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산책자 - 강상중의 도시 인문 에세이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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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지성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는 섹시한 지식인 강상중의 신작. <고민하는 힘>에 이어 기름기 없고 진지하면서도 세련된 그의 사유와 또다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따듯함과 드라이함이 이토록 조화롭게 만나질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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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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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지독한 냉소주의자나 행복주의자라 생각하는 이거나 양쪽을 왔다갔다 갈팡질팡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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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에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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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처음 출간되었던 당시 읽은 적이 있는 책인데 이번데 다시 읽게되었다. 문득 다시 읽고싶어졌는데 책이 보이질 않아 재주문까지 했다. 시오노 나나미, 정말 대단한 여자이긴 하다. 연애인이건 정치인이건 지식인이건 간에 남자를 이렇게 제 손아귀에 올려놓고 제멋대로 품평회를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뚜렸한 감식안(?)을 가진 것 자체가 놀랍고 부럽다. 왠만한 남자들은 그녀에게 범접도 못할 것 같다. 지성과 관능과 따듯한 마음과 교양을 모두 겸비한 그런 남자가 과연 존재하기나 할런지...! 그래도 남자들이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연애를 하건 결혼을 했건 파트너가 안달나게 할 수 있는 갖가지 비법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나...^^;; 


그녀의 역사관이 제국주의를 미화한다는 측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었는데, 에세이에서 역시 무척 보수적인 여자(전통을 지키는 차원이라기 보다는 강자의 윤리를 찬미한다는 면에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부모와 자식의 위계가 확실해야 한다거나, 엄마는 마더 콤플렉스를 만드는 주범이라는 세상의 비판에 당당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스스로 외아들을 종아리를 때려가며 키운 여자라고 자부하고, 아들에게 새로 도착한 말을 잔인하게 길들이는 현장을 보여주며 "한 번의 잔혹함이 백 번의 방임보다 더 저 말을 위한 길이란다"하고 설명하는가 하면, 어떤 나라도 문명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먼저 부자가 되어야만 했다고 가르친다. 모피코트와 보석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은식기나 비싼 수제천가구를 주문제작하는 일 따위를 자연스레 이야기하고, 여자건 남자건 머리 좋은 인간을 사랑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 등.. 우리 나라 여자였다면 허영에 찬 부르주아 엘리트주의자라며 지식인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돌팔매를 맞아 문단이란 벌판에서 살아남지도 못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작가의 저작이 워낙 어마어마하기에 망정이지만, 이 글을 쓸 당시에는 르네상스의 여인들이라는 초기작만을 쓴 거의 무명에 가까운 신인이었다고 하는데 어디서 저런 기개가 뻗쳐나오는 것인지, 정말 놀랍고 부럽기도 하고, 비위도 살짝 상하고 뭐, 그렇다.


시오노 나나미가 좋하하는 구체적인 남성상은 이렇다.


-목덜미가 굵은 남자

-"진짜가 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진짜인 사람", "강한 신념이 있는 사람", 즉 스타일이 있는 남자

-조용한 동작 하나하나에서도 밝은 분위기를 띠는 남자

-자기 이야기를 떠들고싶어하는 여자의 어리석은 자연적 본성을 이해해줄줄 아는 남자

-서양 고전을 비롯한 온갖 책 얘기로 함께 수다 떨 수 있는 남자

-자기만의 일에 몰두하며 90퍼센트 정도의 자신감을 가진 남자

-상식과 윤리를 넘어서는 자유로운 사고를 갖고있으면서도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존중해줄줄 아는 남자

-무엇보다도, 머리 좋은 남자! 공부를 잘하는 남자, 온갖 해설을 늘어놓는 남자가 아니라, "무엇이든 제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에 의해 판단하고, 그 때문에 편견을 갖지 않고, 무슨무슨 주의 주장에 파묻힌 사람에 비해 유연성이 있고, 더욱이 예리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진 남자,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


이런 남자라면 나라도 풍덩 빠져들 것 같다. 이런 여자 친구라도 있음 좋겠다!


그녀의 형식주의를 중시하는 가치관도 인상적이었다.


"자유를 제한받은 곳에서 참된 자유가 가장 잘 발휘된다는 것은 예술창작만의 과제가 아니다. ... 제한 없는 자유가 예술작품의 질적 빈곤을 낳은 것은 현대 예술을 보면 납득이 될 것이다. 속된 말로 자유연애 또한 연애 그 자체를 소멸시킨다는 것은 한 번이라도 열렬한 사랑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동의해줄 것이다. 이러한 정신활동의 완전한 연소는 어느 정도 구속받지 않는 한 성공하기 어려운 일인가 보다." (37쪽)


젊은이에게 하는 충고는 멘토의 시대인 대한민국의 오늘을 생각해보게 한다.


 "젊은이들이여! 어른들이 자기들을 이해해주리라고 절대로 기대하지 말라. ... 당당히 어른 세대와 단절하라. ... 그것을 감수한 젊은이야말로 평범한 어른들과는 다른 자신을 가질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획득한 진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2쪽)


그러니 나는 젊은이들 편이라고 말하는 어른은 특히 조심하란다. 대신, 젊은이들을 무시하지 않으며 여유를 가지고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 어른이 매력 있다고...! 


2013. 0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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