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와 문화에 관한 대중적 저술이 부쩍 늘었다. 반가운 일이다. 허나 그 대부분이 18,19세기 소위 영,정조 시대에 집중되어 있는 건 아쉽다. 특히 그 시대를 보는 시각들이, 정조와 실학자들의 역량을 부각시키고 당대의 문예부흥을 상찬하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 것은 개운치 않다. 임란과 호란을 겪은 조선은 사실 망해야 할 나라였다. 허나, 조선 왕조와 양반은 살아남는다. 그들이 아무런 전복도 겪지 않고 살아남음으로써 결국 19세기 후반 조선은 외세의 압박에 속수무책 나라를 내어준다. 양란이 끝난 후부터 19세기 중반까지가 조선이 스스로를 개혁할 유일한 기회였던 셈인데, 과연 조선의 지배계층은 그걸 해냈을까? 그들의 무능은 역사가 증명한 셈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도 정조와 일부 지식층의 말들, 그리고 서울 중인층과 권력가문들이 일군 문화적 풍요만을 조명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의심스럽다. 17세기 이후는 가장 지독한 가부장제가 성립한 시기요 소수의 세도가문들이 권력과 부를 독점한 시기다. 이 시기에 미술과 문학, 음악적 수요가 늘고 발전한 것은 사실이나 과연 그속에서 근대의 힘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들을 품고 이 시기를 다룬 책들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 정조시대의 사상과 문화
정옥자 외 4명 / 돌베개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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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가 정조
박현모 지음 / 푸른역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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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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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궁중화원 연구 - 상
강관식 지음 / 돌베개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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