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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정치 성의 권리 ㅣ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1
권김현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여성의 날을 맞아 성정치 분야의 최근 논의들을 들여다봄으로써 나름 자축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간만에 이론적 사고력을 가동시키려니 머리에 쥐가 났지만, 그동안 여성 관련 뉴스를 포함한 한국 내의 성정치 이슈들로부터 동떨어져 살아온 탓에, 이 책이 내게는 무척 계몽적인 책이 되었다.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으면서 일었던 궁금증들이 조금은 충족되어, 나 자신이 답답한 무지의 껍질을 한 꺼풀은 벗어난 느낌이다.
할당제를 비롯한 성적 대표성 확보의 의미와 한계, 아동 성 추행범에 대한 화학적 거세 주장이 근대 사회의 의료규범화와 맞물려 지니는 의미, 성매매에 대한 다양한 여성주의적 접근 방식들에 대한 이해, 동성애와 에이즈 담론의 문제점, 동성서사 문학 유행의 열린 가능성에 대한 생각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책 한 권으로 이렇게 귀중하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고민들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게 고맙다. 여성과 다른 여러 타자 집단들이 당면한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조금이라도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은 이라면, <백분토론>의 논의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2013. 0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