 최근 벤틀리대학교의 연례 교육 혁신상 및 우수 학술 공헌상을 수상했다. CNN, BBC 라디오 등에 출연했고, 워싱턴포스트와 타임 등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인기 수학 팟캐스트 'Breaking Math'를 진행하고 있다.


총 여덟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숫자로 가득 찬 어느 하루(1장), 순위를 믿을 수 있을까(2장), 프로처럼 예측하기(3장), 확률에 대한 기대(4장), 위험을 계산하는 법(5장), 더 명확한 사고를 도와줄 도구(6장), 소셜미디어의 비밀 공식(7장), 거대 테크기업에 맞서는 수학(8장) 등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우리들에게 쓸모 있는 수학을 쥐어 준다.


숫자로 가득 찬 일상 


수치화數値化가 요즘에는 그 규모가 정말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크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그리고 자동차에 탑재되어 있는 앱이 우리 삶을 편안하게 하고, 활동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통해 엄청난 양의 개인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데이터가 좋은 수학적 재료로 활용되어 권력자들이 전례 없는 규모로 예측하고, 최적화하며, 이윤을 추구할 수 있게 해준다. 


인간성과 자율성을 되찾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현재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우리를 조작하고 착취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이 수학적 도구를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한다고 믿는다.


순위 선정 방식의 의미


개인 맞춤형 순위 선정을 할 때는 가중치를 이리저리 바꾸어보면서 승자가 1위 자리를 얼마나 견고하게 수성하는지 눈여겨보기 바란다. 다양하게 가중치를 조절해 봐도 어는 것 하나가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킨다면 그것이 정말 최고의 선택이라고 확신해도 될 것이다.

 

자유롭게 개인 맞춤형 순위 선정 방식을 실험하며 즐거움을 느껴보자. 비평가나 대중의 평점만 따를 게 아니라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따져가며 관람했던 영화나 가봤던 식당의 순위를 매겨볼 수도 있다. 다음에 어디로 이사 갈지 결정해야 한다면 도시들의 순위를 매겨보자. 어떤 요인을 포함할지 결정할 때는 겁내지 말고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해 보자. 날씨, 음악적 환경, 먹거리 환경, 대중교통, 생활비 수준, 일자리 전망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각각의 요인에 대해 개별적으로 도시의 순위를 매기는 작업은 보통 크게 어려울 게 없다. 그리고 가중합을 이용하면 여러 가지 개별 순위를 모두 합쳐서 하나의 전체 순위를 산출할 수 있다.

집에 강아지 한 마리를 새로 들일까 고려 중인데, 어떤 견종犬種이 가장 적합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후보를 세인트버나드, 골든리트리버, 요크셔테리어 등 세 가지 종種으로 범위를 축소하고,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아이들과 함께 있어도 안전할 것, 집을 잘 지킬 것, 산책을 자주 시킬 필요가 없을 것' 등 세 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이래와 같이 순위를 매겼다.


세인트버나드는 온순하고 참을성이 좋아 아이들이 찌르고, 기어오르고, 꼬리를 잡아당겨도 잘 참는다. 하지만 70kg짜리 물체가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면 체구가 작은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 세 가지 요인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한다면 세인트버나드가 최종 승자이지만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의 안전에 가중치를 더 부여하면 골든리트리버가 선두로 뛰어오른다.

그렇다. 획일적인 순위 평가는 가중치 선택에 반영된 우선순위가 본인의 우선순위와 부합되지 않을 때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베스트셀러 <대량살상 수학무기>(2017년, 흐름출판)에서 캐시 오닐은 다양한 기관이 동일한 평가 기준에 부합코자 노력을 집중하다 보면 결국엔 모두 비슷비슷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오닐은 순위 선정 시스템의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조작의 유혹도 그만큼 커진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내 삶에 가중평균을 활용하는 법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 주식이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다양한 산업이 얼마나 성장할지 등을 알고 싶을 것이다. 케이블 TV, 경제신문, 웹사이트, 투자앱 등에 이르기까지 이런 예측은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이들 예측 간엔 상당한 차이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 보통은 가중평균을 이용하면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돈에 대해서만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주말 날씨를 알고 싶은데, 스마트폰 기본 날씨 앱, 웨더언더그라운드, 아쿠웨더 같은 사이트의 일기예보가 제각각일 수 있다. 야외 결혼식을 하기로 했든, 골프 코스를 돌기로 했든, 그 주말이 특별히 중요한 주말이라면 한 가지 정보 출처만 믿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몇 가지 다른 예보를 찾아서 최고 기온을 평균 내고, 최저 온도를 평균 내고, 강수 확률도 평균을 내자.

기댓값을 언제 믿고, 언제 내려놓아야 할까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손실 확률에 손실 가능한 액수를 곱하고, 이익 확률에 이익 가능한 액수를 곱해서 둘을 더하라. 우리가 하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는 기대값 공식으로, 이를 사용하면 가치 있는 투자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직장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보통 두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한다. 하나는 시골길인데, 안정적으로 30분 정도 걸린다. 또 하나는 고속도로 이용인데 보통은 15분 걸리지만 막힐 땐 45분 소요된다. 기댓값을 이용하면 어느 쪽 길이 나은 선택인지 결정할 수 있을까?

이 경우에 기댓값을 계산해 보면, 고속도로가 막히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면 시골길이 나은 선택이고, 그렇지 않다면 고속도로가 나은 선택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가 막히는 경우가 25퍼센트라면, 고속도로로 출근할 때의 기댓값은 0.75×15+0.25×45=22.5분으로 30분 걸리는 시골길 출근보다 짧다. 

이것은 기댓값을 합리적으로 이용한 경우다. 위에 나열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똑같은 출근길을 자주 사용하고, 양쪽 선택지에 대해 필요한 것은 모두 정량화할 수 있고, 걱정해야 할 복잡한 장기적 영향도 없다. 반면 아침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회의가 있는데 시간이 빠듯하다면 저자는 공식을 버린다. 급할 때는 보통 교통체증의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몇 분 눚더라도 안정적인 30분 출근길을 선택한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때로 수학에 기대지 않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다.

드문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다양한 형태로 찾아오기 때문에 위험 관리의 수학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런 주제를 다루는 책까지 나와 있을 정도이다. 책 속엔 긴 방정식으로 가득함에도 보험회사 경영진과 헤지펀드 매니들은 이런 도서를 탐독한다. 위험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굳이 수학적 용어로 정의한다면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수학을 이용해 이런 위험을 다룰 수 있다. 

평균이 전부가 아니다. 미지未知의 것에 잘 대비하려면 분포와 히스토그램(도수분포표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이런 도구는 분산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분산은 데이터가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를 측정하며, 이를 통해 예상 밖의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투자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에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분산共分散이 가장 낮은 선택지들을 선택하여 신중하게 분산해야 한다. 돈과 관련해서 결정을 내릴 때는 로그를 기억해라. 가장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자릿수의 변화와 두 배 증가다.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선택지를 저울질할 때는 폴 로머의 비용-편익 분석 레시피를 시도해 보라. 켈리 공식을 기억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그 뒤에 자리 잡고 있는 핵심 원리는 기억해라. 뭔가가 잘 풀릴 확률이 높을수록, 거기에 더 크게 베팅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운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드문 일이라도 실제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모순도 역설도 아니다. 수학이다.

알고리즘은 반응을 먹고 자란다

‘좋아요’는 1점, 하트 이모티콘은 5점, 댓글은 30점이라고 해보자. 그리고 당신의 친구 중 한 명이 방금 입양한 강아지 사진을 올리고, 또 다른 친구는 새 직장을 구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해보자. 두 친구 모두 좋아하지만, 당신은 취업 소식보다는 강아지 사진에 더 끌린다. 

당신이 강아지 사진에 ‘좋아요’를 누를 확률이 50퍼센트, ‘하트’ 이모티콘을 누를 확률이 20퍼센트, 댓글을 작성할 확률이 10퍼센트라고 한다면, 강아지 게시물의 점수는 1×0.5+5×0.2+30×0.1=4.5이다. 당신이 취업 소식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를 확률이 20퍼센트, ‘하트’ 이모티콘을 누를 확률은 10퍼센트, 댓글을 달 확률은 5퍼센트라면, 그 게시물의 점수는 1×0.2+5×0.1+30×0.05=2.2이다. 4.5 〉 2.2이므로 강아지 사진의 점수가 높아서 취직 소식보다 피드의 더 위쪽에 배치된다.

알고리즘은 나의 공부 과제

나는 주식투자를 오랫동안 해왔다. 지금은 사업실패 후 빈약한 자금력 때문에 직접 투자에 참여하긴 어렵다. 일찌기 포트폴리오와 위험관리에 대해선 증권회사에 종사하면서 더 많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알고리즘은 어떤 종류의 게시물이 자신의 시선을 붙잡아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항상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게시물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알고리즘을 통제하고 길들일 수 있을까? 나의 관심 사항인지라 이를 앞으로 더욱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일상에서 수학의 필요성을 느끼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수학 #경제이야기 #확률 #리스크계산 #숫자를내편으로만드는법 #청림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