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용기는 사소한 상황에서 상당한 노력과 대가를 치러야 할 때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직면해야 할 도전은, 우리에게 엄습하는 불안을 극복하는 데 본질이 있다. 우리가 직업적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에 대한, 우리 위에 군림하며 권력을 지닌 자들과의 관게에 대한, 현세의 삶을 방해할지도 모를 모든 것에 대한 불안 말이다."      

 


컴퓨터 인공지능의 대표주자가 컴퓨터 만능의 사회를 비판하는 책이라 하여 관심을 갖고 봤다. 생각보다 얇고, 대담집이라 읽기도 매우 수월했다. 그만큼, 기대했던 이론적 비판보다는 바이첸바움의 인생과 신념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책의 중반 이후에서 전개되는 사상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특히 인공지능의 주창자들이 하나같이 남자라는 점, 프로그래머 중에 여성이 드물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통해 생명을 창조하는 어머니가 되려는 욕망, 뭇 생명을 주관하는 신을 꿈꾸는 남성적 욕망을 비판하는 대목은 새로웠다. 책의 말미에 인용한 바이첸바움의 글은 요즘같은 광신의 시대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 우리가 이런 식으로 주저앉을 거라는 불안을 극복하자. 저들이 이길 거라는 끔찍한 불안을 기어코 극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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