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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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또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구나. 얼마 전에 읽은 글쓰기에 관한 책도 글쓰기라는 주제보다, 그 책을 쓴 지은이 때문에 읽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도 지은이 때문에 읽었어. 우연찮게 책의 주제가 글쓰기이구나. 이 책의 지은이 강원국. 그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보좌관으로 일했고, 그 때의 일화를 담은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어. 그랬다가 지난 대선 전에 팟캐스트 <파파이스>에 출현하여 재미있는 입담을 과시한 다음에 더욱 좋아하게 된 분이란다.

작년에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그 분의 강연을 듣기도 했어. 비록 강원국님은 아빠를 모르지만, 아빠에게는 더욱 친근감이 있는 분이란다. 그런 강원국님의 책이라서 읽게 된 것이란다. 강원국 본인은 예전에 자신은 부끄러움도 많고 글도 잘 못쓰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직업이 되고 절박감에 쓰다 보니 글 쓰는 사람이 되었고, 최근에는 그 글쓰기라는 것으로 밥벌이도 하고, 즐거운 일이 되었다고 했어. 그러면서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주목적이란다.

얼마 전에 김민식의 <매일 아침 써봤니?>에 대한 독서편지를 쓰면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빠도 책을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 편지 형식의 리뷰를 쓰고 있잖아. 비록 자기 만족을 위한 글쓰기이긴 하지만, 꾸준하게 글쓰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은이 강원국님이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들에 많은 공감이 있더구나.

 

1.

강원국님의 앞으로의 계획을 보면 다양한 계층의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시려는 것 같아. 그에 앞서 이 책은 아주 보편적인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더구나. 아빠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글쓰기에 관한 책들의 내용도 중복되어 있는 내용도 있었어.

글쓰기라고 하면 먼저 무엇을 쓰냐? 하는 쓸 거리를 생각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자기의 경험과 생각이 우선이겠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했어. 이것은 글쓰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야.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것을 신경을 쓰다 보면 괜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단다. 그것을 알면서도 또 신경을 쓰게 되고글쓰기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구나. 그럴 때는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해도 좋고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얼마나 마음 속에 담아 두겠어, 하고 넘어가버리면 돼.

그리고 글을 쓸 때 자신감을 가지고 쓰라고 하는구나. 그런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매일 글을 쓰라고 해. 매일 글을 쓰는 것과 자신감과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매일 글을 쓰는 것은 나쁘지 않는 것 같아. 또 한 가지, 욕심을 버리라고 해글쓰기에까지 욕심 부릴 게 뭐 있다만

.

지은이는 매일 글쓰기의 동기를 위해 블로그를 했다고 하는구나. 얼마 전에 읽은 김민식님의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블로그가 꾸준한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나 보네. 그리고 매일 글쓰기에 대한 보상을 해주라고도 하는데, 뭐가 있을까?

글쓰기에 슬럼프가 있다? 이것은 아빠와 같은 아마추어도 공감이 가더구나. 어떨 때 보면 글쓰기는 것이 귀찮고, 써도 매끄럽지 않은 경우도 있어.(사실 대부분의 아빠 글들이 그렇지만…) 지은이는 이런 슬럼프가 오면 다른 장르에 관심을 두어 보라고 하고,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글을 써보라고 하고, 그것도 아니면 한동한 절필을 해보라고 했어. 아빠는 그런 슬럼프를 어떻게 넘기냐고? 아빠의 글쓰기는 책 읽고 쓰는 리뷰가 전부이니까, 그냥 매끄럽지 않으면 매끄럽지 않은 대로 써 버린단다. 그리고 리뷰를 짧게 끝내. 책은 계속 읽으니, 괜히 절필하면 써야 할 리뷰만 밀리니까 말이야. 지금도 몇 권의 리뷰가 밀려있는지 모르겠구나. ㅎㅎ

 

2.

글을 잘 쓰려면아빠가 생각하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지많이 생각하고 쓴 글도 다시 다듬고 말이야. 하지만 아빠는 책 읽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너희들과 노는 시간이 더 필요하니 글이 엉망인 경우가 많단다. 아빠의 졸필을 시간에 핑계되는 것 같기도 하네. 원래 그 실력인데 말이지…^^ 지은이 강원국님은 3관을 이야기하더구나. 관심, 관찰, 관계거기에 책 읽기를 빼놓지 않더구나. 책을 읽다 보면 생각할 거리들이 늘다 보니 글쓰기에 도움이 되겠지. 메모도 중요하다고 했어. 아빠도 공감~ 떠오르는 생각이나 궁금한 점을 메모해 놓는 것, 그것은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 또 하나, 글을 쓸 때 읽는 이의 공감능력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어.

글쓰기는 구어체가 좋을까? 문어체가 좋을까? 사람들마다 구어체가 좋다는 사람도 있고, 문어체가 좋다는 사람이 있대. 아빠는… 당연히 구어체가 좋다고 생각해. 예전에는 글이라는 것은 말과 다르기 때문에 문어체로 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어. 하지만, 이오덕님의 책들을 읽고 난 다음부터는 구어체를 선호한단다. 그리고 아빠가 주로 쓰는 글은 너희들에게 쓰는 독서편지이다 보니 구어체를 더 많이 쓰게 되지.

좋은 문장을 위해서는 몇 가지 팁을 알려주었어. 단문으로 써라.. (이건 이오덕님도 강조하셨던 내용이었어아빠도 본받으려고 하고…) 수식어를 절제해라. (단문을 위해서는 수식어를 줄어야지..) 주어에 신경을 쓴다.. (주어에 관해서는 할말이 많지만…) 피동문을 피해라. 어미를 다양하게 해라. (이것도 이오덕님이 강조하셨었지.) 가급적 동사형 문장을 써라. 등등…

3.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이 있겠지만, 아빠 생각에작가로 데뷔할 생각이 없는 아마추어라면

굳이 잘 써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그냥 꾸준하게 쓰면서 자기만족과 보람을 느끼는 글쓰기가 가장 좋은 글쓰기가 아닐까 싶구나.

아빠의 글쓰기는회사 스트레스를 잊기 위한 수단이고, 책 읽고 난 이후 까먹기 전에 적어두는 기억의 보조 수단이고, 너희들에게 아빠의 생각을 전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만족하고 있단다. 그래도 이런 글쓰기의 책을 읽고 나면, 책에서 강조한 부분을 아빠의 글쓰기에 좀 녹여보려고 하겠지

그거면 충분할 것 같구나.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독서편지가 밀려 있어서 오늘의 독서편지만 이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 “이제 대통령은 그만 팔아먹지?” 간혹 듣는 소리다.

책의 끝 문장 : <공무원의 글쓰기>, <퇴직자의 글쓰기> 그 무엇이 됐든 말이다.


(14)
왜 어려운가. 쓰기 싫기 때문이다. 쓰기 싫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뇌는 예측 불가하고 모호한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안전 욕구가 본능적으로 있다. 그런데 글쓰기야말로 정체를 알 수 없다. 정답이 없다.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모호한 대상이다. 여기에다 끝까지 못 쓸까봐 불안하고, 못 썼다는 소릴 들을까봐 또 불안하다. 결국 피하고 본다.

(80)
생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말해봐야 한다. 그러면 들으면서도 생각이 난다. 누구나 남의 얘기를 듣다가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서 상대 말을 끊고 자기 생각을 말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말하는 것 못지않게 상대의 말을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물고기가 잡힌다. 어찌 보면 말하는 것은 내 물고기를 나눠주는 행위이고, 듣는 것은 남의 물고기를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101)
재미있는 글을 쓰려면 우선 글 쓰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 내가 찾은 방법이 있다. 글과 함께 노는 것이다. 그러려면 매일 써야 한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공부할 때가 가장 마음 편했다. 수업 빼먹고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를 보고 다시 햇빛 아래 섰을 때 얼마나 안도했던가. 궤도를 이탈해 우주를 유영하다 지구에 안착한 기분. 글도 쓰기 전보다 쓰고 있을 때가 마음이 편안하다. 책상 앞에 앉기 전 망설일 때가 더 힘든 법. 마치 겨울 바다에 뛰어들까 말까 바닷가를 서성일 때처럼. 막상 물에 들어가면 안온하다.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 사람은 늘 글쓰기 전 상태이고 글쓰기가 항상 힘들다.

(199)
글을 쓴다는 것은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이다. 살아 있는 것만이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죽은 것은 그저 떠내려간다. 깨어 있는 사람은 기억을 거슬러 글을 쓴다. 기억은 또한 죽은 것도 살려낸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그랬다. 사랑하는 사람은 무덤이 아니라 내 기억 속에 묻혔으니 내가 죽지 않는 한 그들도 죽지 않고 살아간다고. 인생에서 남는 것은 기억뿐이다. 글로 쓴 추억만 남는다.

(320)
삶과 글쓰기는 닮았다. 나는 매일 아침 할 일을 생각한다. 중요도 순으로 죽 열거한다. 하루 동안 할 일을 한다. 그리고 한 일에 관해 정리하고 평가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글을 쓸 때도 생각을 떠올린다. 덩어리 짓고 순서 정하는 것으로 생각을 구성한다. 쓰고 나서 이리저리 고친다. 그렇게 한 장 두 장이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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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19-02-08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리뷰가 훌륭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서튼 글이나마 써보고 싶어지네요!ㅎ

bookholic 2019-02-08 08:48   좋아요 1 | URL
이런 졸필에 이런 칭찬의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혹 막시무스님은 천사인가요? ^^
덕분에 기분좋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목나무 2019-02-08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보내는 이런 독서편지야말로 진짜 살아있는 글이 아닐까 싶네요.^^
저 역시 쓰는 것보다는 읽는 것에 더 목마르다보니 시간 부족으로 글을 다듬지 않기 일쑤지만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생생하다 우겨봅니다. ㅋㅋ

bookholic 2019-02-09 00:00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저도 오늘부터 제 글은 생생한 글이라고 위안삼아겠어요..^^
그런데 제가 읽었던 설해목님의 글들은 다듬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너무 매끄럽고 자연스러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