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명은 변화하는데 인간이 자기 방식을 고집할 경우, 인간의 운명과 자기 방식이 융화되면 성공을 거두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하게 마련이라고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일에 신중하기보다는 차라리 과감한 편이 낫다고 봅니다. 자고로 운명은 여신이고, 당신이 이를 지배하려면 힘에 호소해야 합니다. 이 여신은 일을 신중하게 처리해 나가는 사람보다 과감한 자에게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운명은 여성이기에 언제나 젊은이의 편에 끌립니다. 젊은이는 덜 신중하고 열렬하여 대담하게 그녀를 제어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p.187)
책은 군주국의 종류와 획득방법, 군대의 종류, 군주의 자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현명한 군주란 인민에게 의지할 수 있고, 주변에도 현명한 인들을 두어야 하며, 위험한 시기에는 시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합니다. 조직에서 만나는 좋은 리더는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해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즘의 생각과 많이 닿아있는 부분 입니다. 책은 또 용병이나 지원군의 한계를 지적하며 자국민으로 구성된 군인의 필요성을 언급합니다. 당시 일가 친척으로 이루어졌던 왕가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한 대목입니다.
마키아벨리는 통치력을 상실한 피렌체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외교관으로서 활동했습니다. 그곳에서 자국의 이익을 따지며 냉정한 루이 12세, 체사레 보르자 등을 보았고, 군주가 현실을 망각할 때 국민으로서 어떤 피해를 볼 수 있는지 현실을 목도했습니다. 따라서 책은 인간을 '선악'으로 구분하지 않고, '어떻게 공동체를 바람직한 결과를 이끄는가'라는 줄기에 따라 서술합니다. 그 절정은 제26장 '외적의 지배로부터 이타릴라을 해방하기 위한 호소'에서 느껴집니다.
세상이 변하며 다양한 덕목의 리더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살피고, 대의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자세에 대한 인간상은 어느 시대나 목마른 부분 입니다. 수세기를 지난 21세기에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과거의 군주, 지금의 리더, 앞으로의 선지자,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의 다양한 모습과 덕목을 살펴볼 수 있는 고전 <군주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