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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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 세계 괴물 백과 / 류싱 지음

이 나이가 되어도 세계 곳곳에서 전해져내려오는 신화나 설화, 괴물 이야기는 항상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중동에서, 그리스에서, 아시아에서, 유럽에서 비슷한 형상을 한 캐릭터를 마주 보며 지구는 둥글고 모두 이어져있다는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신화를 연구하는 이들에 의해 처음 문명이 탄생하며 생겨난 캐릭터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며 이름이나 생김새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더 큰 흥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인간의 욕망과 다양한 감정이 담겨 탄생한 신화 속 주인공들은 박진감 넘치는 영화 속 주인공으로 재탄생하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설화 속 주인공들이 청소년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우리 곁에 다가오고 그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을 보면서 신화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모두 동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세계 괴물 백과>는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110가지 괴물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고대 근동 신화, 이집트 신화, 그리스 신화, 종교 전설, 동방 여러 민족 전설, 유럽의 전설과 괴이한 일이란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이미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들이 초기 중동 지역과의 긴밀한 교류로 영향을 받았으며 먼저 소개되는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들이 떠오르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중동 지역의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그리스 신화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의 신화에서도 그 영향력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유기적인 연계를 다룬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그 지역의 고유한 신화라는 인식이 강해 오류를 범하기 쉬웠을 텐데 책을 통해 신화 속 주인공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며 조금씩 변화하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고대 바빌로니아 신화는 종교적 이야기와 함께하고 있어 생소한 이름임에도 지진이나 하늘을 찢어 홍수가 났다는 등의 표현에서 신화를 따라가며 폭넓은 사고를 유추해내는 저자들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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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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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 김이설 소설

어린 시절부터 산지 30년 된 빌라는 입구에 그보다 더 오래된 목련이 환하게 꽃망울을 터트렸다 추레한 모습으로 떨어지기까지를 몇십 번이나 반복했고 결혼을 해 두 아이를 낳은 동생이 집을 나가고 자신 또한 남자친구의 집을 오며 가며 흩어졌던 가족은 폭력에 노출된 동생의 귀환으로 다시금 빌라는 북적이게 된다.

경비원 일을 하는 아버지와 그에 못지않은 일을 하는 어머니, 어릴 적부터 자신보다 뛰어났던 동생이 일자리를 찾아 조금씩 안정적인 일상이 되어가던 중 주인공은 집에 묶여 여동생의 두 아이를 키우고 일하러 나간 엄마 대신 집안일을 하며 하루 종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다.

아침이 되어 어머니와 여동생이 출근하면 잠든 아이들을 깨워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혀 진이 빠진 상태에 겨우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밀려있는 집안일과 반찬 만들기에 하루가 가고 그렇게 아이들이 돌아오면 밥을 먹이고 씻겨서 재우기까지 또 한참의 시간을 들면 밀려있는 설거지와 다음날 먹을거리를 준비하느라 녹초가 돼버리는 나날들, 그랬기에 주인공은 자신을 위해주는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숨조차 쉬어지지 않는 자신의 생활에 남자친구를 끌어들이는 것은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남자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함께 누워 잠드는 작은 사치는 안되는 일이라며 자신의 감정을 지워버려야 했다.

하지만 작은 소망조차 눌러버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보다 그동안 매일 해오던 필사를 할 수 없다는 게 더 힘든 일로 다가왔으니 에너지가 고갈된 몸으로는 필사를 할 여력도, 여유도 없는 나날들이 이어지며 주인공은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집안일을 해내고도 위로의 말 한번 듣지 못했고 그런 생활 속에서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은 당연하고도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던 주인공이 글을 쓰고 싶어 했던 걸 눈치채 대학교를 보내준 여동생에 대한 부채감에 꾸역꾸역 그 모든 것을 버텨내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주인공은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돼버린다. 자신이 다시 펜을 잡고 글을 쓸 수나 있을지, 자신의 능력은 여기까지인 것인지.....

이 소설은 그렇게 이어진다. 암담한 날들이 계속 이어지며 주인공이 다시 펜을 들지만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아직도 주인공은 인생이란 정류장을 지나고 있는 중이며 몇 개의 정류장을 지나쳤을 뿐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정류장을 만나게 될 수도 있고 꾸벅꾸벅 잠이 쏟아질 만큼 무료함이 느껴지는 정류장을 몇 개나 지나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알지 못하며 알 수도 없다. 앞으로 남은 정류장이 얼마큼인지, 이따금씩 예정돼 있지 않은 정류장에서 내려야 할 일도 있을 수 있음을, 그 무엇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이란 버스에 몸을 싣고 달려가고 있다. 저마다 목적지가 다르고 바라보는 곳이 다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몸을 싣고 달려가고 있다. 그 무엇을 아직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어쩌면 그 자체만으로도 살기 위한 의미가 있음을 우리는 어느 순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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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보건소로 출근합니다 - 오늘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모든 사람에게
김봉재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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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디미디어 / 나는 오늘도 보건소로 출근합니다 / 김봉재 지음

나에게 있어 보건소는 가까이 있지만 진료과목이 몇 개가 있는지, 내가 그곳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는 곳 중 하나였다. 일반 병원도 친절하신 분이 있는가 하면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환자를 대하는 의사나 간호사를 여럿 보았기에 아무래도 보건소는 일반 병원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고 아이를 낳으며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방문했을 땐 사명감이라기보다 얼른 일을 마치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해 그나마도 보건소를 자주 찾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런 기억이 오랫동안 있었고 최근 아이가 만 12세를 넘어 인유두종접종을 하기 위해 찾은 모자보건소에서 사람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진표를 대충 보며 일 처리하는 것을 보고 보건소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졌고 그래서 책의 제목을 보며 코로나19로 더욱 바빠진 보건소 생활을 상상하며 보건소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늘도 보건소로 출근합니다>는 임상병리사로 살아온 저자가 의료인으로 17년 동안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날 것 그대로 담아냈다. 여기서 날것 그대로라고 표현한 것은 아무래도 글 쓰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일반인이 일기처럼 써 내려간 글이 초반엔 미흡해 보였으나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오히려 전문적이지 않아 더 신선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던 것은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일반 병원보다 찾아지지 않는 보건소, 하지만 보건소가 있는 이유가 지역사회를 위함인 만큼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며 애쓰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본연의 업무인 임상병리사 일뿐 아니라 봄과 가을에는 산불 감시, 여름에는 유원지 익사 사고 방지, 산사태와 홍수 대비, 겨울에는 폭설에 대비하고 지역주민과 가까워지기 위해 그들의 말에 경청하려는 저자의 자세에서 내가 보았던 안 좋았던 이미지는 단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 직업에서든 각 특징에 맞는 사명감이 있어야겠지만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일수록 그저 직업으로서의 의료인이 아니라 진심으로 환자를 위하고 소통하기를 꺼리지 않는 의료인을 만나게 되면 가뜩이나 큰 병은 아닐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걱정이 많은 환자로서 큰 위로가 되는 게 사실이다. 알고는 있지만 일에 치여 아쉬움이 남는 의료인이나 아프고 걱정스러운데 다독거림보다는 진료 끝났으니 빨리 나가라는듯한 태도에 실망을 느끼는 환자를 보며 의료인의 전문성이 아쉽게 다가오면서도 일에 치일 수밖에 없어 여유가 없어 보이는 의료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느낀다.

환자 또는 의료인으로 느끼는 그런 감정들을 저자는 흘려보내지 않고 책에 담아냈는데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들이나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재앙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어 화려한 글솜씨는 아니지만 진심을 다해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이 더 깊이 와닿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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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스타일은 바꾸고 스케일을 키워라 -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는 강의와 발표의 모든 것
조벽 지음 / 해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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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언택트 시대, 스타일은 바꾸고 스케일을 키워라 / 조벽 지음

전화 통화보다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걸 더 즐기고 인강보단 눈앞에서 강사의 강의를 즐기는 나 같은 사람에게 코로나19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열어주었다.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감염병으로 인해 계절마다 열리던 행사는 모두 취소되어 계절마다 느낄 여유로움을 맘껏 즐길 수조차 없어져 버린 현재, 학교에 가지 못해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하는 아이들과 새로운 방식을 익히며 아이들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 눈뜨면 당연한 듯 회사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면 집에서 일하는 게 가능해져버린 시대.

사람과 마주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던 사람들에겐 잠깐이라도 숨통이 틔었을지 모를 새로운 방식은 매일 접하던 방식이 아니었던 만큼 불편하고 답답하게 다가왔을 것이고 이런 방식이 필수인 날들이 되어가지 않을까란 어두운 전망과 함께 <언택트>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필수불가결함으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언택트 시대, 스타일은 바꾸고 스케일을 키워라>는 오랜 기간 다양한 곳에서 강의를 하며 굳건한 자리를 잡은 조벽 교수님이 온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강의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다. 강사가 직업이거나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비중이 높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해주고 깨달음과 감동을 주는 강의 화법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일상 대화 속에서도 분명 중요하게 차지하는 것인 만큼 책에 실린 강의 기준부터 강의 기술, 강의 준비에 이어 강의 실전에 대한 내용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에는 강사들의 강의를 보면서 그저 입담이 좋은 사람이 강의를 잘하는구란 생각을 했었지만 강사들이 강의를 하며 얻은 인생철학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강의를 준비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저 말만 잘한다고 강사를 한다면 입담이 구수해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이웃 사람과 다를 바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기만 하다면 강의시간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다음번 그 사람의 강의를 더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이니 강의가 곧 생활과 직결되는 강사란 직업에서 강의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강사들은 자신의 직업이 강사니 매체나 주변에서 강의 소스를 얻기 위해 항상 귀를 열고 강의의 강약을 조절하며 청중과의 교감을 통해 노력하는 것에 숙련돼 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나 유명한 교수, 사업처럼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청중의 호응으로 강연장에 섰을 때 기대만큼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을 보고 적잖은 실망감을 느끼게 될 때가 있는데 나는 주로 연예인이나 작가에게서 그런 현상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자기 분야에서는 뛰어나지만 그것이 곧 말로 연결되어 나올 때 얼마나 어렵고도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되는지 느끼게 되는 부분이라 강사를 꿈꾸지는 않았어도 말을 좀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강사와 최적의 강의를 위해 배울 바가 많은 전문성, 현장을 안다는 친밀성, 신뢰를 주는 안정성, 감동을 주는 열성, 선한 영향력으로 누군가에게 기여하고자 하는 진정성, 재미를 주는 창의성을 들며 전문성, 안전성, 진정성은 모든 강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친밀성, 열성, 창의성을 강사의 특성과 개성에 맞게 반영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청중들에게 지식과 공감력을 불러오며 감동까지 확실히 전해 강연장을 찾은 청중들이 깨달음을 얻기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요소들이지만 끊임없는 노력이 없다면 그저 재미는 있지만 감동은 없거나 재미는 없지만 진정성은 있는식으로만 청중들의 기억에 남는 강사가 되고 말 것이므로 적절한 배분과 강약 조절이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강연장에 섰을 때 옷차림이나 외모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재밌게도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매력은 사람의 특성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긍정적 정서 상태라는 점에서 강사란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결국 피나는 노력은 물론 자기 자신의 내면까지도 잘 가꿔야만 상대방에게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건데 단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시작한다면 적잖은 맘고생을 하겠다 싶었다.

 

 

강의를 준비하고 강연에 섰을 때 청중과 교감하며 분위기를 캐치하고 주도해나가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몸동작이나 목소리, 도구 사용이나 시선처리, 강연 내용의 구성과 중요한 내용의 연결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언택트 시대를 맞아 콘텐츠를 디자인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7단계로 설명되어 있다. 이에 실전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감정선을 디자인하는 과정과 마지막으로 강의 실전에 대한 기술로 마무리된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귀찮다고 대충 하면 청중들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강의에서 청중을 웃고 울리며 교감하고 깨달음을 얻어 강연장을 나가며 그 감동을 오랫동안 가슴에 되새길 수 있는 강의를 만들기 위한 모든 내용이 한 권에 요약되어 있으니 강사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바이블처럼 읽게 될 책이 아닐까 싶다. 강사를 꿈꾸지 않는 일반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강약 조절이 잘되어 있는 걸 보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조벽 교수님의 강연이 어떠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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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2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지음, 방교영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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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단편선

감동을 느끼기도 전 시험문제에 출제될 고전을 타인의 감정으로만 주입했던 학창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고전'하면 아직도 순수하게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오랫동안 선입견처럼 자리 잡은 고전에 대한 인식은 시험에서 벗어나 내 의지대로 읽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순수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얼마 전 '이반 투르게네프'의 '파우스트'를 다시 읽게 되면서 기존에 느껴보지 못했던 러시아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었기에 망설임 없이 이 책을 펼쳐보게 됐던 것 같다.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란 왠지 낯설지 않게 다가온 이름이지만 이 책에 실린 14편의 단편은 일찍이 만나본 적 없던 작품들이라 다음 편에 등장할 단편들은 또 어떤 느낌을 전해줄지 궁금증을 던져줬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심플해서 단조롭게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최근에 읽었던 러시아 문학들이 그랬기에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좀처럼 느껴볼 수 없는 서정성과 일상의 단조로움이 오히려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켜 더 정감 있고 따뜻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한편 한 편마다 어떤 이야기를 전하려 하는 걸까? 란 물음이 뒤따르곤 하지만 딱히 거창한 무언가가 있는 날보다 비슷한 하루를 살아내는 일생을 생각하면 그래서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지만 <사냥개, 푸른 별 아르크투르> 같이 눈앞이 보이지 않는 사냥개의 등장과 사라짐은 기묘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처럼 호기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했고 남. 여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그린 <파랑과 초록>은 순수한 감정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아련한 감정을 불러오기도 했다.

단조로운 일상의 이야기만큼 개와 곰 등 동물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작가가 1927년에 태어나 활동했기에 지금과 다른 시대적 배경으로 인한 감수성과 환경 등을 함께 엿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비슷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 단편들에 대한 감상은 아무래도 옛것에 대한 아련함이었다고 할까, 나이가 들고 보니 이런 요소들이 크게 작용해 고전을 읽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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