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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후 시작하는 러닝의 모든 것
나카노 제임스 슈이치.이토 다케히코 지음, 김소희 옮김 / 길벗 / 2025년 10월
평점 :
러닝을 시작했다. 워킹맘으로서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건 쉽지 않았다. '다정함도 체력'이라 했던가. 주변을 보다 살뜰히 돌보고 싶고 아이에게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은, 조직에서 제 몫을 하고 싶은 내게 남은 선택지는 운동 뿐이었다. 일흔이 넘은 엄마는 (빠른)걷기를 시작했다. 5년 전, 엄마는 무릎 수술을 권유받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빠직'하는 무릎 통증을 느낀 후였다. 엄마는 이 나이에 무릎을 고쳐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수술 대신 휴식을 선택하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절뚝거리신다.
그렇게 우리 모녀가 '러닝 붐'에 휩쓸려 몸을 움직이려는 찰나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스포츠 선수에게 퍼포먼스 향상과 부상 없는 몸만들기를 지도하는 피지컬 트레이너의 일인자’(p.18)라는 나카노 제임스 슈이치의 책 <50이후 시작하는 러닝의 모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기분 좋게 이어나갈 원동력이 되어주길 기원한다’(p.8-9)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은 말한다. 50대 이후에는 '업무 외에 사는 보람을 찾는 것이 인생 후반전을 사는 비법(p.6)'이라며 '여러 선택지 중 러닝을 고르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p.7)'이라고. 여기서 저자는 특별한 장비 필요없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음과 같은 일반적인 장점 외 ‘걷기’로는 노화에 따른 근육 감소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한다. 저자는 ‘속도를 내는 빨리 걷기가 아니라면 걸어도 대사 효과가 낮다’며 ‘긴 시간 운동하면 몸속 지방을 태운다고 생각하는 데, 절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p.43)고 말한다. 하여 러닝으로 근육량을 올리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라고 강조한다. 근육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걷기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다.
신체 근육 중 약 70%는 다리에 몰려 있는데, 운동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해마다 근육이 손실됩니다. 이것은 안타깝게도 걷기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p.42)
또 책에서 저자는 ‘뇌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러닝을 권한다. 러닝은 뇌의 활동 상태를 안정시키고,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기 전의 준비 상태를 만들고, 생활 습관병을 예방한다(p.46-49)고 한다. 더불어 저자는 ‘뇌가 만드는 단백질(BDNF, 뇌 유래 신경 영양인자)’로 러닝을 강조한다. 우리 몸에서 BDNF의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대뇌의 ‘해마’로, 이곳은 25세가 지나면 매년 0.5%에서 1%씩 축소된다고 한다. 그런데 유산소 운동을 하면 BDNF의 분비 활동이 촉진되어 해마의 부피가 해마다 2%씩 커진다는 것!!(p.50-51) 게다가 BDNF가 감소하면 화가 많아지기도 한다는데, 이 이야기를 읽은 이상 어떻게 러닝을 하지 않을 수 있단말인가.
이처럼 책은 다양한 각도로 ‘러닝’을 설명한다. 특히 ‘50대 이후’ 변하는 인간의 신체에 맞추어 달리기 전에 해야할 준비(3장), 러닝습관 만들기(4장), 오래 달리는 비결(6장), 기록이나 레이스 도전방법(7장), 스트레칭 방법(9장) 등을 알려주어 러닝 입문자 혹은 숙련자에게도 유익하다. 구성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 책은 각 챕터마다 질문/답변 형식 또는 대담 형태로 되어있어,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꼽아서 읽기에 좋다. 또 매 질문별 핵심을 '한 줄 요약'으로 담고 있어 핵심파악에도 용이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엄마와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 함께 운동을 한다. 산에서, 바다에서, 집 근처에서. 절뚝거리는 엄마의 무릎을 좀 낫게 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쩌면 내 욕심에 엄마를 혹사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고보면 나는 엄마의 무릎도, 신체 상태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니까 말이다. 책을 읽고 나니 엄마가 또 엄마 무릎이 더 생각난다. 엄마에게 이 책을 권할 생각이다. 이 나이에 무릎을 수술해서 무엇하냐라고 말하던 던 엄마가 육상선수마냥 힘차게 달리는 모습을 꿈 꿔 본다. 러닝 붐이 뜨겁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러닝'을 알고 - 실천하고 - 건강해지기를 바래 본다. 우선 나부터도! 우리 가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