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넌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인생은 정말 짧아. 중요한 것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것을 멀리하는 널 말리고 싶지 않았다. 넌 나랑 비슷해. 실비. 둘 다 학교나 직장이 우릴 채워주리라 기대하지 않지. 우린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서 창밖을 내다보거나 우리 안을 들여다봐." 찰리가 실비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 P108

"하늘도, 네 엄마의 텃밭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기차역에서 자는 노인도 우리의 일부야. 우린 전부 연결되어 있고, 그 사실을 깨달으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돼. 엄마랑 네 언니와 동생들은 그걸 모르지. 아무튼 아직은 몰라. 자신이 자기 몸안에 갇혀 있다고, 인생의 전기적 사실이 곧 자기라고 생각하지." - P109

"우리는 우리의 모자와 신발 사이에 갇혀 있지 않다."  - P109

실비와 자매들은 아버지의 시선을 통해서 스스로를 깨달았다. 이제 그 시선이 사라지자 가족을 단단하게 묶고 있던 끈이 느슨해졌다. 아무 노력도 필요하지 않았던 일에 이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P111

윌리엄은 이렇게 될까봐 두려웠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어떤 자세로 착지해야 할지 몰랐다. 윌리엄은 줄리아에게 떠나고 싶으면 떠나도 된다고, 다 이해한다고 말해야 할까 매일 고민했다. 하지만 줄리아는 아이를 가졌고 - 이제 확실히 티가 났다 - 그래서 갇혀버렸다. 두 사람 모두 갇혔다. 윌리엄은 날이 갈수록 그녀가 결혼한 남자와 거리가 멀어졌고, 두 사람이 꾸린 가정은 계속 커지기만 했다. - P142

윌리엄이 말했다. "그런 상실은...... 정말 힘들겠네."
"난 몰랐어요"실비가 잠시 말을 멈췄다"상실이 전부가 될 줄은, 모든 순간의 일부가 될 줄은 말이에요. 누군가를 잃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을 같이 잃는다는 뜻인 줄은 몰랐어요."
윌리엄은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전부 연결된 것처럼 말이지." - 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혼식, 햇빛, 억지 미소, 그 모든 것이 피곤했다. 이상한 모순인 건 알지만 실비는 사랑에는 흥미가 있어도 결혼식은 불편했다. 결혼식은 너무 화려하고 너무 공개적이었다.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둘만의 노력이므로 연인이 근사하게 차려입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결혼식은 사랑의 본성과 정반대 같았다. 아무도 사랑을 볼 수 없다. 어쨌거나 실비는 그렇게 믿었다. 사랑은 내면의 상태였다. 연인끼리의 그 내밀한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실비는 왠지 신성모독에 가까운 잘못 같았다. - P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아는 사랑 때문에 더 행복하고 밝아졌지만 실비와 달리 사랑을 삶의 이유가 아니라 잘 쌓아올린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런 점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했다.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이 된 감각. 고난을 함께했던 이의 몰락을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까웠다.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 P3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사실 쫓겨난 걸까? 하지만 이수명 시인의 어느 문장처럼 ‘쫓겨난 자는 빠져나간 자‘가 아닌가.
1번 길은 삶에 뛰어드는 길이고 3번 길은 삶을 관망하는 길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말은 삶에 뛰어들지 말지에 대한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가장하니까. - P71

유머는 시가 자기 폐쇄성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유머는 청자 없이는 존립할 수 없는 소통 형태이기에 듣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유머도 없다.
자칫 대상을 희화화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지만 장난기가 많은 시는 읽는 사람을 시에 동참하게 만들며, 시는 이로써 대화가 된다.  - P96

물론 영어가 서툴러서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름답고 멋진 문장을 쓸 수 없음이 도리어 시를 아름답게 했습니다. 간접적으로 말하거나 비유를 쓰는 대신 본질에 직진하는 시를 쓸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도구가 없다는 사실이 글을 더 독특하게 만든 것입니다. - P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