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공지신 미실
이종욱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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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드라마는 본 적이 없지만 '미실'이 하도 유행이라 그 이름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누군지는 알아야겠다 싶어 책을 찾았다. 이종욱은 '화랑세기'의 사료적 가치를 시종 옹호한 학자라 관심이 가던 터라 이 책을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미실과 신라에 대해 궁금증이 커진다. 책에선 미실이 '색공'을 통해 여러 대에 걸쳐 왕들의 총애를 받고 권력을 유지했음을 밝힌다. 그리고 이런 일이 당시엔 미실만이 아니라 일종의 관행처럼 행해졌음도 말한다.  

그래서 궁금하다. 왜 신라에 그런 관습이 있었을까. 한두 여자가 색으로 권력을 좌우한 역사는 있어도 그것이 사회적 관행이었던 역사는 본 적이 없다. 신라는 왜 그런 역사를 갖게 되었을까. 미실은 단순히 색공이 뛰어난 여자이기만 했던 걸까? 미실이 권력의 근거로 삼은 화랑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조직이었을까. 미실은 어떻게 해서 화랑을 제 권력의 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까? 사다함, 세종주, 설원랑. 미실과 연인이었던 이 남자들이 모두 화랑의 우두머리였던 것은 다만 우연일까?  

미실을 매개로 신라역사를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상상, 더 자유로운 상상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상상으로 나아가는 작은 첫 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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