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를 새로운 삶으로 이끈 것은 단순한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쓸모없는 것들과 최대한 멀어져서 딱 본질에만 충실하게,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내 시간을 잡아먹고,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집안일에 시간을 덜 쏟는 대신 아이들과 놀아주기, 중요한 업무에 집중해서 빠른 시간 안에 끝내기, 오늘은 뭐 입을까 고민하는 시간에 아침 운동하기. 그렇게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였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 했다. 정신을 쏙 빼는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어떻게 중요한 것에 집중하겠는가. 일상은 루틴으로 만들어 단순화할 필요가 있었고, 내 에너지를 빼앗는 흡혈귀 같은 사람들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었다. 신경을 빼앗는 것들로부터 나를 지켜야 했다. - P6

단순한 삶은 단순하게 얻어지지 않는다. - P8

진정으로 나와 어울리는 삶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왜’ 그 일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핵심적인 가치관을 말한다. 자신의 ‘왜‘를 이해하고 있다면 그밖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제거되면 꿈꾸던 삶이 더 분명하게 보인다.
이것이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다. 미니멀리즘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들고, 내면의 참모습에어울리는 삶을 가꿀 수 있도록 돕는다. 툭하면 한눈을 팔게 만들어 결국 원하지 않는 것들로 삶을 가득 채우게하는 방해 요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요컨대 미니멀리즘이란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을 살겠다는 선택이다. - P16

문제는 정리가 아니라 물건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난 정리에는 소질이 없어."라며 변화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정리를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보다 근본적인 데 있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자주정리할 필요는 없다. 물건을 덜 소유해야 한다. 가진 물건이 너무 많지 않을 때 정리하기가 훨씬 더 쉽다! 그리고 가진 물건이 너무 많지 않을 때 물건을 찾기가 훨씬더 쉽다! 가장 필수적인 첫 번째 단계는 그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줄이는 것이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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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자가 받는 이를 오랫동안 세심히 지켜봐온 시간이 선물 받는 이의 만족도를 좌지우지하듯, 조언도 그렇다. 듣는 이의 성향과 아픈 곳을 헤아려 가장 고운 말이 되어 나올 때야 ‘조언‘이지, 뱉어야 시원한 말은 조언이 아니다. 하물며 몸에 좋다는 쓴 약도 캡슐에 담아 삼키는 마당에, 말에도 그만한 정성은 들여야 할 것이다. 세상이 물건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가장 무용할, 그러나 사람들로도 이루어져있기에 제일 필요한 것. 그게 ‘포장‘이 가진 철학이 아닐까. - P79

‘어감‘이라는 것은 고유한 것이기보다는 그단어를 사용하면서 얻어진 기억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 P105

나에게 외로움은 반드시 채워져야 하는 결핍이 아니다. 오히려 오롯이 내게 집중할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다. - P123

대부분의 싫증에는 죄책감이 따른다. 이런 죄책감이 주는 부채감이 싫어서였는지, 나는 어릴 때부터 무언가에 빠지면 그것을 만든 사람을 쫒는 버릇이 있었다. - P125

사람은 본인 고유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특별한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늘 말하곤 한다. 그러고는 정작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배척한다. 이것은 낯선 생명체를 거부하는 동물적인 본능에서 기인한 습성이겠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그 본능을 이성으로 거를 수 있어야 함에도, 자주 그러기를 실패한다. 그리고 반짝이는 그 특별한 사람을 성의 없는 한 마디로 정의해버린다. ‘이상하다!‘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봐야 우리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앞으로 살면서 우리는 아마도, 수없이 많은 ‘이상하다‘는 말을 툭 하고 내뱉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그 말을 ‘특별하다’고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음미하며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 P183

그래서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건달콤하고 좋아서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자기의 내면을, 방치되어 있던 모습들을 다 끄집어낼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에요. 어떤 형태로의 사랑이든 마찬가지예요. 로맨스이든 아니든 사랑은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 똑바로 마주볼 수 있게 하는행동이라고 생각해요.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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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소통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가장 가까운 언어를 골라서 소통하고 있다. 수의 법칙을 이해하기 전에 구구단을 멜로디로 외운 다음 법칙을 이해하듯, 우리는 어느새 너무 당연해진 언어를 통해 관성적으로 대화하고, 사고한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때조차, 우리는 정해진 언어 속에 갇혀서 할 수밖에 없다. - P6

사랑하는 마음은 나를 붕 뜨게 하기도, 한없이 추락하게 하기도 하는 역동성을 띤 반면 좋아하는 마음은 온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리게 해주는 안정성이 있다. - P18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자.’ 미움받을 용기까지는 없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나의 인생관이다. - P25

사랑하기에 좋은 사람은, 이 사람과 함께할 때 나의 가장 성숙하고 괜찮은 모습이 나오는 사람이다. 나는 어차피 누구에게도 완벽하거나 객관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한 사람으로 존재할 수 없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 P28

그러므로 나와 상대방 사이에 있는 틈은 서로가 서로를 잘 바라보기 위한것일 테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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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최고재판소 판사였던 올리버 웬델 홈스(Oliver Wendell Holmes Jr.)가 이야기한 대로, "70세의 젊은이가된다는 것은 40세의 늙은이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고 희망적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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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다 행복할 길을 찾고 싶은 거지, 셋 다 불안해질 방법을 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금처럼 전적으로 내 입장만 생각하고 위해줄 누군가의 말이 필요했던 건지도모르겠다. - P59

하지만 Y 선생님의 말처럼 결혼을 하면 모두를 위한 타이밍을 잡아야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쪽이 안정이 되어야 나도 마음 편히 뭔가를 시도할수 있고, 서로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각자 피부 밑으로 고름을 쌓게 된다. 말하자면 이인삼각 경기(이제는 삼인사각)처럼. - P72

나는 엉엉 울었다. 이제 아이라는 혹이 붙어 있어서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처럼 절망하며 울었다. 절망을 품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미안해서 또 한참을 울었다. 내가 나를 생각하는 것이 이제는 미안함과 죄책감이된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 P90

얼굴은 타인을 의미하고, 얼굴의 나타남은 곧 타인의 등장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능동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계기는 바로 출산이다. 아이는 ‘타자가 된 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를 절대 소유할 수 없다. 아이를 통해 부모는 자꾸만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려 하는 개인의 존재를 다스릴 힘을 얻는다. 그렇게 자아를 뛰어넘어 다른 이에게 시선을 돌릴 수 있게 된다. 낯선 이의 자유를더 깊이 존중하고 이해하게 된다. - P113

정성을 있는 대로 다 쏟아도 기쁨의 순간은 잠시다. 사람 살지 않는 집이 금세 낡고 허름해지듯 집 정리도, 요리도꾸준히 관찰하고 신경을 써야 그나마 가지런하다. 생각해보면 내게는 사람 관계도 그렇다. 살림하듯이 애지중지해야 하고, 진심을 전하려는 일말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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