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한의원

수상한 한의원
배명은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월

어느샌가 '수상한'이란 단어가 붙은 제목의 소설들이 자주 눈에 띄었던 것 같고 급기야는 한의원까지 등장했으니 '수상한' 단어 뒤에 붙는 다양한 소설들에 실망한 적이 없었기에 <수상한 한의원>도 기대가 됐었다. 그리고 그 기대의 댓가는 '흡족', '만족', '즐거움' 이었으니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까지 느끼게 해줬던 소설의 줄거리는!

유명한 암 전문 한방병원에서 부원장 자리를 노리는 승범, 다정함에 인색해 환자들에게 컴플레인이 많았지만 실력만큼은 출중했던 그는 자신의 실력을 믿고 부원장 자리를 노렸지만 라이벌에게 밀리며 오히려 뇌물로 부원장 자리를 노렸다는 오명을 쓰며 병원에서 해고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일, 승범은 한적하고 물 맑은 우화시에 승범한의원을 오픈하며 야심찬 미래를 꿈꿔보지만 오픈 첫날부터 맞은편 수정한약방 주인 수정과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그 사건은 좁은 시골 동네에 승범이 싸가지 없는 한의사란 소문을 달고 퍼진다.

수정과의 첫날 악연으로 인해 승범한의원을 찾는 환자는 없어 파리만 날리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승범은 동네 유지인 어르신을 찾아가 뇌물로 환심을 사보려 하지만 돈만 받고 제구실을 못하는 바람에 이 또한 녹록지 않다. 승범한의원이 파리만 날리는 와중에도 수정한약방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본 승범은 이를 갈지만 그곳에는 귀신 공실이 함께하고 있었으니...

전기선을 잘못 만지는 바람에 어릴 적 이후로 안 보이던 귀신을 다시 보기 시작한 승범은 수정한약방에 직원처럼 함께 있는 공실 말고도 수정한약방에 귀신들이 드나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정의 제지에도 자신의 한의원 업무가 끝나면 한약방에 들러 공실의 환심을 사며 수정의 비기를 염탐하기 시작한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귀신을 보는 능력, 승범처럼 수정 또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한약방을 찾는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댓가가 영업의 비밀이었으니 승범은 끔찍한 몰골들의 귀신을 보는 게 두렵지만 수정의 비기를 배우기 위해 자신을 귀찮게 여기는 수정의 뒤를 부지런히 따라다닌다.

불우했던 성장 배경 때문에 한의학을 열심히 공부하며 성공에 누구보다 목말랐던 승범이었지만 명품으로 휘두르는 외모에 환자들을 다정하게 대하지 않았던 그의 행실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기 일쑤였고 결국엔 큰 병원에서 해고되어 한적한 곳에 한의원을 개원했던 그였지만 수정을 만나며 귀신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성공 가도를 달리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한의사란 설정을 모르고 읽었기에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제대로 취향 저격인 소설이었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얽혀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그의 곁에 껌딱지같이 붙어있는 정미의 활약 따뜻한 온기의 보너스로 되돌아오는 소설이었으니 아직은 쌀쌀한 요즘 같은 계절에 읽기 딱인 <수상한 한의원> 어떠실는지?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