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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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추리소설은 이번에 처음이다.

처음엔 [대답은 필요없어]라는 단편집을 읽었는데, 에피소드는 흥미로웠지만 에피소드만 있을 뿐이어서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미야베 미유키를 강추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시 장편에 도전했다. [마술은 속삭인다]로 시작했는데 이번엔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내처 [누군가]도 읽었다.

나는 추리, 미스테리 같은 장르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모리스 르블랑을 좋아하고 자라면서 에드가 앨런 포우와 애거서 크리스티를 탐독했지만, 딱 거기까지. 뭣보다 최근 들어 점점 더 잔인해지는 묘사를 감당할 정신적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급적 멀리해왔다.

그런데 그녀의 작품들은 착하고 섬세해서 나 같은 약골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마술은 속삭인다]는 연쇄 자살로 시작한다. 언뜻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자살들의 배후에 놓인 살인의 냄새를 추적하는데, 중반이 넘어서도 범인은 오리무중이고 이야기는 생동한다. 범인 찾기와 무관하게 한 소년의 외로운 내면을 드러낸 섬세한 솜씨만으로도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하다. 밤에 혼자 읽을 수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덕분에 오랫만에 추리소설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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