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은행이나 증권사는 모든 기업이 그러하듯 당신의 이익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업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재테크는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일정액으로 정해져 있는 자신의 수입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유지시키는 방법일 뿐이다. 운이 좋아 금융상품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해도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지 못한 채 피 같은 내 돈을 무지함 때문에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53)

실손보장 상품은 여러 개를 가입해 봤자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어. 실제 일어난 손실에 비례한 보상만 받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병원비가 100만 원이 지출됐을 때 실손보장 상품을 한 개 가입해 두었든 세 개를 가입해 주었든 나오는 돈은 100만 원이라는 거야. 하지만 정액보장 상품은 여러 개의 상품에 가입해도 중복보상을 받을 수 있지. 만약 정액보장 상품을 3개 들었다면 각 100만 원씩,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보험 상품을 선택할 때 내가 드는 보험이 실손보장 상품인지부터 체크를 해야 해. 이미 하나를 들어놓았다면 더 이상 들 필요가 없으니까. 그래 봤자 받을 수 있는 보장이 달라지지 않으니까.”

(68)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은 비영리 단체다. 영리를 추구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의료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은 다른 곳에 쓰지 못하고 의료 서비스에 재투자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민영화가 될 경우에 대학이 돈벌이에 맛을 들여 슬금슬금 등록금을 올리는 것처럼 병원도 돈을 버는 데만 혈안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곧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 영리병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실력 있는 의사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영리병원으로 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당연히 개인병원은 거대 자본이 투자되어 서비스의 질을 높인 영리병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동네 곳곳에 있는 병원들은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이는 곧 대형병원의 독점으로 이어진다.

(104)

그런데 우리는 이런 유혹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턴트인 마틴 린스스트롬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매일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약하다는 뜻이에요.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연약합니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면 항상 주의를 하죠. 그게 첫걸음입니다.”

(110)

놀랍게도 우리가 매일 결정하는 것들 대부분이 뇌의 무의식을 관장하는 부분에서 일어납니다. 매일 하는 결정 대부분을 의식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원한다는 느낌 때문에 하죠.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죠. 왜 갑자기 나가서 코카콜라를 사고 싶은지, 왜 티파니 액세서리가 좋고,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은지, 왜 슈퍼마켓에서 그 브랜드를 고르는지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싶은데 소비에게 물어볼 수는 없어요. 소비자 자신도 모르니까요.”

(115)

인간은 무언가를 소비할 때 뇌에서 여러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물건을 보는 순간 뇌에서 쾌락과 흥분에 관여하는 부위에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불이 반짝 들어온다. 가격 자체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구매를 하고 나면 쾌락을 유도한 이 부위에 더 이상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쇼핑하는 순간의 짜릿한 흥분은 곧 사라져버리는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쇼호스트와 같은 마케터들은 소비자의 이런 심리를 최대한 이용하려 든다. 높은 가격을 미끼로 내걸어 물건을 구입하게 만드는 준거가격(reference price)’도 그중 하나다.

(167)

하지만 우울한 상태에선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인간은 우울하면 현재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현재 집중성물질적 자아의 충족 욕구를 일으킨다. ‘현재 집중설은 자신에 대한 집중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면 슬픔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된다. 이때 누군가에게 구입하라는 권유를 받거나 쇼핑몰 안에 있으면 평소와 달리 더 쉽게 물건을 구입한다. 그리고 가격도 꼼꼼히 따지지 않는다.

(241)

세계 어디나 똑같습니다. 부유하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정치인들과 결탁해서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곤 합니다. 민주주의의 개념이 무엇인가요? 아테네로 돌아가보세요. 민주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의 정부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두 사람 다 이렇게 말했죠. ‘민주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의 정부입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도 말했어요. ‘부유한 자가 정부를 이끄는 나라는 누가 뭐래도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부에 깊이 관여하는 사람은 적고, 정부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깊은 상위의 소수만 최대한 자신들의 이득에 따라 정부를 형성합니다.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죠. 그러면 혁명이 일어나요. 하지만 상위의 소수층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살 수 있는 틀을 형성합니다.”

(278)

예를 들면, 당신이 영경이에게 800원을 쓰라고 할 것이 아니라 먼저 돈이 있으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살 수도 있다는 걸 설명해줬다면 영경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했을 거야. 필요한 것을 생각해내면 자연스럽게 돈을 쓰게 되니까. 그리고 저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 그냥 저축해야 해라고 말하는 대신 저축이란 무엇인지, 저축을 하면 뭐가 좋은지 등을 먼저 설명해줘야겠지. 이를테면,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장난감이나 과자를 사는 대신 저축을 해서 새 자전거를 사거나 자신보다 더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거야.”

(281)

경인 씨는 딸이 점차 자신의 돈으로 할 수 있는 선택에 대해 배워나가는 것을 보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까진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알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사실은 부모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돈에 대해 배운다고 아이의 순수함에 금이 간다고 생각한 일도 부모의 지나친 보호막이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돈을 알게 하고 싶지 않다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의 순수함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돈의 가치를 몰라 자신이 필요한 걸 얻기 위해 무조건 떼를 쓰는 아이로 만들 뿐이었다.

(292)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라는 프랑스 철학자 루소의 말처럼 교육은 사람사람답게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오늘날 자신의 아이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르게 성정하는 것에 관심을 두기보다 성적에 연연하며 명문대학에 갈 수 있는지 없는지 온 신경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아이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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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7-03-14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메시지가 일목요연하게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

bookholic 2017-03-15 01:07   좋아요 0 | URL
책 내용 중에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금융 교육을 할 것인가가 좋았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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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문득 정통 스릴러를 한 권 읽어보고 싶었어. 그래서 집어 든 책이 바로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에 라는 책이야. 아빠는 이 책이 한 편의 장편 소설인줄 알았어. 책 차례를 보니, 4개의 제목이 있었어. 이 때까지만 해도 같은 생각이었어. 첫 번째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야,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들을 엮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중편 소설 모음집이야. 모두 4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야기들이 모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주더구나. 왜 스티븐 킹이 스럴러의 대가라고 하는지 알겠더구나. 아빠가 이번이 스티븐 킹은 두 번째 책이야. 첫 번째 읽은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살짝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는데, 이 책은 괜찮았단다.

 

1.

1922. 첫번째 이야기의 제목이란다.

1922년 네브래스카 주 헤밍퍼드 홈이라는 시골 마을에 있었던 끔찍한 일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야. 윌프리드 제임스는 아내 알렛, 아들 헨리와 함께 살고 있었어. 알렛이 갑자기 유산 받은 땅이 생겼고, 이것을 팔고 이사 가자고 했는데, 윌프리드는 싫다고 했어. 부부싸움은 잦아지고, 둘 사이의 증오는 깊어졌지. 결국 윌프리드는 헨리를 설득해서 알렛을 죽이고 말았단다. 그리고 안 쓰는 우물에 시신을 넣고 우물은 흙으로 메꿔 버렸어. 그렇게 알렛을 죽이고 나서, 그는 심한 불안감을 겪게 되었어. 그리고 그보다 열네 살이었던 헨리가 더욱 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어. 그로 인해 범행이 드러날까 봐 윌프리드도 더욱 불안해졌어. 윌프리드는 우물 속 아내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볼 때 아내의 시신을 파 먹던 쥐들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 쥐들만 보면 그 때 그 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들 헨리는 자신의 고통을 이웃 마을에 살고 있는 섀넌과 사랑으로 이겨내려는 것 같았어. 그런데 어느날 섀넌이 임신을 했다는 것을 섀넌의 아버지로부터 들었단다. 새넌의 아버지는 할란이라는 사람인데, 윌프레드의 오랜 친구였어. 할란은 엄청나게 열 받은 상태였는데, 그래도 친구라고 꿋꿋하게 참았어. 그러면서 섀넌을 자모원에 보낸다고 했어. 거기서 아무도 모르게 아이를 낳고, 다시 데려오려는 계획이었어. 그러면서 비용 일부를 지불하라고 했어. 윌프리드는 알겠다고 했으나 그에게 돈이 없어서 은행 빚으로 해결해야 했어. 섀넌이 떠나자 헨리는 더욱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살았어. 헨리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섀넌을 찾아 집을 나가버렸단다. 그리고 섀넌과 다시 만난 헨리. 이 불쌍한 어린 커플은 이후 은행강도가 되어 거리를 방황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돼.. 둘 다 죽고 말았던 거야.

윌프리드… 순간의 잘못된, 그것도 엄청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불행은 끝이 없이 이어지게 된 것이란다. 시간이 지나고 그는 그렇게 고집했던 헤밍퍼드 홈을 떠나게 되었단다. 아내의 말대로 그때 떠났으면 아무 일도 없이 살았을 텐데 말이야. 그는 세상에 떠돌아 살다가 어찌하다가 도서관 사서가 되었는데, 여전히 1922년의 일이 그의 생각 전체, 삶 전체를 사로잡고 있었어. 정상적인 생활이 될 수 없었지. 그는 호텔에서 자수를 결심하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적어 내려갔어. 그런데 그는 그 호텔 방에서 쥐들의 환상을 보게 되었고, 그 쥐들이 자신의 몸과 자신이 쓴 글을 모두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환상을 보게 되었어. 자신이 자신의 몸을 물어 뜯은 것인데 말이야. 너무 잔인해서 이야기해주기조차 어렵구나. 그가 그렇게 죽고 난 다음날 그가 쓴 자백서는 갈기갈기 찢어진 채 발견되었어. 그리고 신문 기사에는 어떤 도서관 사서의 자살 소식만 실렸을 뿐이었단다.

 

2.

빅 드라이버

두 번째 이야기는 빅 드라이버라는 이야기야. 할머니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는 테스라는 30대 독신 여성이 주인공이란다. 테스는 소설 쓰는 일뿐만 아니라 각종 강연이라 싸인회도 부지런히 다녔단다.. 그것이 노후 대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테스는 고양이 프리츠와 함께 살고 있어. 성격은 약간 깐깐하다고 보면 돼. 어느날 라모라 노빌이라는 도서관 사서가 강연과 싸인회를 부탁했어. 무난하게 강연과 싸인회를 끝냈지. 라모나는 지름길을 알려주어 테스는 그 길을 이용해서 집으로 가려고 했어. 그런데 오는 길에 폐목재가 길에 널려 있었고, 그것을 미처 피하지 못해서 타이어가 펑크가 나고 그로 인해 도로에서 차는 이탈하고 말았어.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타이어가 펑크 났어. 그런데 하필 그곳은 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이었단다. 어떤 픽업트럭이 지나가길래 도움을 청했어. 그 픽업트럭 운전자는 엄청난 거구였는데 도와주는 척하다가 테스를 구타하고 폭행했단다. 테스는 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어. 그러다가 정신이 들었는데 그 운전사가 그녀를 들고 어디론가 갔어. 죽은 척을 했지. 그녀를 어딘가에 던져 버렸어. 그 거구가 가고 난 다음에 눈을 떴어. 테스는 깜짝 놀랐단다. 그곳에는 썩어가는 여자 시신들이 있었어. 테스는 그곳에서 빠져 나왔어. 그리고 한참 동안 걸어서 시내까지 걸어와서 렌터카로 집에 도착했단다. 온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어. 몸과 마음을 수습하고 나니, 고민에 빠졌단다. 자신을 폭행한 사람은 여러 여자를 죽인 살인범이잖아. 신고를 해야 하나? 그렇게 되면 자신의 수치스러운 일이 온 세상에 퍼질 텐데그렇다고 신고를 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그 죽은 여자들을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 놈은 계속 범행을 일으킬 수 있어. 계속 갈등을 했어. 테스의 직업이 작가이다 보니, 상상력의 날개를 펴고, 내적 자아랑 계속 대화를 했어. 테스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 놈이 강연을 주선해 주었던 라모나와 얼굴이 닮았다는 점을 생각해냈어. 그래서 구글로 조회해봤어. 그러자 라모나의 남편이 자살했다는 신문 기사를 찾을 수 있었어. 여기저기 알아보니 자신을 범했던 그 거구가 바로 라모나의 아들이란 걸 알게 되었어. 그리고 그 동네 술집에 가서 그곳에서 일하는 아가씨에게 그 놈의 인상착의를 이야기 주었더니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그 놈은 앨빈이라는 사람이라고 했어. 라모나의 첫번째 아들테스는 소설 구상을 위해 사두었던 권총이 하나 있었는데, 이걸 가지고 라모나를 찾아갔어. 처음에는 위협만 하려고 했지. 그런데, 라모나가 처음부터 아들과 범행을 도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화를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총을 발사했단다. 첫 번째 살인.

테스는 이성을 잃었어. 그는 앨빈의 집을 찾아가 몰래 숨어있었어. 그리고 트럭을 타고 온 그에게 총을 발사했어. 두 번째 살인. , 그런데 뭔가 잘못된 것 같았어. 자신을 범했던 사람이 아니었던 거야. 자신을 범했던 사람은 첫 번째 아들 앨빈이 아니라 둘째 아들 레스터였던 거야. 이제 물러날 수 없다고 생각한 테스는 레스터 마저 찾아가서 죽이고 말았단다. 세 번째 살인. 순식간에 그는 세 번의 살인을 하고 살인자가 된 거야. 다시 이성을 찾은 테스는 고민을 했어. 자신의 범행을 숨길 수 있을 거라 잠깐 생각했다가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생각났어. 테스가 앨빈과 레스터 형제를 찾고 있다는 것을 그 아가씨가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아가씨는 테스가 작가인 것도 알아 봤어. 고민 끝에 테스는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에게 전화하기로 했어. 자동응답기가 받아서 테스는 자신의 죄를 모두 말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갑자기 그 아가씨가 전화를 받는 거야. 그러면서 그녀 또한 그런 놈들에게 피해를 본 사람이라면서, 오히려 테스의 행동을 지지하면서, 자신은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 증거를 인멸하고 범죄를 숨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어. 그래서 테스는 결국 자수하지 않는 결정을 하게 된단다. 이 이야기 또한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단다.

 

3.

공정한 거래

세 번째 이야기는 이 책에 실린 네 편 중에 가장 짧은 소설이었어. 아빠가 학창 시절에 본 미국 드라마 중에 <환상특급>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어. 그런 드라마에 나올법한 이야기였단다. 스트리터라는 사람이 있었어. 평범한 가정을 갖고 있지만, 그는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어.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닌데 말이야. 그가 우연히 들른 가게의 주인은 그에게 공정한 거래를 제안했어. 그의 불행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고 했어. 심지어 생명 연장까지 해줄 수 있다고 했어. 그 대신 그의 수입의 일부를 매년 주어야 한다고 했어. 스트리터는 그의 말은 믿지는 않지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그가 못할 게 뭐가 있겠어. 그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그리고 자신의 불행을 가져갈 사람으로 어렸을 때 친구였던 톰을 지목했어. 사실 그는 톰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거든. 뿐만 아니라 대학 시절 자신의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빼앗었거든. 그 이후 그들은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그날 이후 그 가게 주인이 하는 말대로 됐어. 기적같이 그의 암은 완쾌되었고, 행복만이 가득했던 톰의 가정은 잇달아 불행이 찾아오는 일들이 벌어진다는 그런 이야기란다.

 

 

4.

행복한 결혼 생활

네 번째 이야기는 지은이 스티븐 킹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를 해서 이 소설을 지었다고 하는구나. 우리 평범한 남편, 아이들에겐 좋은 아빠. 그렇게 오랜 세월 같이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그 남편이 몇 십 년 동안 이어진 연쇄살인범의 범인이라면주인공 다아시는 그런 상황을 맞게 되었어. 남편을 신고해야 하나? 그러면 자신의 아이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했어. 아이들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해서 자신의 꿈들을 펼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신고를 안하고 모른 척을 한다면우선 남편 앞에서 모른 척을 할 자신이 없었어. 그리고 꼼꼼한 남편은 다아시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 챈 것을 눈치챘단다. 남편은 자잘한 변명을 했어.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라고 했어. 다아시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 겁도 났고 말이야. 남편이기 전에 그는 수십 명을 죽인 살인범이잖아. 다아시는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신고하지 않기로 했어.

나름 그 전처럼 살아보려고 했지. 하지만, 그게 어디 쉽겠니. 결국 다아시는 자신이 생각한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단다. 사고사로 위장하여 자신의 남편을 죽이는 것이었어. 다아시의 계획은 성공하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단다. 아빠도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단다. 오늘은 소설의 줄거리만 간단히 이야기하고 마칠게. 앞으로도 가끔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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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봄에 없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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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 이후로 회사사람들이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정말 맑다.

라디오를 들어도 라디오 DJ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톤 높다. 

목소리 속에 신나는 기분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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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3-11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근혜가 세상을 스마일하게 만들었군요.
 
콘트라베이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몇 년 전에 박종호의 <나의 사랑하는 클래식>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어. 그 때 콘트라베이스라는 악기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단다. 콘트라베이스. 물론 아빠도 이름을 들어봤지.

현악기 중에 가장 큰 악기. 현악기 중에 가장 낮은 음을 악기. 예전에 아빠가 재미있게 본 <노다메 콘타빌레>라는 일본 드라마에서 어떤 작은 소녀가 자신보다 큰 악기를 등에 메고 힘겹게넘어질 듯 걷던 장면. 그때 등에 멘 그 악기가 바로 콘트라베이스였어. 그 정도가 아빠가 알고 있는 콘트라베이스가 전부였어.

박종호의 <나의 사랑하는 클래식>란 책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의 비애를 이야기했어. 덩치는 커다랗지만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악기로 열등감마저 느낀다고... 바이올린 독주첼로 독주비올라 독주. 다른 현악기들은 독주라는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지만, '콘트라베이스 독주'는 어색하다고.. 사실 아빠도 그런 말은 들어보지 못했어. 하지만그런 열등감을 이기고 콘트라베이스 연주의 독보적인 인물이 있다고 했어. 그의 이름은 게리 카인데그는 콘트라베이스 독주까지 하고 앨범도 내게 되었다고... 그런 콘트라베이스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면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콘트라베이스'도 짧게 소개해 주었었단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었어.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이 책을 읽었단다. 아빠는 얼마 전에 박종호의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몇 년이 휙 지나갔다니시간 빠름이 무섭기까지 하구나.

파트리크 쥐스킨트. 아빠가 이 사람의 책을 읽은 것은 오래 전이더구나. <좀머 씨 이야기> <향수>라는 책을 읽었어. 이 사람은 사람 만나기를 극도로 싫어해서 인터뷰도 안하고상도 거절하였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혼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낼까 생각이 들다가도 그렇게 혼자 있는 사람이라서이런 콘트라베이스 같은 등장인물이 한 명인 소설도 쓰나 보다 했단다.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한 명 나오거든.

  

1.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이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단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의 집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 그렇게 보니이 소설은 그대로 모노드라마 연극의 시나리오가 될 것 같았어. 그래서 혹시나 하고 찾아봤지이 소설이 연극으로 상연되었나. 우리나라에서도 명계남 주연으로 몇 년 전에 했었다고 조회가 되더구나. 진작에 알았다면 한번쯤 봐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국립오케스트라 단원이었어. 그가 연주하는 악기는 콘트라베이스. 그가 자신이 연주는 콘트라베이스가 볼품없는 악기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는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콘트라베이스가 다른 악기 못지 않게 중요하고 훌륭한 악기라고 이야기한단다.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달라고 했어. 그가 콘트라베이스를 흉보거나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게 표현을 해서아빠가 옮겨 적어보았단다. 먼저 콘트라베이스를 흉보는 장면은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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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면 저는 이 녀석을 저쪽에 있는 등받이 의자 위에 올려 놓고활은 그 옆에다 놓고저는 여기 이렇게 안락의자에 앉습니다그렇게 해놓은 다음 저는 이것이 아주 볼품이 없는 악기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여러분께서도 이것을 한번 봐주시기 바랍니다한번 자세히 봐주십시오꼭 살이 피둥피둥한 아줌마 같지 않습니까엉덩이는 축 처졌고허리 부분은 잘록하지도 못한 것이 위쪽으로 지나치게 길게 뽑아 올라져서 도대체가 못마땅합니다게다가 가늘고 축 늘어져 곱사등이 같은 어깨 부분 좀 보십시오정말 못 말립니다이렇게 외모가 엉망으로 보이게 된 원인은 콘트라베이스가 음악 역사상으로 보면 일종의 잡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아랫부분은 큰 바이올린과 같고윗부분은 커다란 저음 4현금 겜브와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콘트라베이스는 이제까지 발명된 악기 가운데 가장 못생기고거칠고우아하지 못한 악기입니다악기의 돌연변이지요종종 저는 이것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톱으로 토막을 내고 싶기도 하고잘게 부숴 버리고 싶기도 합니다잘게 가루를 내거나톱밥처럼 만들어 목재를 가스로 바꾸는 기계에 집어 넣거나….. 아무튼 결판을 내고 싶기도 합니다제가 이 악기를 사랑한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습니다이 녀석은 연주하기도 무척이나 까다롭습니다반음을 세 개만 내려고 해도 손가락을 쫙 펴야만 하거든요겨우 반음 세 개를 가지고 말입니다. (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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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흉을 보다가도 그는 오케스트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가 콘트라베이스라고 이야기한단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 사는 세상도 생각해 봤어. 우리 사는 세상에 하찮은 존재는 없다고 말이야. 모든 존재가 그 존재의 이유가 있고, 그런 존재들이 모두 있어야만 진정한 세상이 된다고 말이야. 혹시 지은이도 이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단다. 아무튼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콘트라베이스가 중요한 이유를 같이 들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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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가 빠졌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자고로 오케스트라라는 명칭을 얻으려면  지금단어의 정의에 입각해서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베이스가 갖춰져 있어야만이 가능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1바이올린이 없거나관악기가 없거나북이 없거나트럼펫이 없거나그 밖에 다른 악기가 갖춰져 있지 않은 오케스트라는 있습니다하지만 베이스가 없는 경우는 절대로 없습니다.

결국 제가 지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콘트라베이스가 오케스트라 악기 가운데 다른 악기들보다 월등하게 중요한 악기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서슴없이 말씀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비록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지만 말입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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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라는 악기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여러 음악가들의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어. 그러 음악가들 중에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을 연주한 사람은 많았지만, 콘트라베이스를 직접 연주한 음악가는 별로 없다면서 브람스가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했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슈베르트가 직접 4중창에 참여하기도 했었대. 바그너는 파리에 집을 구하려고 했으나소음으로 집을 구하지 못했다고 하고

그는 또한 오케스트라 단원의 일원으로써 오케스트라 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이야기해주었어. 그러면서얼마 전에 오케스트라와 함께 노래를 하게 된 소프라노 세라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첫부분에는 그냥 같이 하는 사람인 것처럼 에둘러 이야기했다가 소설의 뒷부분에 가면서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단다. 그가 세라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했어. 사실 콘트라베이스와 소프라노는 어울리지 않는 쌍이라고 했어. 왜냐하면 소프라노가 노래 부를 때 옆에서 연주해주기에는 콘트라베이스가 어울리지 않으니까 말이야. 어떤 첼로 연주자가 소프라노와 연애를 하면서, 악기를 피아노로 바꾼 적도 있었대. 그렇게 자신이 소프라노와 어울리지 않는 악기를 연주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런 것이 무슨 구애가 되겠니 그는 오늘 밤 공연 때 무대 위에서 세라를 사랑한다고 외치겠다고 하면서 방을 나가면서 소설을 끝이 맺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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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한번 들어봤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게리 카의 연주를 유투브에서 찾아 들어봤어. 글쎄협주곡으로 연주된 곡을 들을 만 했는데, 독주곡은 사실 아빠의 귀로는 오래 듣지 못하겠더구나. 그렇다고 아빠가 그 악기를 무시한다는 것은 아니야. 그 악기 또한 이 소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을 인정하니까 말이야. 아빠와 같은 회사원이 이 사회를 구성하는 것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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