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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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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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과 명절이나 생일에 문자로 안부를 주고 받곤 한단다. 그러다가 최근 읽은 책 중에 괜찮은 책들을 주로 추천해주기도 하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그렇게 추천 받아 읽은 책이란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책 제목만 봐도 어떤 종류에 관한 책인지는 알겠더구나. 아빠가 실천을 잘 못하지만 관심을 갖고 있는 지구 환경, 날씨 위기, 지구의 미래 등에 관한 책이란다. 지은이는 이름만 봤을 때는 모르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니 유튜브나 방송에서 많이 본 사람이더구나.

타일러 라쉬. 이 분이 나온 프로그램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어. 지구 환경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많고, 그것에 관련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줄은 더더욱 몰랐단다. 지은이 소개를 보니 타일러 님은 8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언어 천재라는 별명도 있고, 시카고 대학교에서 국제학,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외교학을 전공하는 등 상당한 수재구나. 어렸을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지금은 세계자연기금이라는 단체의 홍보대사로도 활동을 하고 있대.

그런 타일러 님이 사람들에게 지구 환경에 대해 소개해 준 책이 바로 <두 번째 지구는 없다>란 책이란다. 최근 이상 기후 현상은 너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기후 위기나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을 텐데, 그것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아직 지지부진인 것 같구나.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 작은 불편함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이 있는 것 같구나. 지은이 타일러 라쉬는 이 책을 만들 때는 친환경을 생각해서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친환경 종이를 인증하는 FSC© 라는 것이 있는데 그 종이로 출간해주겠다고 하는 출판사를 찾아서 책을 출판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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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 책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인쇄하였습니다. 표지와 본문에 FSC© 인증 종이를 사용했습니다. FSC 인증은 산림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국제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 인증입니다.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보증하여 책임 있는 관리를 촉구하고 난개발을 방지합니다. FSC 인증 라벨 제품을 사용하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된 나무를 선택해 숲과 야생 동물을 모두 보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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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일러 님은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대.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 온도는 급격히 오르고 있고, 마지노선인 1.5도 상승은 이미 지키기 어려워 보이는구나.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들이 자본주의 경쟁 시스템 속에 있고, 환경 위기보다는 금융 위기가 더 중요한 뉴스로 다루어지고 있어. 이 책에서 소개한 책 중에 <6도의 멸종>이라는 책이 있는데, 지구의 온도가 1도씩 상승할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정리한 책이란다. 이 책을 읽어보면 무척 무서울 것 같지만, 읽어보려고 주문을 해 두었단다.

지구 환경에 관한 건 알면 알수록 마음이 아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고 말이야. 타일러 님은 그래도 지구를 위해 행동하자고 하면서 10가지를 제안했단다. 아빠도 이 10가리도 조금씩 실천해 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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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지구를 위해 실천해야 할 10가지

1.여름 냉방은 1도 높게, 겨울 난방은 1도 낮게 설정하기

2. 과대포장한 제품, 선물세트 등 피하기

3.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페트병 대신 투명페트병을 사용하고 분리배출하기

4. 플라스틱 통은 여러 번 재사용하기

5. 음료 마실 때 빨대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하지 않기

6. 수도꼭지를 잘 잠그고 샤워 시간 줄이기

7. 화장지, 종이, 가구 등 모든 목재 및 임산물에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 라벨 확인하기(FSC 인증 라벨 제품을 사용하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된 나무를 선택함으로써 숲과 야생동물을 모두 보전할 수 있다)

8. 종이를 절약하여 사용하고 재활용하기

9. 가능한 걷거나 자전거 및 대중교통 이용하기

10. 어린 생선(풀치, 노가리, 총알오징어 등) 구매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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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은 플라스틱 남용에 관한 이야기, 미세먼지로 언어 순화가 된 대기오염 이야기, 미래에 폐기하는데 엄청난 비용과 환경 파괴를 할 것이 자명한 핵발전소 이야기, 기후 위기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탄소 배출 이야기,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는 동물 이야기 등 지구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구 환경 파괴의 현실을 이야기해주었단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아빠가 예전에 꾸준히 읽던 <녹색평론> 잡지가 생각이 났단다. 2021 11월에 1년간 쉬겠다고 하면서 휴간을 했는데,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쉬고 있는 <녹색평론> 아직도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은가 보구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라는 책은 <녹색평론>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을 읽기 편하고 간략히 정리해주는 것 같았단다.

지구 환경 문제는 일부 환경운동가들만 나서서 행동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동참해서 행동해야 한단다. 그 길이 불편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그것을 감수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나의 미래에, 또는 너희들의 미래에 더 큰 불편함 또는 고통 또는 위험함에 닥치게 될 거란다. SF 소설 속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될 수 있어. 함께 노력하자꾸나. 아빠도 더 이상 전기 낭비하지 말고 독서 편지를 짧게 마무리하고 잠을 청해야겠구나. 안녕.


PS:

책의 첫 문장: 나는 버몬트의 숲, 자연 속에서 자랐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이제 내가 갇혀있던 작은 상자의 밖으로, 한 걸음 걸어 나가고자 한다.


가장 큰 탄소흡수원(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곳. 산림과 해양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생태계적 장치는 물, 바다이다. 수면이 넓으면 넓을수록 이산화탄소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데, 바다는 지구 수면의 75%가량 차지하고 있어 가장 규모가 크고 흡수력이 대단하다. 그러니 기후변화가 속도를 더할수록 바다는 빠르게 산성화되는 것이다. - P35

이것이 환경 문제의 핵심이다. 경제 활동의 외부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어떤 일이 유발하는 환경오염과 그것을 회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 말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화석 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음에도 원자력 에너지가 값싸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을 들 수 있다. 훗날 원자력 발전소를 닫는 데 들어가는 최소 수십 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 방사능 유출과 그로 인한 땅과 바다의 오면, 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과 막대한 치료비는 우리가 말하는 ‘경제’안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 P42

해결책은 분노에 있다. 우리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이미 1950년대부터 알고 있었다. 또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 그것도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1970년대에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어떤 일을 했을까? 석유 기업과 석유를 이용한 다른 대기업들은 로비를 통해 업체를 띄우고 환경 이슈를 파묻는 일을 계속해나갔다. 기후위기가 거짓이라는 식의 날조된 연구를 발표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심각한 환경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 P106

월마트, 케이마트, 시어즈 등 대형마트를 보통 빅박스스토어(big box store)라고 한다. 어디서든 똑같은 사업 모델을 적용하고,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건물을 네모난 모양으로 지어 꼭 커다란 박스를 떠올리게 한다. 반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가게는 맘앤팝스토어(mom-and-pop store)라고 하는데 ‘엄마, 아빠가 운영하는 가게’라는 의미이다. 대기업의 빅박스스토어가 들어오면 소규모 가게들이 타격을 받기 때문에, 버몬트의 많은 지역의 형태와 면적, 시스템을 규제해 대형마트의 진출을 통제한다. - P170

겨울이나, 밤, 우유를 짜는 시간을 제외하면 온종일 밖에서 생활하는데도 아침이면 밖에 나가고 싶어 안달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 축사에서만 길러지는 소들이 얼마나 괴로울까 싶다. 고등학교 때 경험한 농장은 소를 자유 방목하는 방식이었지만, 실제 축산업의 상당수는 대규모 공장식으로 운영된다. 동물들은 분뇨로 범벅이 된 비좁은 공간에서 사육된다. 자연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많은 항생제를 먹고 마시고 맞아야 한다. 우리가 먹는 많은 고기는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른다. 과연 인간이 다른 종에게 이런 병적인 삶을 강요할 수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 참담하고 슬프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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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김한은 총독정치가 얼마나 조선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교육과 산업은 물론이오 그 밖의 어느 방면을 보더라도 조선 사람은 불평원한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인에게 남겨진 것은 총독부 법령을 위반하거나 아니면 죽는 길밖에 없다, 김상옥 사건도 이 같은 총독정치가 만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혁명을 언급했다. 그는 헤겔과 다윈을 인용하면서 혁명을 위험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우주 만물이 살아가는 자연법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조선 사람이 자유와 해방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119)

분통이 터질 일이었다. 홍범도 의병부대가 쇠락하게 된 이유가 양반 의병장의 독단 탓이었음이 명백했다. 의병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전투력을 보유했던 함경도 부대를 패퇴시킨 것은 일본군이 아니라 한국의 양반 출신 의병장이었다. 오히려 적군보다 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홍범도는 참았다. 지도자 간의 분쟁은 민족해방운동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연추 주민들의 여론이 그에게 위안을 줬다. ‘이범윤 죽일 놈이라고 욕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160)

<독일 스파이> 혐의란 무엇인가? 이동휘가 그 혐의를 받아 부르주아 임시정부의 관헌에게 체포됐다고 한다. 1917 5~6월의 일이었다. 당시 러시아는 제1차 세계대전의 주요 참전국으로서 독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전시체제였다. <독일 스파이> 혐의는 교전 중이던 적대국가 독일과 내통하고 있다는 혐의였다. 그해 4월의 레닌을 연상하게 한다. 2월혁명이 발발하자 스위스에 망명 중이던 레닌은 독일의 지원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페프트로그라드에 귀환한 레닌은 유명한 4월 테제를 발표하여 전쟁 중단을 요구했다. 또 의회민주주의에 반대하고 소비에트 공화국 수립 노선을 천명했다. 그렇게 급진적인 반정부 운동을 지휘하던 레닌은 반대파에 의해 독일 스파이로 공격받았다.


(245)

2017년 들어 더욱 이채로운 일이 일어났다. 주세죽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 연이어 출간되더니 나란히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봄에 <코레예바의 눈물>을 쓴 손석춘 작가가 제2회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했다. 코레예바는 주세죽이 러시아에서 활동하던 시절에 썼던 이름이다. 가을에도 수상작이 나왔다. 주세죽과 그녀의 두 벗의 삶을 문학적 상상력에 의거하여 형상화한 <세 여자>가 출간됐다. 이 책을 지은 조선희 작가는 요산김정한문학상 제34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놀랍다. 오랫동안 망각 속에 잠겨 있던 인물이 이처럼 급격히 부상하다니 말이다. 돌이켜보면 이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일본 식민지 시대에 이미 문학작품의 소재가 된 바 있다. 1930년에 신문에 연재 소설 형식으로 발표된 심훈의 장편소설 <동방의 애인>이 바로 그것이다. 주세죽을 모델로 한 문학작품으로는 아마 첫 자리를 점할 것이다.


(314)

이데올로기적 외압 조항은 역사적 진실에 배치된다. 독립유공자 여부는 오직 순수하게 독립운동 공적 유무만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1945 8.15 이전에 독립운동에 헌신한 공적이 있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도 사후적인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외압은 배제되어 있다.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 8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한 사실이 있는 자가 애국지사다. 일제로 인해 순국한 자는 순국선열이다.


(390-391)

옥중에서 어떻게 지냈는가. 이 질문에 그(김중한)는 자신의 독서와 사유 체험에 관해 얘기했다. 심리, 윤리, 문학, 생물학 등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었는데, 특히 원시 인류의 생활 상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가 한다. 그때를 억압과 차별, 계급, 착취가 존재하지 않은 이상향의 시기로 상정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가 구사하는 언어에도 주목할 만한다. 인생의 본질, 해방, 삶의 가치, 자기 파멸, 비애, 전투 등의 어휘가 그의 내면의식을 구성하는 주요 개념들이었다. 앞으로 어떤 생활을 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답했다. 인생이란 영원히 계속되는 해방을 위한 투쟁이되 승리를 기약할 없는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비애감에 굴복되지 않고 계속 전투를 해나가겠다고. 이어서 좀 더 사색을 하고 좀 더 연구를 하여, 이제부터는 좀더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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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작가 심훈은 1920~1921년 상하이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다. 심훈 자신이 상하이 망명객이었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녹여 이 소설을 썼다. 상하이의 거리 풍경에 관한 묘사라든가, 상하이에서 막 발아하기 시작한 사회주의 사상의 수용 및 단체 활동 양상에 관한 서술 등을 보라. 어떤 사료보다도 생생하게 역사적 진실을 전해준다. 국경도시 신의주를 통해 열차 편으로 잠입하는 비밀 활동 참가자의 행동과 심리 묘사도 압권이다. 그를 색출, 체포하려고 노력하는 경찰, 헌병, 세관 관리 등의 언행도 흥미롭다. 이렇게 <동방의 애인> 1920년 상하이 한인 망명자 사회의 내면, 특히 사회주의가 처음으로 수용되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형상화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서술들이 역사학자의 눈길을 붙잡는다.


(70)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립이라는 이름은 혁명에의 헌신을 결단하는, 마음속 깃발과 같은 것이었다. 그는 청년기에 마음 맞는 동향 출신 동료 허헌과 함께 망국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원하는 데 한평생을 바치기로 맹세했다. 대한제국 시절, 두 사람은 입헌이라는 글자를 하나씩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위기에 처한 공동체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전체군주제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김익용은 설 립자를 취하고, 허헌은 자신의 본명에 포함된 법 헌자에 그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은 전제군주가 가지고 있는 국가 주권을 국민의 품으로 옮겨오는 시민혁명을 꿈꾸고 있었다. 김립의 막역한 친구 허헌은 훗날 인권변호사가 되는 바로 그 사람이다. 허헌은 일제 식민지시대에 3.1운동 피고인들과 조선공산당 사건 피고인들을 변호했으며, 민족통일전선 단체 신간회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옥고를 치른다.


(80)

김립 암살 사건은 일종의 국가폭력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내각의 결정에 의거하여 경무국이 집행한 이 사건은 한국 독립운동에 큰 위해를 가져온 불행이었다. 임시정부는 두 가지 점에서 명백한 과오를 범했다. 첫째,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 입각해 있었다. 모스크바 자금 40만 금화 루블의 집행권은 임시정부가 아니라 한인사회당에 속해 있었다. 둘째, 설혹 유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형벌의 집행 과정이 적법하거나 적절하지 않았다. 독립운동계의 폭넓은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졌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과오를 바로잡아야 한다.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고, 망자에게 국가적 차원에서 사과를 해야 한다. 또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기념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계승을 자임하는 한국 정보의 마땅한 태도라도 생각한다.


(163)

사형선고를 받은 김익상이 일본 황태자 결혼, 천황 즉위 등을 계기로 하여 세 차례 감형을 받았고, 결국 13년 감옥살이를 마치고 1936년에 출옥했다는 이야기, 출옥 이후에도 예비검속과 요시찰 감시 등으로 고통을 겼었다는 이야기, 1941 8월에 노량진에서 용산경찰서 경찰과 조우하여 격투를 벌이다가 다시 수감되느니 차라리 자결하겠다고 한강에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 등을 전해주었다. 김익상의 최후는 아마도 사상전향 및 예방구금제도의 시행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1941 2월에 공포된 <조선사상범예방구금령>에 따르면, 만기 출옥한 시국 범죄자로서 사상전향에 응하지 않는 자는 언제라도 다시 감옥에 수감되어야만 했다.


(289)

숨을 거두기 하루 전이었다. 채그리고리는 임종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던 것 같다.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속에 담아둔 얘기를 꺼냈다. 두 가지였다. 그중 하나는 자신이 죽으면 유해를 의학 연구 재료로 사용해도 좋다는 뜻이었다. 사후라 할지라도 신체를 훼손하는 일은 불효가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시신 기증 캠페인이 사회적으로 널리 수용된 게 수십 년 뒤의 일임을 감안하면, 공공선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선각자다운 풍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또 하나는 동지들을 만나고 싶으니 다음 날 오실 있는 분들은 모두 모여 달라는 부탁이었다. 국경에서 체포되지만 않았다면 의기투합하여 혁명사업을 함께 도모했을 동지들의 면면이 그리웠던 것이다.


(303-305)

101인 사건이란 식민지 시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3개 독립운동 탄압 재판 가운데 하나를 가리킨다. 3대 독립운동 탄압 재판 중 첫 번째는 ‘105인 사건재판으로, 식민지 시대 초기를 대표하는 비밀결사 신민회 탄압 재판이었다. 두 번째는 ‘48일 사건재판으로, 3.1 운동 때 민족대표를 비롯하여 독립선언 사전 모의에 가담한 인사들에 대한 탄압 재판이었다. 이어서 바통을 넘겨 잡은 것이 바로 ‘101인 사건재판으로, 3.1 운동 이후 들불처럼 타오르던 사회주의운동 대표 단체 조선공산당 재판이었다. 세 재판은 피고인 숫자가 각각 105, 48, 101인이었다고 해서 그런 명칭을 갖게 됐다. 당대 언론매체들은 이 세 재판을 식민지 조선 통치 20년래의 대표적 중대 사건으로 지목했다. 항일운동의 역사를 대표하는 사건으로 신민회, 3.1 운동, 조선공산당이 나란히 손꼽히고 있음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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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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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에드워드 애슈턴이라는 작가의 <미키7>이라는 SF 소설이란다. 이 소설은 봉준호 감독이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었을 거야. 이 소설을 알게 된 것은 봉준호 감독이 찍고 있는 영화의 원작이기 때문이거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 이후 첫 번째 영화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의 원작. 얼마 전에 아주 짧은 트레일러가 공개가 된 영화 <미키17>. 원작 소설은 <미키7>인데 각색된 영화의 제목은 <미키17>이구나. 그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좀 이따가 알려줄게.

아무튼 그렇게 알게 된 소설이었고, 나중에 영화도 보겠지만, 먼저 원작 소설로 읽어보고 싶어서 책을 펼쳐 들었단다. 소설에 대한 평점이 살짝 좋지 않았지만, 그런 평점 때문에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아빠는 재미있게 읽었단다. 지은이는 애드워드 애슈턴이라는 사람인데, 유명한 작가는 아닌 듯하구나. 이 소설로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 같구나.


1.

먼 미래 지구에서는 반물질 폭탄이 발명이 되고, 그로 인한 전쟁으로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단다. 여기서 반물질이라는 것은 예전에 아빠가 다른 책을 소개해주면서 이야기한 적이 있긴 한데, 간단히 다시 이야기하자면, 우리 몸을 작은 입자들의 극성이 다른 입자들도 이루어진 물질이란다. 예를 들어 수소원자는 양전하를 띤 양성자 한 개와 음전하를 띤 전자 한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소원자의 반물질인 반수소원자는 음전하를 띤 양성자 한 개와 양전하를 띤 전하 한 개로 이루어졌단다. 그런 것이 어디 있어요? 그렇게 반문할 수 있는데, 맞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없어. 그 반물질과 물질이 서로 만나면 소멸되고 빛이 생겨난다고 들었어. 우주가 처음 생겨날 때 수 많은 물질과 반물질들이 만나 빛이 만들어졌고, 그 빛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읽은 기억이 있구나. 그리고 우주 저편 어딘가에는 반물질로 이루어진 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아무튼 반물질 폭탄이라는 것은 그렇게 반물질을 만들어내는 폭탄으로 물질을 없애는 그런 폭탄이 아닐까 싶구나. 아무튼 그 폭탄 때문에 지구에서는 인류가 못살게 되어 미드가르드 행성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그 미드가드르 행성으로도 부족해서 새로운 개척지 니플하임을 찾아 나섰단다. 니플하임을 찾아나서는 탐사선에는 200명이 타고 있었는데, 역사 전공을 한 미키 반스도 그중 한 명이었단다. 그런데 미키 반스가 탈 수 있었던 것은 역사 전공과는 관련이 없었단다. 그곳에서는 역사 전공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미키가 그 탐사선에 탈 수 있었던 것은익스펜더블을 지원했기 때문이야. 익스펜더블은 탐사 중에 사람이 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일을 하는 거야. 만약 그 일을 하다가 죽게 되면 유전자 복제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지.

소설 제목 <미키7>에서 7이 의미하는 것이 바로 일곱 번째 미키라는 의미란다. 여섯 번이나 죽고 다시 태어난 것이야. 그 이전 미키의 기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기억을 자주 백업해 두었다가 죽게 되면 다시 태어난 몸에 그 기억을 이식 받게 된단다. 그렇게 영생을 약속한 것이 바로 '익스펜더블'이고, 이 직책에 지원한 사람은 미키가 유일해서 탐사선에 탑승을 할 수 있던 것이란다. 그러니까 봉준호 감독이 각색한 영화 <미키17>은 무려 열일곱 번째 미키가 되는 거지.

미키는 각종 어려운 일을 많이 했단다. 위험한 곳을 탐사하고 새로운 약의 임상실험도 직접하고, 방사능 피폭 업무도 했어.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그런 위험한 업무를 하다가 여섯 번이나 죽은 거야. 죽을 때는 그 고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다행인 것은 캡슐에서 다시 태어났을 때 죽을 때의 기억은 없었단다. 죽는 순간의 기억은 백업하지 않았으니까.

....

일곱 번째 미키, 미키7 이라고 할게. 미키7은 니플하임의 얼음으로 뒤덮인 곳을 탐사했어. 크레바스를 탐험하다가 그만 깊은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고 중상을 입었어. 비행사이자 친구인 베르토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키7이 빠진 구덩이는 위험하고 크리퍼라는 괴생물체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절했어.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서... 미키8로 태어나는 것. 더욱이 베르토는 한 번 죽으면 끝이니까 말이야. 잠시 후에는 미키7의 여자친구 나샤가 와서 구해주겠다고 했는데, 미키7은 여자친구가 위험할 수도 있어서 그냥 가라고 했어. 미키8이 되어서 다시 만나자면서...

잠시 후 동굴 속에서 거대한 괴생물체를 만났어. 그 괴생물체는 그들이 쫓고 있던 크리퍼보다 더 컸어. 그 괴생물체는 미키7을 들어다가 구덩이 밖에다 내 놓았단다. 그러니까 죽을 줄 알았는데, 그 괴생물체가 구해 준거야. 미키7는 다시 기지로 돌아와 자신의 방에 왔는데, , 벌써 미키8이 복제되어 자신의 방에 있는 거야. 아니, 일어나면 안될 일이 벌어져버렸구나. 복제된 인간과 함께 존재하는 것을 중복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금지시하고 있는 일이었거든.

미키7과 미키8은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게 되었어. 이 소설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예상치 못했던 중복 현상이 발생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 그 전까지는 한 명의 미키가 죽고 다른 미키가 태어났으니, 이 세상의 미키가 한 명이었지만, 이제 두 명의 미키가 된 이상 그 둘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둘 중 한 명을 죽여도 될까? 중복 현상 이후 미키7과 미키8의 기억은 달라지게 되니, 그 둘은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구나. 작년에 재미있게 읽은 <아노말리>도 생각이 나는구나.

...


2.

미키7과 미키8은 이 일을 비밀로 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임무는 둘이 번갈아 가면서 하기로 했어. 하지만 좁은 방도 같이 써야 하고, 하루 할당되는, 가뜩이나 부족한 식량도 나눠 먹어야 했어. 무엇보다 사령관 마샬에게 들키지 말아야 했어. 뭐 친구들이나 여자친구 나샤에게도 숨겨야 하는 게 맞겠지. 그 좁은 기지에서 들통나지 않는 것은 어려웠지. 동료들과 여자친구 나샤도 그 중복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사령관 마샬도 알게 되었어. 마샬은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그들을 모두 죽이려고 했지만, 색다른 제안을 하나 했어.

반물질 폭탄을 이용하여 크리퍼를 만든 실제 생물체를 공격하는 거야. 어차피 죽이려고 했던 것 크리퍼와 싸우는 편이 낫겠다 싶은 거지. 그 전투 중에 죽을 가능성도 높고, 죽지 않다면 크리퍼를 무찌를 수도 있는 거고아참, 크리퍼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아빠가 앞서 크리퍼를 괴생명체라고 했는데, 크리퍼 샘플을 가지고 와서 확인해 보니, 그것은 생명체가 아니고 누군가 만든 인조물이었던 거야. 그 크리퍼를 만든 존재는 누구일까? 마샬이 미키7과 미키8에게 준 임무는, 그 생명체를 만나 반물질 폭탄을 이용하여 공격하라는 것이었어.

....

그렇게 다시 크레바스 구덩이 속으로 들어간 미키7과 미키8. 그런데 미키8은 허무하게 죽고 미키7은 자신을 구해준 그 괴생명체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 이들을 진정한 크리퍼라고 해야겠구나. 미키7은 이번에도 죽지 않고 다시 기지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마샬에게 한다는 소리가 크리퍼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마샬을 설득하려고 했어. 마샬은 당연히 엄청나게 화를 냈지. 그러자 미키7이 이야기하기를, 반물질폭탄을 크리퍼들에게 전해주었고 사용법도 알려주었다는 거야. 그리고 자신이 죽게 되면 평화협약이 깨진 것으로 알고, 반물질 폭탄으로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했어. 마샬은 결국 공격도 못하고 미키7을 죽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단다. 미키7의 작전 성공.

....

시간이 지나고 니플하임을 뒤덮었던 얼음과 눈들이 녹기 시작하였단다. 봄이 오고 있었어. 지구의 좀은 지구가 기울어져 있는 상태로 공전을 해서 그런 거지만, 니플하임의 봄은 항성의 변광성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결과는 비슷했어. 눈이 녹고, 여러가지 식물들이 자라고 동물들도 나타났어. 그렇게 니플하임은 미키7의 영리함으로 크리퍼들과 공존할 수 있었단다.

인간에게는 어떤 곳을 정복하려는 DNA가 있고, 그곳에 다른 생명체가 있으면 먼저 죽이려는 DNA도 있는 것 같구나.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런 사례들이 여럿 있으니 말이야. 그런 인류의 특징을 소설의 소재로 삼은 것 같구나. 그리고 또 하나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것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어. 영생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이란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죽음의 고통을 그대로 다 느끼면서 영생을 하는 것이라면, 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오늘 잠을 자고 내일 아침에 다시 일어나는 것이 미키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는구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소설이었단다. 이제 오늘의 삶을 마무리하러 가야겠구나. 내일 새로운 삶을 시작을 위해


PS:

책의 첫 문장: 지금껏 죽어 본 중에 가장 멍청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나샤를 따라 그늘진 협곡을 올라 환한 태양 빛 아래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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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3-04-03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 읽었던 책인데도 bookholic님의 입말로 들으니 참 재밌게 느껴집니다
미키7과 미키8 이 같은 사람일까에 대한 물음에는 저도 처음엔 갸우뚱 했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이라 여겨졌어요...
오늘 낮에는 꽤 덥다고 합니다. 오늘의 새로운 삶도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bookholic 2023-04-03 22:34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파이버 님도 새로운 한 달 새로운 일주일 잘 시작하셨는지요?^^
함께 파이팅해요~~
4월 한 달도 즐거운 독서생활하시고요...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사고의 첨단을 찾아 떠나는 여행
짐 홀트 지음, 노태복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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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이번에 읽은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라는 책은,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란다.  이 책은 예전에 유시민 님이 알릴레오라는 유튜브에서 추천한 책으로 알게 되었고, 당시 김상욱 교수님이 패널로 참여해서 설명을 해주었던 책이란다. 그래서 꼭 한 번 읽어보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용이 어려울까 봐 선뜻 잡지 못한 책이었단다. 유튜브에서 김상욱 교수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어려운 부분은 박스치고 넘어가는 식으로 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펼쳤단다.

책표지에는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아인슈타인과 그 옆에 검은 바바리 코트를 입고 있는 남자가 걷는 사진이 실려 있단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괴델이라는 사람이란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은 모두 유대인으로 나치에 쫓겨 미국으로 망명한 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연구를 했단다. 비슷한 처지였으니 교류가 없지 않았겠지.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으로 워낙 유명한 사람이고, 괴델은 1906년생으로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1905년보다 1년 늦게 태어났단다. 괴델은 아빠가 이전 독서 편지에 두어 번 이야기를 했었는데, 불완전성 원리로 유명한 사람이란다. 두 천재 과학자는 타국에서 함께 걸어가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과학에 관한 이야기만은 하지 않았을 거야. 지은이는 그들은 과학 이야기뿐만 아니라 정치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라고 추측을 했단다. 둘 사이의 정치적 견해도 달랐다고 하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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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사람들은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했다. 정치도 아마 이야기의 주제였던 듯하다.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애들레이 스티븐슨을 지지했던 아인슈타인은 괴델이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에게 표를 던지자 격분했다.) 물리학도 당연히 대화 주제였다. 괴델은 물리학에도 정통했다. 그는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양자론을 불신했지만, 결정론적인 체계에서 기존의 모든 힘을 아우르는 통일장이론으로 양자론을 대체하려는 그 노장 물리학자의 야심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둘은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진정한 중요성을 지닌 문제들, 즉 실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에 관한 문제에 매력을 느꼈다. 괴델은 특히 시간의 본질에 심취했는데, 한 친구에게 말한대로 그것만이 유일한 본질적 질문이었다. 어떻게 그처럼 불가사의하고 자기모순적인 듯한(시간)세계와 우리 존재의 기반을 형성할 수 있는가?’라고 괴델은 물었다. 시간은 아인슈타인의 전문 분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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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제목이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이지만, 이 책은 아인슈타인과 괴델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란다. 이 책은 지은이 짐 홀트가 약 20년간 여러 매체에 과학과 수학에 관하여 쓴 글을 모은 책이란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과학과 수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온단다. 예전에 아빠가 다른 책들에서 읽은 내용들과 겹치는 내용들도 있는데, 그 때 읽은 내용들은 거의 다 까먹어 내용들이 아주 새로웠단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의 이야기 다음으로는 숫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오는데, 숫자와 관련된 뇌의 영역은 어디인가 하는 드앤 연구 이야기가 소개되고 신비한 숫자 소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단다. 소수는 무한하다는 것은 정설이란다. 그런데 그 소수의 규칙성에 대한 연구는 수학자들의 오랜 연구 대상이었단다. 지금까지는 소수의 규칙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호에 많이 이용되고 있단다. 만약 소수의 규칙성이 발견된다면 많은 암호체계가 바뀌어야 할 거야. 수학자들 그런 소수의 규칙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하다가 리만이라는 사람이 제시한 리만 제타 가설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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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수학자라면 거의 누구나 만장일치로 동의하듯이, 리만 제타 가설은 모든 수학 중에서 가장 위대한 미해결 문제다. 어쩌면 인간이 생각해 낸 것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리만은 19세기의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1826~1866)이다. ‘제타는 제타 함수를 가리키는데, 이는 소수의 비밀을 품고 있는 고등수학의 산물이다. 바로 리만이 그런 점을 알아차린 최초의 사람이다. 1859년에 간결하지만 매우 심오한 논문에서 리만은 제타 함수에 관한 가설을 하나 내놓았다. 만약 이 가설이 옳다면, 소수에는 매우 아름다운 숨겨진 조화로움이 있게 된다. 만약 틀리다면, 소수의 음악은 균형이 맞지 않는 관현악단이 내는 소리처럼 꽤 흉측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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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아빠도 잘 이해하지 못해서 패스. 리만 가설을 일반인 상태로 쓴 <리만 가설>이라는 책이 있어. 아빠가 오래 전에 함 읽어보겠다고 사서 우리 집에 있는데 아직 읽지 않고 먼지가 싸이고 있단다. 언젠가는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도 꼭 이야기해 줄게.

...

다윈의 외종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통계학을 연구했대. 그런데 사촌인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고 나서, 그 책을 이상한 쪽으로 해석을 했다는구나. 우생학. 우생학은 작년에 읽은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소개를 해 준 적이 있는데, 열등한 사람들을 죽이거나 임신을 못하게 하여 우등한 사람들만 진화시키겠다고 하는 아주 비윤리적이고 못된 학문이란다. 그런 우생학을 처음 주장한 사람이 바로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사람이고, 프랜시스 골턴은 우생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했다는구나. 이 말도 안 되는 우생학이 오랫동안 연구되고 실제로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격리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우리는 3차원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3차원이 끝일까? 3차원에 살고 있기 때문에 4차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2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3차원의 존재를 모르듯이 말이야. 그런 2차원의 세상을 그린 소설이 있다고 하는구나. <플랫랜드>란 책인데, 나중에 기회 되면 읽으려고 리스트에 올려두었단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는 3차원 이상 상상하기 쉽지 않은데, 수학에서는 차원에 제한이 없다고 하는구나. 오래 전부터 이 차원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 기하학으로 유명한 고대 수학자 유클리드는 4차원은 없다고 했다는구나. 그런데 현대 물리학에 들어서서 통일장 이론을 설명하면서 4차원 이상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단다.

통일장 이론이 무엇이냐면,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아우르는 이론으로 아직 존재하진 않지만 과학자들이 찾아내려는 이론이란다. 상대성 이론은 커다란 행성 등 큰 물체에서 일어나는 법칙이고, (거시 세계) 양자역학은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법칙이란다. (미시 세계) 그런데 이 두 법칙은 다른 성향을 띠고 있는데, 이 두 법칙을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바로 통일장 이론이란다. 아직 이 통일장 이론은 찾아내지 못했는데, 그나마 가장 근접한 것이 끈이론이라는 것이란다. 입자가 알갱이가 아니고 끈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도 증명된 것이 아니고 가설일 뿐이다. 다만 이렇게 입자가 끈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면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끈으로 입자를 설명하려고 하면, 고차원이 필요한데, 지금은 9차원까지 끌어들여 끈이론을 설명하고 있다는구나. ... 아빠가 다른 책에서도 끈이론이라는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것도 제대로 이해하기는 참 쉽지 않더구나.


2.

무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단다. 이 무한이라고 하면 무한정 커지는 무한대 숫자만 생각할 수 있는데, 무한히 작아져서 0에 한없이 가까워지는 무한소에 대한 경우도 있단다. 무한소에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제논의 역설로 유명한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경주에 관한 이야기란다. 거북이가 출발점이 아킬레우스보다 앞서 있다면 아킬레우스가 거북이를 끝내 추월할 수 없다는 내용인데 아빠도 어렸을 때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어, 그렇네.. 그런데 왜 현실에서는 왜 추월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을 한참 한 적도 있단다. 나중에서야 그 이야기에 시간 개념이 빠져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이야기인 것 같구나.

당대 유명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제논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완벽한 오류인데 증명할 수 없다고 했다는구나. 그래서 무한소를 쓰지 말라고도 했대그런데 나중에 뉴턴은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된단다. 무한소라는 것 자체가 나누거나 곱하기를 할 수 없지만, 두 개의 무한소 간에는 나누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미분을 발견하게 된다고 하는구나. 아무튼 무한이라는 개념은 참 신기한 것 같구나. 문득 너희들이 냈던 문제가 하나 생각나는구나. 무한대의 방을 가진 호텔이 있는데, 모든 방에 손님이 묵고 있을 때 새로운 손님이 한 명이 왔을 때 어떻게 하면 그 소님을 호텔에 묵게 할 수 있는지

….

오늘날 컴퓨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되었단다. 그러다 보니 최초의 컴퓨터를 고안한 사람이 누구냐는 논쟁이 일기도 했다는구나. 이런 인물들 중에는 여럿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 책에 소개되었단다. 아빠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앨런 튜링인데, 그보다 한 세기 앞서 에이다 바이런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에이다 바이런은 유명한 정치인 조지 고든 바이런 경의 딸로도 유명했다는구나. 아무튼 에이다 바이런은 프로그래밍의 개념을 생각해 냈다고 해서 컴퓨터의 시초를 이야기할 때 꼭 나오는 사람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프로그램이 가능한 컴퓨터인 해석 기관을 개발한 조지 배비지란 사람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위 사람들의 업적은 개념 정도만 내놓은 거지, 실제로 컴퓨터를 만든 것은 아니란다. 미국에서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컴퓨터의 초기 모형을 만들었고, 그 위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한 폰 노이만이 컴퓨터의 장을 여는데 큰 공을 세웠단다. 하지만 그 사람의 아이디어도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볼 수 없단다. 그 윗세대의 유명한 앨런 튜링이라는 사람이 있었단다. 앨런 튜링은 영국 사람인데 처음에는 영국에서 그를 앞에 내세우려고 하지 않았대. 왜냐하면 앨런 튜링은 동성애자였고 자살로 삶을 마감했거든. 하지만 그는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의 암호를 죄다 풀어버린 이니그마를 개발한 사람이고, 컴퓨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튜링 머신을 개발한 사람인데 틀림없는 사실이란다 아빠가 앨런 튜링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어서 그런지 그가 더욱 친근하면서도 그의 삶이 안타깝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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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조지 다이슨이 2012년에 출간한 <튜링의 대성당>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디지털 컴퓨터의 역사는 구약과 신약으로 나눌 수 있다. 라이프니치가 이끈 구약의 선지자들은 논리를 제공했으며, 폰 노이만이 이끈 신약의 선지자들은 기계를 만들었다. 앨런 튜링은 그 둘 사이에 놓였다.” 튜링을 통해서 폰 노이만은 컴퓨터가 본질적으로 논리 기계라는 통찰을 얻었다. 이 통찰 덕분에 폰 노이만은 에니악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간파하여 보편 컴퓨터라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자 폰 노이만은 그런 기계를 마음껏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프린스턴 고등과학연구소의 지도부는 폰 노이만을 하버드나 IBM에 뺏길까봐 그에게 권한과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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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제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우주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마치련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부터? 빅뱅이 일어난 약 140억년 전부터 지금까지그렇다면 언제까지 팽창할 것인가? 만일 팽창을 멈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과학자들은 이것에 관해 여러 의견들이 있다고 하는구나. 별들이 질량을 가지고 있어서 별들 사이에 중력이 있을 테니까, 한 없이 팽창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시점이 되면 팽창하는 것을 멈추고 중력 때문에 다시 수축이 되고 다시 하나의 점으로 모였다가

다시 빅뱅이 일어나 다시 팽창하는, 그러니까 팽창과 수축이 반복하는 빅크런치 이론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에 반해, 별들 사이 중력이 있지만, 우주의 팽창하는 힘보다 그 중력이 적어서 우주는 계속 팽창하다가 결국 식으면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빅칠 이론이 있다고 하는구나. . 둘 다 사람 같은 생명체가 없어지는 경우인데, 우주라는 것을 인식하는 존재가 없다면, 우주라는 있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단다. 도대체 우주는 왜 생겨났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얻을 수 없는 문제로구나.

이렇게 독서편지를 끝내려고 했는데, 8부에 소개된 재미있는 문제 하나를 내볼게. 몬티 홀이라는 문제야. 3개 문이 있고 그 중에 한 개 문 뒤에는 스포츠카가 있고, 2개 문 뒤에는 염소가 있는데, 스포츠카가 있는 문을 찍어보라는 것이란다. 그래서 너희들이 한 개의 문을 선택했을 때,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너희들이 찍은 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둘 중에 스포츠카가 아닌 문을 하나 열어서 보여주고, 선택을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너희들은 어떻게 할 거니?

첫 번째 찍은 것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 괜히 바꿔서 틀리면 억울할 것이라는 생각, 어차피 확률은 1/3이라는 생각 등으로 아마 안 바꾸려는 사람이 많은 거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무조건 바꾸는 것이 확률적으로 맞출 확률이 높다는구나. 왜 그렇지?  왜 그러냐면, 내가 하나를 선택했을 때 그 한 개의 문에 스포츠카가 있을 확률은 1/3, 나머지 두 개의 문에 스포츠가 있을 확률은 2/3. 그런데 두 개의 문 중에 스포츠가 없는 문을 보여주었으니, 이젠 닫혀 있는 나머지 한 개의 문이 열린 문의 확률까지 가져가기 때문에 2/3가 되는 것이란다. , 설명을 들어보니 그렇네실제로 횟수를 많이 해서 실험을 해보면, 바꾸는 경우가 더 많이 스포츠카를 선택하게 된다는구나.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거랑,  실제 드러나는 것이란 전혀 다르니 참 신기하구나.

….

, 지금까지 정신 없이 이야기를 한 것 같구나. 책이 부분부분 어려운 곳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못 읽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구나. 사두고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 먹고 안 읽고 있는 책들이 좀 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용기를 한 내봐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1933, 자신의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뒤로하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미국으로 건너왔다.

책의 끝 문장: 그렇다고 재담꾼은 내쫓지는 말자.


아인슈타인이 밝혀내기로, 보편적인 ‘지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두 사건이 동시인지 여부는 관찰자에게 달려 있다. 일단 동시성이 무의미해져버린다. 한 관찰자가 과거에 있다고 판단한 사건이 다른 관찰자에게는 여전히 미래에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분명히 과거와 현재는 마찬가지로 확정적이다. 즉 둘 다 ‘현실’인 것이다.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는 현재를 대신하여 우리에게는 광대한 얼어붙은 시간풍경-4차원의 ‘블록 우주’-이 남았다. 여기서는 여러분이 태어나고 있고, 저기서는 밀레니엄의 도래를 축하하고 있고, 또 저기서는 잠시 죽어 있다. 어떤 것도 한 사건에서 다른 사건으로 ‘흐르고’ 있지 않다. 수학자 헤르만 바일이 남긴 인상적인 말처럼, "객관적인 세계는 그냥 있지, 발생하지 않는다." - P36

해리스가 보기에는 약간 구시대적인 상황 인식이다. 1세기 남짓 전에는 매우 첨예했던 수학의 위기라는 인식은 퇴조했다. 오래된 난제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현대의 수학자들에게 어느 철학당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물어보면 평일에는 ‘플라톤주의당’, 일요일에는 ‘형식주의당’이라는 답이 나온다는 농담이 있다. 즉 수학을 일로 대할 때에는 마음과 무관한 실재에 관한 것이라고 간주하다가, 사색적인 분위기에 빠져 있을 때는 단지 형식적 기호들로 하는 무의미한 놀이라고 많이들 믿게 된다는 뜻이다. - P122

마침내 무한 부활한 것은 1638년에 갈릴레오가 내놓은 또 다른 역설 때문이었다. 모든 정수 ‘1, 2, 3, 4……’를 살펴보자. 이제 각 수의 제곱인 ‘1, 4, 9, 16……’을 살펴보자. 분명 제곱수보다는 정수의 숫자가 더 많다. 왜냐하면 제곱수는 정수의 일부를 차지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갈릴레오의 주장에 의하면 제곱수를 정수와 짝을 짓는 방법이 존재한다. 가령 1을 1에, 2를 4에, 3을 9에, 4를 16에 등으로 말이다. 두 무한집합이 이런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첫 번째 집합의 각 항은 두 번째 집합의 각 항과 정확히 짝을 맺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두 집합은 지루하게 셀 것도 없이 크기가 같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이 원리를 무한한 모음에 확장해 본 결과 갈릴레오는 정수의 개수와 제곱근의 개수가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건 종결. 달리 말해서, 부분이 전체와 같았다. 갈릴레오로서도 터무니없다고 여긴 결과였다. - P187

왜 우리는 어떻게든 우주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랄까? 우주는 목적이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만약 목적이 없다면, 터무니없다. 만약 있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그 목적이 결국 성취되거나 성취되지 않거나. 만약 성취되지 않으면, 우주는 헛되다. 하지만 만약 성취된다면, 더 이상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따라서 어떻게 구분하든지 간에 영원한 우주는 (a) 터무니없거나, (b) 헛되거나, (c) 무의미하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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