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

그러면서 루소의 말을 생각했다.

국민들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또 어떤 유명한 사람의 말이 루소의 말의 대구(對句)처럼 떠올랐다.

정치인에게 국민이란 정권을 잡기 위한 방편이고 구호일 뿐이다.’

그 두 가지 말은 정치인들이 숱하게 저지르는 국민 기망 행위와 배신 행위를 적시한 것이었다.

(49)

안 되지. 안 되는 건 분명한데, 그 따위 짓을 해도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잖아. 그러니까 안심하고 마음대로 일 저질러대는 거지. 그 일 벌어졌지만 지금 우리 둘이나 언급하고 있지, 그 당시에 학생들도, 교수들도, 아무도 반대하고 나서지 않았잖아. 다 잊어버린 거야. 다 무관심한 거야. 몇 년 세월이 지나니까 다들 망각의 병에 걸려버린 거라구. 이런 말 있지, . ‘사람들은 남의 일은 사흘이면 잊어버린다.’ 대중 망각을 지적한 예리한 속담이야. 바로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거야. 그래서 마음 놓고 즈네들 잇속 챙기는 일 거침없이 저질러 대는 거고. 그 역사가 해방 후 장장 70년이야.”

(114)

그 자발적 조식의 집결체가 국가 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세상을 바꾸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이루어가는 성과와 함께 후원금을 내는 시민들이 자꾸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몇천 명이던 수가 해가 바뀌고 바뀌면서 1 5천 명을 향해 육박해 가고 있었다. 그건 기존 권력으로서는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란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에 정신 팔려 제각기 흩어져 있을 때가 귀엽고 예쁜 것이다. 정치인들이 많은 사람들이 뭉쳐서 외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했다. 그리되면 꼭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참여연대는 공포스럽게도 날로 그 조직이 커져 쌍룡이 되려 하고 있었다.

(183)

민변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고, 자발적으로 무료 변론을 하는 이 나라의 유일한 순수 봉사 단체였다.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와 달랐고, 국가의 지원이나 시민 모금으로 운영되는 봉사 단체와도 달랐다. 민변 회원들은 각기 개인적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6시부터 민변 사무실로 모여 분과별로 무표 변론 일을 해나갔다.

(185)

육사생들이 남들이 안 듣게 자기들끼리만 뻐기는 말이 있다던데 그게 뭔지 알아?”

에이, 그 쉬운 걸 문제라고 내?”

쉬워? 뭔데, 말해 봐/”

대통령 셋 배출한 것.”

히야, 정말 머리 좋네. 그럼 우리 민변들이 내놓고 뻐겨도 되는데 그냥 입 다물고 있는 건?”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나? 그럼 쪽팔리는 거잖아?”

괜찮아. 말은 해야 속이 풀린대잖아.”

대통령 둘 배출한 것.”

(194)

그때 장우진의 머리에는 가수 가인이 퍼뜩 떠올랐다.

이런 똥차 끌고 다니면서 어떻게 미행을 따돌리고, 몸을 피하고 한다는 거야? 그러다가 시동이나 팍 꺼져봐. 그러지 말고 내 차 가지라니까. 내 차도 고물 다 돼가지만 니 것에 비하면 왕이잖아. 명색이 엔진 끝내주는 독일제니까.”

절친한 가수 가인이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었다.

(317-318)

그리고 또 한 사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내 당 사람이든 아니든 무조건 받들어 모셔야 해. 의원 노릇 아무리 조심조심한다고 해도 언제 무슨 일로 검찰 조사받고, 법정에 서게 되고 할지 몰라. 그런 때 법사위원장이 날 봐주는 사람이라면 일은 간단하게 해결되지. 왜냐! 법원, 검찰, 헌법재판소가 법사위의 국정감사를 받아야 하는 피감 기관 아닌가. 그러니까 법사위원장은 법원이고 검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라고. 그래서 법사위원장이 국회의장보다 세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386-387)

, 그게 비중의 문제겠지요. 언론들이 연쇄 살인 사건, 대형 화재 사건, 교량 붕괴 사건, 노조 과격 투쟁 같은 것들을 서로 경쟁적으로 열심히 보도하는 것처럼 지난 30~40년 동안에 대형 기업들이 저절러온 반사회적 비리와 온갖 경제 범죄들을 불의의 소방수로서, 진실의 수호자답게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면 지금쯤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겠지요. 그러나 지난번 성화 비자금 사건 보셨죠? 성화의 힘 앞에 모든 언론들이 침묵해 버리니 비자금 4~5조 원 사건이 깨끗하게 유령 사건으로 묻혀버리잖아요. 그런 사건들이 지난 세월 동안 수없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알 권리를 박탈당해 가며 우매해져 갔고, 재벌들은 점점 더 큰 공룡으로 둔갑해 가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한 세계 최고의 소득 격차, 국가 위기의 양극화 나라가 되어버린 겁니다.”

(403)

그런 속에서 자신만의 힘으로 다른 기자들을 밀어붙이고 그 후보 옆에 더욱 바짝 붙어 서서 그 회사는 누구 겁니까? 후보 것이 맞지 않습니까?’ 같은 질문을 계속 해댔다. 그랬더니 마침내 그 후보가 여지껏 짓고 있던 억지웃음을 내팽개치고 얼굴을 찡그리며 이런 기레기 같으니라고!’하고 내쏘았다. 하필 그 장면을 어떤 텔레비전이 찍어 방송해 버리는 바람에 기레기(기자 쓰레기)’는 삽시간에 세상에 퍼지는 유행어가 되고 말았다.

(407)

“……” 여전히 장우진을 응시한 채 판사의 침묵이 길어지더니 이윽고, “왜 그렇게 힘들게 삽니까?” 그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것 같으면서 눈동자도 미세한 흔들림이 이는 것 같았다.

, 한 사람만이라도, 저 한 사람만이라도 똑바로 보고, 똑바로 쓰고, 똑바로 전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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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외국 배우 중에 톰 행크스라는 사람이 있단다. 탐 행스라고 해야 원래 이름 발음과 더 비슷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톰 행크스로 부르고 있어. 아빠가 그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아마 <>이라는 영화일 거야. 그리고 그를 좋아하게 된 영화는 바로 <프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였단다. 군대 휴가 나왔다가 군 동료랑 극장에서 본 것으로 기억되는데, 너무 재미 있어서, 그 이후에도 몇 번을 더 본 것 같구나. 그 영화로 톰 행크스라는 배우를 좋아하게 되어 이 이후 그가 출현한 영화들을 참 많이 봤단다. <아폴로 13>, <캐스트 어웨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등 생각나는 영화들만 해도 엄청 많더구나. 일일이 다 적지 못할 만큼 그의 많은 영화들을 보았는데, 대체적으로 재미있었어. 아빠가 본 그의 영화들 중에는 소위 폭망한 영화가 없었던 것 같아. 아빠가 안 본 그의 영화들 중에서는 재미없는 영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톰 행크스가 소설을 썼다고? 작년에 신간 코너에서 그의 소설집을 알게 되었단다. 미루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는데,  모두 열일곱 편의 단편 소설들이 실려있어. 책 날개에 작가 소개를 읽어보았는데, 톰 행크스는 타자기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모은 타자기가 100개도 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 실린 소설들 중에 타자기가 많이 등장했단다. 타자기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곳곳에 타자기가 등장을 한 것이 지은이 톰 행크스의 타자기에 대한 애정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어.

1.

문득, 아빠도 타자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단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에, 친구네 집에서 본 타자기를 보고 나서 어찌나 갖고 싶었던지..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구나. 컴퓨터가 널리 사용되고 있어서 타자기로 글을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그리고 타자기로 탁탁 두들기면서 쓰는 맛은 여전할 것 같구나. 아직도 타자기로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키보드 자판을 두들길 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것보다 탁탁 소리가 나고 누르는 느낌도 있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즐거움을 주어 컴퓨터 키보드도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잖아. 우리집도… ^^

이 책을 읽고 나서 혹시 타자기를 살수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해보았단다. 사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전자식 말고 기계식 타자기. , 신형은 거의 보이지 않고 중고가 좀 있고,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은 장식용이구나. 이 정도면 멸종되었다고 봐도 되겠구나. 그냥 컴퓨터 키보드로 두들기는 것으로백스페이스도 있고 좋구나.

2.

지은이 톰 행크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모두 17편이었어. 대서사가 있는 것들은 아니지만,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사랑 이야기가 있었고, 옛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추억이 담긴 이야기가 있었고, 미래를 오가고, 시간을 오가는 공상 과학 이야기가 있었단다. 아빠가 보통 소설을 읽을 때 줄거리를 금방 까먹기 때문에 메모를 하면서 읽곤 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해서 앞부분 두어 편만 간단히 메모를 해 놓았어. 책을 덮고 줄거리 잊기 전에 적어놔야지, 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조금이라도 적어놓아야 너희들한테 이야기할 때 정확한 이야기를 들려주거든..

그런데, 그걸 하지 못하고 책을 덮은 지 꽤 시간이 지나간 것 같구나. 차례에 있는 제목을 보면 각각 어떤 이야기였는지 대충 생각나지만 그 줄거리들이 정확하지 않아서 너희들에 이야기할 수준은 안 되는구나. 그리고 17, “행크 피셋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소식” 4편을 빼더라도 13편이나 되는 소설들을 다 이야기하기에는, 아빠가 부지런을 떨 수가 없을 것 같아 줄거리는 안 적는 걸로

다만, 그의 17편 단편 소설들을 한 마디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잔잔하고, 가끔 유머도 넘치고, 사랑이 담겨 있고, 평범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이야. 그리고 읽고 나면 마음에 평온해지고 말이야.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들더라. 그가 많은 영화에 출현을 하고, 또 영화를 만들면서 그 영화들의 스토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런 소설들을 생각해낸 것 같다는 생각 말이야. 어떤 소설을 읽었을 때는 그가 출현한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어.

….

그가 앞으로도 영화뿐만 아니라 소설도 계속 써 갈지 모르겠지만, 소설을 또 출간을 한다면 아빠도 또 그의 소설을 읽을 생각이란다. 그때는 줄거리를 잘 메모해서 더 자세히 알려줄게.

PS:

책의 첫 문장: 애나는 엠데시에게 뜻깊은 선물을 고르려면 앤틱 웨어하우스만한 데가 없다고 했다.

책의 끝 문장: 공은 윤기 나는 마룻바닥 위를 길고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휘어져, 1번과 3번 필 사이에 있는 공간을 향해 굴러갔다. 스트라이크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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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노년에 누군가가 선생님은 어떻게 그리 훌륭한 일들을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뉴턴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있었기 가능했지요.”라며 아주 겸손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뉴턴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다시 자신을 거인으로 만들었던 과정은 뉴턴이 얼마나 예리한 현실감각을 지닌 인물이었는지, 그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보여준다.

(24)

얼마 전에 한 대단한 모임에서 구태의연하고 어리석은 질문들에 대해 사람들이 토론을 했다. 누가 가장 위대한 사람일까? 카이사르? 알렉산드로스? 티무르? 크롬웰?

그중에 누군가가 의심할 여지없이 그건 아이작 뉴턴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사람 말이 옳다. 왜냐하면 진정한 위대함은 하늘로부터 위대한 천재성을 부여받아서 그것으로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계몽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뉴턴은 진정 위대한 사람이다. 지난 1 천 년간 그 비슷해 보이는 사람도 나타난 적이 없을 정도다. 그에 비해 다른 정치가들이나 정복자들은 어느 시대에도 부족하지 않았던 사람들로 유명한 범죄자그 이상은 아니다.

 -볼테르 <철학 편지>

(25)

자연에 대한 견해에서도 두 사람은 너무 달랐다. 데카르트의 세계는 물질의 소용돌이로 가득 찼지만 뉴턴의 세계는 입자들이 드문드문 움직이는 빈 공간이었다. 데카르트의 지구는 길쭉한 멜론처럼 생겼는데, 뉴턴의 지구는 럭비공이 누워 있는 것처럼 생겼다. 데카르트는 밀물과 썰물이 달이 누르는 압력 때문에 생기는 거라고 말하는 데 반해, 뉴턴은 달이 바다를 끌어당겨서 조수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데카르트가 말하는 충돌과 뉴턴이 말하는 중력이라는 것이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만 뺀다면 두 사람이 그려낸 세계의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43)

우리에게 데카르트와 뉴턴의 가장 큰 공통점은 우리가 자연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규정했다는 점에 있다. 20세기 초에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여전히 우리의 일상 세계는 데카르트와 뉴턴이 확립해놓은 고전역학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54)

데카르트의 공간은 물질로 꽉 차있는 플레넘(말 그대로 물질이 충만한 공간)으로, 이 플레넘은 세 종류의 물질로 채워져 있었다. 첫 번째 물질은 불의 원소로 아주 작고, 특정한 형태나 크기가 없어 모양이 쉽게 변한다. 따라서 어느 틈에나 채울 수 있다. 두 번째 공기의 원소는 아주 작지만 크기나 모양을 지니고 있다. 세 번째 흙의 원소는 불이나 공기의 다른 감각적 속성 없이 크기, 모양, 배열, 운동만으로 물질을 정의했고 그로부터 차가움, 뜨거움, 습함, 건조함 같이 아리스토텔레스 체계에서 중요가게 여기는 질적인 개념들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79)

이처럼 데카르트는 인체를 각종 실과 관, 구명들로 가득 찬 기계로 파악하고 기계들이 작동하는 원리에 따라 인체가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했다. 다른 동물들도 작동 원리는 인간과 똑같이 기계적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과 동물은 똑 같은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다른 종류의 기계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데카르트는 오직 인간만이 사고할 수 있는 이성, 정신을 자지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지었다. 또한 인간에게도 기계적 철학이 적용되는 영역을 몸에 국한시켜서 정신과 몸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이분법을 가져왔다.

(83)

다행스럽게도 뉴턴은 자신이 읽고 생각한 바를 무척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 1664년 새 노트에 철학의 문제들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그 아래 플라톤은 내 친구이고 아리스토텔레스도 내 친구다. 그러나 나의 가장 좋은 친구는 진리다.”라고 적어 놓은 것으로 보아 그도 동시대 사람들처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출발점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137)

뉴턴주의 과학을 영국 사회로 퍼뜨리는 일은 뉴턴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한 것이었다. 뉴턴은 <프린키피아>에 매혹된 젊은 세대 수학자, 천문학자들을 뉴턴의 사도들로 키워내어 그들의 입을 통해 뉴턴의 과학을 사회에 알렸다. 과학자로서의 명성, 왕립학회 회장으로서의 권위를 적극 활용하여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지휘를 마련해주었고, 더 중요하게는 그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알려주었다. 뉴턴주의가 과학으로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사회적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뉴턴의 천재성과 뉴턴이 뉴턴주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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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장영희님께서 돌아가신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단다. 아빠가 장영희님의 책은 대부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인터넷 서점에서 서핑하다가 장영희님 책 중에 읽지 않은 책을 보게 되어 구입해서 읽게 되었단다.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5월에 읽었는데, 아빠가 게을러서 이제서야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구나. 이 책은 꼭 5월에 읽고 싶었어. 5월에 읽은 이유는 장영희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5월이고, 그런 장영희님을 그리면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장영희님의 글은 풋풋한 봄 향기 같은 글들이라서, 5월에 읽으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1.

장영희님의 글이 좋은 이유는 먼저 사랑이 있단다. 사랑이라는 것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장영희님이 이야기하시는 사랑은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많단다. 그래서 그 젊음을 회상할 수 있게 해서 좋단다. 장영희님의 마음만은 늘 청춘이고 젊음이었지. 사랑에 대해 어찌 그리 아름답게 표현을 하시는지

======================

(15)

사랑이란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덧 마음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앉아 눈치 없이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 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습니다.

======================

그리고 장영희님의 글이 좋은 이유는 문학이 있어서 좋단다. 아빠가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어렵긴 하지만 고전 소설을 읽는 것도 좋아한단다. 장영희님께서 그런 문학 작품들을 추천해 주어 좋았어. 그리고 그런 문학 작품들 속에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았어. 가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는, 어려운 고전도 있는데, 장영희님이 추천해주는 고전들은 사랑을 주제로 한 것들이라 그런지 일단 재미가 보장된 고전들이었어. 폭풍의 언덕이라든가, 위대한 개츠비라든가…,  장영희님은 생전에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이야기한다고 하셨어. 그만큼 문학을 무척 사랑했던 분이셨지. 아빠도 문학을 사랑해.^^

..

그리고 소설뿐만 아니라 문학의 또 다른 축 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셨어. 좋은 시도 추천해주고,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글로 남기시곤 했어. 아빠는 사실 시 읽는 것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란다. 그러나 장영희님이 소개해주는 시들은 모두 좋았어.. 때론 감동을 받기도 했단다. 이 책에 실린 시들 중에도 음주가라는 시가 마음에 와닿더구나. 짧기도 하고, 술에 관해 이렇게 아름답게 이야기할 수 있다니, 시의 힘은 대단하구나. 이 시를 다시 읽으니, 술 생각이 나는구나. 하하.

======================

(66-67)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이츠의 시가 한 편 있는데요, 그 시의 제목은 ‘A Drinking Song’입니다. 우리말로 음주가라고 번역합니다.

음주가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영시 중에 한 편을 외워 오라는 숙제를 학생들에게 내주면 가장 많이 외워 오는 시입니다. 짧아서 부담이 없기도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마음에도 어필하는 시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보며 술 한잔 마시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죽기 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

장영희님은 젊은이들에게 설파를 한단다. 사랑을 하라고아빠는 비록 젊음을 과거에 두고 왔지만, 장영희님의 말에 따르고 싶구나. 장영희님이 이야기하신 사랑은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거든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해라.

삶이 끝날 때까지 말이야.

======================

(157)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

2.  

이 책에 실린 장영희님의 글은 사실 새로운 글들은 별로 없단다. 대부분이 장영희님의 다른 책에 실린 글들 같았어. 아빠도 읽으면서 어디선가 본 글들이 많았거든. 그래도 좋았어. 좋은 글들은 몇 번이고 봐도 좋으니까 말이야. 아래 글도 전에 어디선가 본 글 같았는데, 또 봐도 좋더구나. 특히 아빠도 이제 너희들에게 든든하고 싶은 아빠가 되었잖니. 아래 글은 이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보여주고 싶더구나. 힘이 불끈불끈 솟게 하는 글이로구나.

======================

(122-123)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 떠돌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작자 미상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라는 글이 있습니다.

.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란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 보다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바라면서도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한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

PS:

책의 첫 문장: 오늘은 연애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 볼까 합니다.

책의 끝 문장: 무덤덤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보다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찬란한 섬광 속에서 사랑의 불꽃을 한껏 태우는 삶이 더 나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고전학자이자 시인인 A.E. 하우스먼은 시(詩)란 ‘상처받은 진주조개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진주를 얻기 위해 극심한 고통을 겪듯, 시인의 고뇌와 아픔 속에서 아름다운 시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예이츠의 경우는 짝사랑이 그를 위대한 시인으로 만드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 P58

"진정 사람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너는 아니?"
아버지 에드워드가 묻습니다.
"한 남자가 자기 아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위대하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요?" - P126

사랑하는 일은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요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항상 배려하는 마음, 그 사람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 –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해도 항상 의식의 언저리에 있는 그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은 대단한 영혼의 에너지를 요한다. - P148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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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그러나 지금 같은 싸움은 아니었소.” 마리우스는 설명해보려 애썼다. “추잡한 싸움이오. 규칙이라곤 없소. 적이 어디 있는지는 고사하고 누군지조차도 알 수 없소. 전쟁터에서 싸우라고 하면 언제든 환영이오! 적어도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순식간에 깨끗하게 끝나니까. 그리고 대개는 가장 뛰어난 사람이 이기게 마련이니까. 그러나 로마 원로원은 가장 저속한 인간과 가장 천박한 행동으로 가득한 매음굴 같소. 나는 매일같이 그 더러운 매음굴 속을 뒤집어쓰는 편이 낫소! 정치 공작보다 전쟁이 더 많은 생명을 파멸시킨다고 생각할 만큼 순진한 사람이라면 정치로 인해 온갖 봉변을 쌀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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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가이우스 세르빌리우스, 포룸 로마눔을 가득 채운 군중은 수적으로나 힘에 있어서나 군대보다도 막강하네! 정책입안자들이 찍소리 못하고 굴복하는 것을 보지 못했나? 메텔루스 카프라리우스가 에퀴티우스 문제에서 두 손 들고 물러서는 걸 못 보았나? 유혈사태도 없었는데 말일세! 포룸 로마눔에서는 백 명만 모여서 싸움을 벌여도 훨씬 심각한 일이 벌어졌네. 그런데 이 군중은 백 명이 모여서 싸움을 벌여도 훨씬 심각한 일이 벌어졌네. 그런데 이 군중은 백 명이 아니라 무려 수십만이네! 누구도 이렇게 거대한 군중에 맞서지 못할 거야. 하지만 저들은 무장시키거나 머리를 박살내고 목을 분지르라고 선동할 필요도 전혀 없네. 저들의 힘은 그 거대한 규모에서 나오기 때문이지! 나는 저 거대한 군중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네, 가이우스 세르빌리우스! 그저 웅변을 통해 저들이 바라는 바를 위해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만 확실히 보여주면 되네. 거기다 에퀴티우스가 한두 번 손만 흔들어주면 되는 걸세. 거대한 포위 장치라도 조종하듯이 저 거대한 군중을 조종하는 사람에게 감히 누가 저항할 수 있겠나? 원로원의 허수아비 의원들이 그럴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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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578)

유권자들은 그야말로 멍청이야!” 마리우스는 다소 격양된 어조로 술라에게 말했다. “야심만 있고 재능이라곤 없는 대표적인 인물을 차석 집정관으로 뽑아놨네! 제기랄, 저들의 기억력은 자기가 싼 똥덩어리만큼도 못 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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