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 -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차익종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를 보고 흥미가 생겨 읽었다. 책은 아주 잘 읽혔고 가끔 웃음을 터뜨릴 만큼 재미있었다. 그런데 50쪽이 넘어가면서 슬슬 짜증이 일었다. 계속 같은 이야기, 그러니까 생각지도 못한 우연의 힘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 그 뜻밖의 사건=검은 백조의 존재를 인식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변주되고 있었던 것. 그 점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그 사례들의 신선함과 재미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어떡하라고?" 하는 의문 혹은 불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거의 5백쪽에 달하는 책이 결국 이 이야기로 일관한다. 

저자는 어떻게 책을 쓰고 어떤 제목을 달아야 베스트셀러가 되는지를 얄미울 만큼 잘 아는 것 같다. '블랙 스완'이라는 말로 자신의 주제를 요약해서 하나의 시대적 표제어로 만들 줄도 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블랙 스완이 있다는 걸 아는 사고과정이 기존의 설명적 사고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블랙 스완의 존재를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법 등에 대해선 변죽만 올리다 끝난다. 자신은 이걸 알아서 투자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책을 읽어도 그 방법을 모르겠다. 그러니 책을 덮으면서, 블랙 스완이 흔히 말하는 '우연'이나 '운명' 같은 말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아무튼 개운치 않은 독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