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의 글쓰는 두 가지 후원을 모색했습니다. 자본과 권력입니다. 우파 지향의 문인이 자본을 지향했다면, 좌파 지향의 문인은 권력을 지향합니다. 체제와 권력에 의지하려는 좌파 문단의 지향은 월북이란 형태로 구체화되지만, 해방 직후의 친일파 비판에서 그 단초를 읽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광수가 해방 이후에 글을 쓰면서 독서 대중, 나아가 그들의 구매를 통한 '자본'에 의지하고자 한 현상입니다. (일제)강점 말기의 '권력'이라는 후원자가, 자본주의 출판제도 아래에서 '독서대중'이란 후원자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강점 말기에 이광수의 '글'은 대중과 권력이란 두 지향이 있었고, 점차 전자에서 후자로 옮겨갔습니다.
-이중연, <책, 사슬에서 풀리다> 318쪽, 322쪽에서
대중이란 이름으로 인정되고 추구되는 자본의 후원. 얼굴을 드러낸 권력의 지배보다 무서운 건 가면을 쓴 자본의 지배. <시사저널>의 편집권 투쟁과 그를 지켜보는 지식인들의 침묵은 자본 지향이 마침내 완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광수의 아이들이 뛰어노는 세상, 그 세상을 기웃거리는 나.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