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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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장영희님께서 돌아가신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단다. 아빠가 장영희님의 책은 대부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인터넷 서점에서 서핑하다가 장영희님 책 중에 읽지 않은 책을 보게 되어 구입해서 읽게 되었단다.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5월에 읽었는데, 아빠가 게을러서 이제서야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구나. 이 책은 꼭 5월에 읽고 싶었어. 5월에 읽은 이유는 장영희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5월이고, 그런 장영희님을 그리면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장영희님의 글은 풋풋한 봄 향기 같은 글들이라서, 5월에 읽으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1.

장영희님의 글이 좋은 이유는 먼저 사랑이 있단다. 사랑이라는 것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장영희님이 이야기하시는 사랑은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많단다. 그래서 그 젊음을 회상할 수 있게 해서 좋단다. 장영희님의 마음만은 늘 청춘이고 젊음이었지. 사랑에 대해 어찌 그리 아름답게 표현을 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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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사랑이란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덧 마음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앉아 눈치 없이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 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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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영희님의 글이 좋은 이유는 문학이 있어서 좋단다. 아빠가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어렵긴 하지만 고전 소설을 읽는 것도 좋아한단다. 장영희님께서 그런 문학 작품들을 추천해 주어 좋았어. 그리고 그런 문학 작품들 속에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았어. 가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는, 어려운 고전도 있는데, 장영희님이 추천해주는 고전들은 사랑을 주제로 한 것들이라 그런지 일단 재미가 보장된 고전들이었어. 폭풍의 언덕이라든가, 위대한 개츠비라든가…,  장영희님은 생전에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이야기한다고 하셨어. 그만큼 문학을 무척 사랑했던 분이셨지. 아빠도 문학을 사랑해.^^

..

그리고 소설뿐만 아니라 문학의 또 다른 축 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셨어. 좋은 시도 추천해주고,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글로 남기시곤 했어. 아빠는 사실 시 읽는 것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란다. 그러나 장영희님이 소개해주는 시들은 모두 좋았어.. 때론 감동을 받기도 했단다. 이 책에 실린 시들 중에도 음주가라는 시가 마음에 와닿더구나. 짧기도 하고, 술에 관해 이렇게 아름답게 이야기할 수 있다니, 시의 힘은 대단하구나. 이 시를 다시 읽으니, 술 생각이 나는구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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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7)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이츠의 시가 한 편 있는데요, 그 시의 제목은 ‘A Drinking Song’입니다. 우리말로 음주가라고 번역합니다.

음주가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영시 중에 한 편을 외워 오라는 숙제를 학생들에게 내주면 가장 많이 외워 오는 시입니다. 짧아서 부담이 없기도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마음에도 어필하는 시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보며 술 한잔 마시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죽기 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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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님은 젊은이들에게 설파를 한단다. 사랑을 하라고아빠는 비록 젊음을 과거에 두고 왔지만, 장영희님의 말에 따르고 싶구나. 장영희님이 이야기하신 사랑은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거든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해라.

삶이 끝날 때까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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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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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책에 실린 장영희님의 글은 사실 새로운 글들은 별로 없단다. 대부분이 장영희님의 다른 책에 실린 글들 같았어. 아빠도 읽으면서 어디선가 본 글들이 많았거든. 그래도 좋았어. 좋은 글들은 몇 번이고 봐도 좋으니까 말이야. 아래 글도 전에 어디선가 본 글 같았는데, 또 봐도 좋더구나. 특히 아빠도 이제 너희들에게 든든하고 싶은 아빠가 되었잖니. 아래 글은 이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보여주고 싶더구나. 힘이 불끈불끈 솟게 하는 글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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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23)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 떠돌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작자 미상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라는 글이 있습니다.

.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란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 보다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바라면서도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한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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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오늘은 연애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 볼까 합니다.

책의 끝 문장: 무덤덤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보다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찬란한 섬광 속에서 사랑의 불꽃을 한껏 태우는 삶이 더 나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고전학자이자 시인인 A.E. 하우스먼은 시(詩)란 ‘상처받은 진주조개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진주를 얻기 위해 극심한 고통을 겪듯, 시인의 고뇌와 아픔 속에서 아름다운 시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예이츠의 경우는 짝사랑이 그를 위대한 시인으로 만드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 P58

"진정 사람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너는 아니?"
아버지 에드워드가 묻습니다.
"한 남자가 자기 아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위대하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요?" - P126

사랑하는 일은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요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항상 배려하는 마음, 그 사람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 –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해도 항상 의식의 언저리에 있는 그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은 대단한 영혼의 에너지를 요한다. - P148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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