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우주선의 시간 - 제1회 카카오페이지×창비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수상작
이지아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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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테일 / 버려진 우주선의 기억 / 이지아 장편소설

지구인 경찰 '다비드 훈'과 그의 정찰선인 TST 1은 정찰 중 토성 상트레겐 계곡에 불시착하게 된다.

늪으로 된 이곳에서 훈과 TST 1은 함께 구조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마침 지구에 있는 딸아이의 출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접한 훈은 TST1에게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지구로 돌아간다.

그렇게 TST 1은 상트레겐 계곡에 점점 파묻히며 훈이 찾으러 오기를 기다렸지만 자신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가버린 구조선 뒤로 그 누구도 자신을 찾으러 오지 않는 현실에 처하게 된다. 그렇게 늪에 파묻혀 있던 어느 날 모험을 좋아하던 어레스 박사에 의해 TST 1의 날개 부분이 발견되면서 TST 1은 사람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티스테'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하지만 새 삶을 부여받은 티스테는 자신의 첫 주인이었던 훈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 25년 동안 돌아오지 않는 그를 향해 기다림과 원망 어린 감정을 품고 있는데.... 그런 티스테 앞에 느닷없이 훈의 손녀인 '룻'이 나타나 할아버지가 위독하여 마지막으로 티스테를 보고 싶어 하니 함께 지구에 돌아가자고 이야기하는데....

25년 동안 훈을 잊지 못했던 티스테는 어레스 박사의 허락을 받아 정찰기로 변신해 룻을 태우고 지구로 향하는데 이들의 모험이 또 순탄하지만은 않다. 지구로 향하는 중 티스테에게 붙은 배상금을 타기 위해 해적들에게 납치되기도 하고 티스테를 만들었던 로직스사에 의해 험난한 고행을 겪어야 하는 운명인 티스테와 룻. 사실 룻의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으나 로직스사에서 발견되지 못한 마지막 정찰기인 티스테를 가져오는 조건으로 붙은 배상금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를 편하게 해주고 싶어 거짓말을 했지만 티스테에게 깃든 할아버지의 추억과 로직스사의 비밀을 알게 되고 티스테 또한 룻의 거짓말을 알게 되면서 일은 더욱 복잡해져만 가는데.....

룻의 거짓말을 알게 된 티스테, 거짓말을 했지만 마지막에 티스테에게 해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느낀 룻, 그리고 이들을 쫓는 로직스사. 이들은 과연 서로의 오해를 풀고 로직스사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인가?

SF 장르라면 아무래도 파괴되어 피폐해진 지구와 암울한 분위기, 미래조차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인데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나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은 SF적 요소와 티스테 엔진에 얽힌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에 손을 그러쥐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로봇에 깃든 인간의 소중한 기억과 티스테에게 향할 수 없었던 훈의 이야기가 인간과 AI의 우정을 그리고 있어 미래가 조금은 밝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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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곤 우화 - 교훈 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
이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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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미디어 / 이곤 우화 / 이곤 지음

'이곤 우화?, 이솝 우화와는 다른 건가?' 싶은 의문이 머리를 강타할 때 표지에 쓰인 '교훈 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란 문장이 파고들어 더욱 궁금증을 낳은 <이곤 우화>,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앙증맞은 포켓 사이즈라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도 편한 책이지만 문장이 많지 않고 그림이 많음에도 순간순간 숨이 턱 막힐 만큼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강력함을 마구 뿜어내고 있는 책이다.

표지에 쓰인 교훈 없다는 말은 아무래도 작가의 겸손함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데 아재 개그처럼 실없이 다가오는 문장도 있지만 대부분 손발이 후덜덜거리게 만드는 현실 이면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데 그런 충격 완화를 위해 중간중간 실없는 이야기를 심어둔 건가 싶을 정도로 강렬한 울림이 있는 내용들이 꽤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물 밖 드넓은 세상을 알지 못하는 개구리는 어둡고 좁은 우물 안 생활을 어느 순간부터 답답하게 여긴다. 바깥세상은 환하고 즐거운 일들과 모험이 가득할 것 같아 탈출했지만 개구리를 맞이한 건 뱀이나 자동차, 뜨거운 햇빛이었거나의 상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심을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딱 현실적 잣대로 동화를 들여다보고 있기에 어쩌면 개구리는 좁고 어둡지만 오히려 우물 안에 있을 때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으로 이어진다.

아이가 보는 것에 대해 부모는 분명 우려를 하겠지만 어른이 보는 '이곤 우화'는 리얼한 현실 그 자체이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질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세상이 이렇다는 걸 알면서 밝고 가식으로 애써 감추며 꾸미기보다는 어쩌면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통해 현재 놓인 문제점을 직시하는 것이 불편한 일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동물들이 등장하고 있어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동물에 빗대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보게도 되고 반대로 동물들이 처한 모습 이면에 인간들의 탐욕도 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리얼 현실을 통해 교훈 또한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책 <이곤 우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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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찰스 부코스키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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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지만 겉으로 표현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나 불편한 느낌을 한껏 풍기는 '음탕함'이란 표현은 본능을 거스르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정숙하지 못하게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그것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기에 대놓고 표현하거나 일 텐데 '찰스 부코스키'는 그만의 확고함으로 후자의 방법을 택해 글을 풀어내고 있다.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이란 제목을 접했을 때 인생을 살아온 연륜과 지혜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글을 상상했더랬다. 하지만 페이지를 거듭할수록 날것 그대로의 글자들에 적잖은 당혹감을 느꼈다.

섹스와 동성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삶, 여자, 여자, 여자, 맥주, 맥주, 맥주, 음주운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아편굴 같은 캄캄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섹스, 섹스, 섹스......

계속 읽어나가다가는 내 머리가 이상해지거나 이 분위기에 취해 염세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슬슬 걱정이 되면서도 당시 시대를 바탕으로 한 쓴소리도 만나게 되어 그저 술에 절어있는 고주망태는 아니란 생각이 함께 들었다.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 앞에 백인과 흑인의 대처법과 그것을 바라보는 찰스 부코스키의 일갈, 내일이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현재의 삶에 미치는 파급력은 그저 개미 오줌만큼이라 술에 절어 회사에 지각해도 그만, 잘려도 그만인 그의 생활은 더 이상 위태롭게 다가와지지도 않는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만나는 친구들, 그중엔 '찰스 부코스키'의 글을 읽고 매료되었다며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고 본인이 먼저 자신을 내세우며 알아주길 바라지는 않지만 누군가 먼저 알아봐 주는 것에는 또한 크게 싫어하지 않는 포즈를 취한다. 여자 앞에서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글이다. 어지럽고 도대체 내가 뭘 읽고 있는지 중간중간 정신줄을 잡아야 할 만큼 혼란스러운 글이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마치 퇴폐적인 영화를 내내 보고 있는 것처럼 울렁거림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건 글도 뭣도 아닌 쓰레기야!'라며 책을 덮진 못했다. 비슷한 분위기의 글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지만 그래서 울렁거리고 무던해지는 느낌도 살짝 들지만 그럼에도 중간에 책을 덮을 순 없었다. 지켜보자는 심사도 아니었고 어디까지 가나 궁금증이 들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글 속에 풍기는 매력 때문은 더더욱 아니었던 것 같다. 무엇이었을까 책을 덮을 수 없었던 이유가....

그가 살아갔던 방식에 안쓰러움과 동정심을 느꼈다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강인한 척하지만 대부분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만큼 글에서 삶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은 슬픈 느낌도 있지만 뭔지 모를 이런 느낌들 때문에 기억에 남는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은 거칠고 음담패설에 가까운 그의 글이 당시 시대상과 충돌하면서 팬층이 생겨난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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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이빨 소녀
케리 버넬 지음, 김래경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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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더북 / 상어 이빨 소녀 / 케리 버넬 글

왜 제목이 '상어 이빨 소녀일까?'

바다와 연관이 있지만 제목만으로는 도저히 어떤 내용일지 짐작도 가지 않아 더욱 호기심이 일었던 것 같다.

갈고리 모양의 손을 가진 엄마 '머시'와 상어 이빨을 가진 '미노'는 배에서 살아간다.

남다른 외모와 일반적이지 않은 모녀의 생활 속에서도 엄마인 머시는 미노에게 '와일드 딥'이란 바다 이야기를 자주 들려준다.

아이가 잠자리에 들 때,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부모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듯한 '와일드 딥' 이야기는 그저 전해내려오는 전설이나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엄마인 머시와 연관된 이야기로 등장해 이야기의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단출한 모녀와의 생활에 처음 보는 남자들이 엄마를 납치해가면서 미노는 엄마가 납치되기 전 알려준 지도를 찾아 외할머니에게 향하고 할머니로부터 엄마가 들려주던 바다 전설을 자세히 듣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와일드 딥과 연관이 있으며 와일드 딥을 위협하는 사냥꾼들에게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미노는 할머니 집을 찾다 만나게 된 라이프라는 소년의 도움을 받으며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고민할만한 우정과 외모적인 것, 미래를 향한 고민들을 엄마를 찾아가는 판타지적 요소에 담아내며 흥미로움과 교훈을 모두 담아내고 있는데 최근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미지의 파랑'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고민과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 우리나라의 바다 이야기와 외국의 바다 이야기를 비교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작가의 글에서 갈고리 손을 가진 엄마 머시의 등장이 결코 우연적인 요소가 아니었으며 보이는 것 때문에 자신의 바람이 묵살되고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배역에 처할뻔했던 이야기는 그녀가 받았던 충격과 상처의 깊이가 머시와 미노란 외모적인 설정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 공감력 있는 호소로 진하게 전해졌을 이야기는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하는 요즘 세태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돼버려 보이는 찰나로 타인을 판단해버리는 것이 능력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자신의 판단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깨달음은 보이는 것으로 승부하고 보여주기 위해 내면에 대한 고민을 소홀히 하는 청소년들에게 더 깊이 다가올 이야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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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일 인생을 걷다 - 두 발로 전국 일주
소풍 지음 / 산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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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 153일 인생을 걷다 / 소풍 지음

살아감에 있어 힘든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아이러니하게도 힘듦은 이 모든 것을 동반하며 나타나기도 한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생각에 나 자신이 침식당하거나 그마저도 포기한 채 무기력증에 빠져들거나.....

결론은 이 모든 것들은 나를 갉아먹는 기생충이 되어 삶을 재미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죽일 듯이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을 내려놓고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며 지나간 것들을 되돌아보지 않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기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 한 발을 내딛기까지 불안하고 두렵게 느껴지던 것이 두발, 세발 내딛고 보니 별거 아니었다는 안도감과 행복감은 나를 향해 덤벼들던 죽음이란 그림자를 끊어내고 인생은 충분히 즐거운 것이라고, 새삼스러운 깨달음에 온몸에 행복한 기운이 스며드는 것을 느끼며 다시 태어난 자신을 충분히 즐기고 마주할 수 있게 한다.

지금 당장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란 생각 속에 고통스러워하다 스러져가는 죽음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마주한다.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좀 더 살아보지란 말을 읊조리며 안타까워한다. 이런 사회에, 배려 없는 말들 속에 혼자 고통스러워하고 외로워했을 그들의 쓸쓸한 죽음이 오롯이 타인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더 마음 아프게 다가왔던 나날들.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고 보이는 화려한 것을 내려놓은 채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한 저자의 강단은 그래서 더 놀랍고 뭉클하기까지 하다. 또한 인생에서 돈과 권력,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묵직한 깨달음까지 전해준다. 건강한 방법을 선택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을 삼아 더 많은 세상과 마주하며 살아있음에, 건강함에, 모든 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음에 하루하루 감사하고 기도하는 저자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 혼자 힘들어할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지 않을까.

나이를 거대한 장벽으로 여기지 않고 다시금 무언가에 도전하며 끝없이 배우려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업체를 내려놓고 왜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느냐는 일반적인 잣대와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행한 결단과 실행은 모두가 꿈꿔봄직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그렇게 살지 않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추억의 깊이란 어디를 걸었느냐에 좌우되는 게 아니었다.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나아갔느냐에 달린 것이었다."란 문구가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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