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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 독일 태생의 한 젊은 작곡가가 후원자인 왕족의 허락을 받고 런던에 갔다가 평생을 그곳에 거주하게 된다. 독일 하노버 가문이었던 그 후원자는 머지않아 영국 왕 조지 1세가 되고,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인 그 작곡가는 영국에 귀화하여 조지 프리데릭 헨델이 된다.


당시 27세였던 헨델은 이후 런던에서 50여 년을 살며 걸작을 연달아 작곡한다. 그의 걸작들은 영광스러운 대관식 음악 <사제 자독><줄리오 체사레>, <리날도>, <알시나> 같은 오페라를 포함해서 다수의 위대한 오라토리오에 이르며 <메시아>에서 정점에 도달한다.


이탈리아 오페라 전문가이자 세계 각지의 오페라하우스와 연주장에서 헨델의 작품을 지휘해온 저자 제인 글로버는 이 책에서 <메시아>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는 헨델의 오페라들을 중심으로 그의 런던 시절을 조명한다. 고향 독일을 떠나 런던에서 살다 그곳에 묻힌 헨델. 런던의 무엇이 이국의 젊은 작곡가를 그토록 매료시켰을까.


이 책은 350여 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연주하고 공연하고 사랑해온 헨델의 훌륭한 음악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한 작곡가를 위대한 음악가로 만든 18세기 런던과 그곳에 모여든 사람들, 그리고 당시 영국과 유럽의 정치·문화사를 다채롭게 조망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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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영국, 학구파 대학생 세 명과 미술에 염증을 느낀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 한 명이 거침없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대중음악계에 뛰어든다. 야심만만하고 단도직입적인 데다가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의욕이 넘치는 이들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 중의 하나가 된다. QUEEN.

자유와 열정으로 빛나는 록의 보헤미안, 삶을 사랑했고 노래를 사랑했던 영원한 로커,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자서전으로 퀸의 역사를 돌아본다.



 

우리는 단순히 시늉만 하는 음악은 할 생각이 없었다. 우린 이렇게 얘기했다. “좋아, 록에 뛰어들어서 진짜 그걸 업으로 삼는 거야. 어설프게 하는 게 아니라.” 그때 우린 아직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훌륭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다.


독자들이 읽는 것은 전부 프레디가 직접 한 말이다. 20년 동안 이루어진 프레디와의 인터뷰와 무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이 책을 편집했다. 경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정리하기는 했지만, 맥락에 맞춰 더 보태거나 뺀 것은 없다.

 

어떤 경우든 프레디가 한 말을 최대한 정확하게 남기고 모든 구문과 어감까지 그대로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다. 프레디가 남긴 말들은 그의 서정적인 노래들처럼 고맙게도 기록 보관소에 잘 정리되어 남아있었다. 이 책을 만들고자 그 막대한 분량의 자료들을 옮겨왔고, 모든 자료가 한데 합쳐지면서 프레디는 생전보다 더 크게, 생생하게 모습을 들어냈고, 이제 독자들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편집자의 말)


편집자의 말대로 책은 모두 프레디 머큐리가 직접 한 말들로 이루어져 있어 그의 생각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가 남긴 말들은 다양하게 남아 있었으나 그 기록들을 모두 한 권의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 역시 그를 이해하는 새로운 자료가 된다.

 

20년 넘게 각광을 받고 2억 장이 넘는 음반이 팔렸는데도 프레디 머큐리는 대단히 비사교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가까운 친구들 외에 조금이라도 낯선 사람이 있으면 지나칠 정도로 낯을 가리고 불편해해서 인터뷰도 피할 정도로 쉽게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담아냈다는 것이 이 책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특히 그와 같은 내용들을 프레디 머큐리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하고 있기에 그의 솔직하고 진지한 내면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20년 동안 이루어진 프레디 머큐리와의 인터뷰와 무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편집한 이 책은 프레디 머큐리의 모든 것이 담겨 있으되 지루하지 않다. 절대 지루할 수가 없다!


프레디 머큐리 본인의 육성으로 퀸이라는 밴드가 얼마나 자주 해체될 뻔했는지, 그러면서도 이들이 음악적인 경계를 넘나드는 열정으로 꾸준히 밴드를 지켜 온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프레디 머큐리는 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꿈을 추구하고, 부와 명예를 관리하고, 아무런 미련이나 후회 없이 과거를 회상하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나 유산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자신감과 자만심이 줄줄 흐르면서도 남들 모르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찾으려 했던 프레디 머큐리. 바위에 깃든 여린 감성 같은 그의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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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도처의 성당에서 비발디의 곡들이 울려 퍼지는 베니스, 브람스가 여름마다 머물며 명곡들을 작곡했던 스위스 툰 호수, 매년 6월이면 바흐 페스티벌이 열리고 그 바흐의 음악을 부활시킨 멘델스존이 활동한 라이프치히, 도시 곳곳에 베버의 영혼이 깃들어있는 바로크의 도시 드레스덴,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드레스덴 거리의 피아니스트


음악의 혼이 살아 숨 쉬고 일상에 예술이 스며있는 유럽 음악 도시 기행. 피아니스트 엄마 조현영이 아이와 함께 그 도시들을 천천히 걸으며, 위대한 음악가들의 발자취와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간다.

 

음악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는 피아니스트 조현영. 자신이 공부하고 생활한 독일의 쾰른과 라이프치히, 그리고 여러 유럽의 음악도시를 다시 찾아 클래식 음악가들과 그들의 음악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번 유럽 음악 도시 여행이 소중한 것은 그녀의 어린 아들과 함께 하기 때문.

 


엄마이기 이전에 음악 공부하는 학생이었던 자신의 모습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고, 음악이 자신의 삶에 끼친 무한한 에너지가 아이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하며 아이에게 음악의 아름다움과 힘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엄마의 마음이 애틋하다.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끼리 함께 음악 듣고 음악 이야기하고 궁금한 점 묻고 나누는, 그런 느낌으로 음악에 관해 이야기한 책. [피아니스트 엄마의 음악 도시 기행]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이 태어났거나 살았거나 세상을 떠난 도시들을 천천히 걸으며, 그곳에 깃든 위대한 음악가들의 예술혼을 느껴보고, 그곳에서 꼭 들으면 좋을 음악을 애써 찾아 듣고, 그 느낌을 아이와 공유하며, 그 순간들을 기록해서 우리에게 클래식 음악이 주는 선물 같은 감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


첫 여행지는 저자의 제2의 고향인 독일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괴테를 만나고, 이어서 작은 도시 만하임으로 향한다. 그곳은 서양음악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만하임 악파의 태생지이자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모차르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이델베르크에서는 음악에의 꿈을 접지 못해 결국 법학 공부를 포기한 슈만의 청춘시대를 느껴보고, 그곳에서부터 동쪽으로 쭉 이어진 괴테 가도를 따라 바흐의 도시 라이프치히로 간다. 클래식 음악의 성지이자 도시 전체가 서양 음악사의 살아있는 현장인 라이프치히는 특히 저자가 유학하며 음악을 공부했던 곳.

 

라이프치히의 게반트 하우스


바그너가 태어나고 괴테가 파우스트를 구상하고 멘델스존이 생을 마감하고 바흐의 <마테 수난곡>이 사후 최초로 전곡 초연된 그곳에서 저자는 바흐를 공부하게 된 계기와 바흐의 가치와 철학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이야기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늘 예기치 못한 걱정들을 맞닥뜨리게 하지만, 여행은 서로를 더 알아가기엔 최고의 기회인 법. 모차르트가 태어났고 아버지와 함께 유럽 각지로 연주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머물렀던 잘츠부르크와 19세기 예술의 메카 빈에서 저자는 신동 모차르트와 슈테판 성당 소년 합창단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이들을 만나며, 아이만의 소소한 감정들과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 때로 충돌하는 것을 경험하고, 아이의 눈에 맞춰 엄마의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기도.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는 빈 사람들 - 오페라 극장 앞


이 책을 읽다 보면 물의 도시, 베니스의 상인의 무대. 건축 비엔날레의 도시 베네치아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고향, 베네치아라는 것을 기억하게 되고, 언젠가 툰 호수에 가게 되면 그곳에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를 꼭 들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음악이라는 주제를 확실하게 붙잡고 여행을 한 기록이고, 여행으로 또는 글로 흔히 접하지 못하는 드레스덴라이프치히만하임툰 호수등 음악사의 관점에서 중요한 장소들을 소개해주고, 딱 그곳에서 들으면 좋을 음악까지를 엄선하여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피아니스트 조현영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전공 실기 전문 연주자 과정(Diplom),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서 최고 전문 연주자 과정(Konzertexamen) 학위를 취득했다. 음악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쾰른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교육학 과정(Instrumental Paedagogik)을 수료했으며, 귀국 후 16회의 독주회와 다수의 실내악 연주회를 열었다.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실기 및 예술철학음악교육학을 강의했고, 현재는 온오프를 막론하고 다양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현영의 피아노 토크(2016)가 있고, 현재 예술 강의 기획 아트 앤 소울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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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즐거움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음악에 관한 한 우리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은 우리 주변 도처에, 우리가 인식하든 못 하든, 자의적으로 또는 배경음악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지성은 물론 신체적 삶에서도 큰 역할을 하죠. 우리가 일하고 휴식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방식에 깊이 관여합니다. 우리를 웃거나 울게 만들고, 주위 사람들과 유대감을 맺도록 돕고, 병에서 회복되도록 돕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노래들은 그저 삶의 배경에 깔리는 사운드트랙만이 아닙니다. 한 소절의 리듬이 지난 시간의 감정과 사람들을 한꺼번에 소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음악은 때때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는 징표가 되기도 하고요.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듣는 음악만으로 우리의 성격과 성장 배경과 심지어 나이가 얼마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음악은 왜 우리에게 그토록 심오한 영향을 미칠까?”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음악을 옆에 끼고 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음악이 뇌에 적절한 자극을 제공하고 아울러 즐거움도 선사하는 멋진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음악에는 물론 뇌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기능들이 있죠. 예컨대 강력한 감정 자극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유쾌한 음악을 들으면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서 긍정적으로 기분이 바뀐다고도 합니다.

 

우리의 뇌는 과도한 자극도 부족한 자극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복잡할 때는 조용한 음악을 선호하게 되고, 삶이 지루할 때면 자극적인 음악이 뇌를 간질입니다.

우리는 종종 신체 활동에서 에너지를 얻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려고 음악을 사용하고, 기분 전환용으로 음악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도 음악을 듣습니다. 때로는 상황의 의미를 강조하려고 음악을 사용하기도 하죠. 결혼식이나 서양의 장례식에서 그 용도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뇌는 어떻게 음악을 감정으로 바꿀까요? 음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심리학의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음악의 다양한 쓰임새를 과학적 실험의 증거들로 설명하고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음악이 우리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존 파웰의 신작

출간 후 지금까지 독자들로부터 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의 저자 존 파웰이 6년 만에 발표한 신작입니다. 전작이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과학적으로 풀어쓴 글이었다면, 이 책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에서는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이 느끼는 의미, 감정, 취향, 음악에 대한 반응, 음악성등이 핵심입니다. 전작은 음향학의 주제들, 이번 책은 음악미학의 심리학적 측면을 다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에서 저자는 음악이 왜 우리에게 그토록 심오한 영향을 미칠까?” 하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이루어진 심리학적 연구와 사회학적 연구를 파고듭니다. 음악 심리학의 모든 면을 들여다보고, 음악이 어떻게 아기가 엄마와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고, 어떻게 와인의 맛을 다르게 인식하게 만드는지, 마트에서 느린 음악이 나오면 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지를 밝히고,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의 감정에 주목하며 음악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일반적인 음악이론서들과 다른 점은 저자가 음악의 감정 표현이나 해석을 과학적으로 풀어내고자, 수많은 사례들을 분석해서 여러 질문들에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조가 행복을 불러오고 단조가 슬픔을 일으킨다는 단순한 인식에서부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정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까지, 음악이 감정에 미치는 여러 원인들을 살펴봅니다.

 


 

특히 저자는 연주가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몇 가지 실험 결과들로 설명합니다. 악보대로 연주하든 즉흥적으로 연주하든 연주가는 음악의 정서적 효과를 최대로 살리고자 여러 가지 기법들을 활용합니다. 그들은 다양한 해석으로, 강조로, 타이밍으로, 연주법으로, 세기로, 음색으로, 때로는 실수조차 활용해서 우리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요리합니다. 어찌 보면 수백 년 전에 그저 종이 위에 그려진 악보였을 뿐인 것에 인간의 감정을 불어넣는 것은 연주가들인 셈이죠.

 

이렇듯 음악 연주에 감정을 싣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하며 저자는 거장의 연주와 무덤덤한 컴퓨터 연주의 차이가 무엇인지, 사람이 어떤 소리를 더 가슴에 와닿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치를 설명합니다. 음악의 감정 표현, 해석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려 한 좋은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음악을 잘 활용하여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세상을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가 즐거이 해야 할 숙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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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일생을 사진으로 볼 때면 '삶'이라는 추상적인 단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만 같습니다. 시간의 변화, 육체의 변화, 더불어 피사체 주변 풍경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때로 기묘한 감정을 갖게 합니다.  삶이란 것이 하나의 형태를 띠고 손에 잡히는 듯하지만,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의 비밀을 엿보는 느낌도 듭니다.




1946년 생인 제인 birkin, 1945년 생인 가브리엘 크로포드, 두 사람은 십 대 후반에 처음 만나 칠십 대가 된 지금까지 말 그대로 '어떤 상황에서라도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를 함께 만들어 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배우와 모델 일을 시작했지만 한 사람은 성공한 배우, 가수, 전 세계적인 유명 인사이자 <마더 오브 올 베이브스 Mother of all babes>가 되었고 또 한 사람은 카메라 뒤에서 친구의 일생을 담아낸 사진작가가 되었습니다. 물론 사진으로 담아낸 것뿐 아니라 친구의 뒤에서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업자로, 가족을 함께 보살피는 자매로 친구의 삶을 품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인 버킨과 가브리엘 크로포드


네 인생의 남자들은 스쳐 지나갈지라도, 여자친구들은 그들과의 관계를 네가 소중히 유지하는 법을 알고 노력하기만 한다면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G.C)

제인 birkin은 많은 여성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그 '버킨백'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녀는 아주 젊은 시절부터 피크닉 바구니에 이런저런 잡다한 물건들을 넣어 다녔습니다. '버킨백'의 유래에 관해 에르메스와의 일화는 많이 알려져있습니다만 이 피크닉 바구니야말로 오리지널 버킨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추측건대 그녀가 이른(?) 나이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되었던 상황과 관계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서로의 아이들을 함께 볼보며 가족, 남자, 일, 삶의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해나갑니다.

우리 두 사람의 우정을 가장 잘 묘사한 단어를 꼽으라면 '결속'일 것이다. 결혼에서는 잘 결속하지 못했으나 우리의 우정에서는 달랐다.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특히 내 경우가 그랬다!) 건강할 때나 병중일 때나 우리 둘이서 헤쳐 나갔다.(G.C)







제인은 1966년 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영화 <욕망, Blow up>에 출연한 이래 배우로서, 그리고 가수로서 자신의 재능을 펼쳤고 인생 후반기에는 연극 무대와 영화 연출까지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습니다. 열정적인 예술가로서의 삶만큼 사회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사라예보 봉쇄를 뚫기도 했고, 체첸의 어린이들을 만나러 가고 험한 현장을 누빌 때 언제나 그녀의 친구 가브리엘도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제인의 뒤를 따랐습니다.


제인 버킨의 사적인 기록이라 할만한 사진집 <제인 버킨>에는 두 사람의 우정이 수를 놓은 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이 사진집을 보며 한 사람의 일생, 그 시간을 관찰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뿐만 아니라만큼, 사람 사이의 우정의 질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갖게 됩니다.  가브리엘 크로포드는 이 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책은 물론 '제인으로부터'나오게 되었다. 근사한 여성, 그리고 내 카메라가 무한대로 머물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친구에 대한 기록으로 읽었으면 좋겠다. 천부적으로 수천 가지의 앵글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얼굴과, 지난 45년간 패션에 자연스러운 오마주를 보내온 육체와, 이 책에 실린 사진들 이면에 밴 인생에 대한 사랑을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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