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용기도 없었다. 몇 번 잘 드는 칼을 손목에 대보았는데 엷은 상처만 나도 너무 아팠다. 죽을만큼 고통스러운데이토록 작은 상처는 또 다른 차원의 아픔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담배를 하루에 세 갑 이상 피워댔고술 없이는 잠들지 못했다. 쓸데없이 들은 것은 많아서 혹여라도 내가 스스로 내 생을 마감할 경우 부모님의 슬픔과 아이들이 평생 지고 가야 할 죄책감 혹은 분노가 떠올라 그럴수는 없었다. 나는 남에게 피해 입히는 것이 몹시도 싫은 사람이어서 그건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살아갈 자신이 없었고여기서 그만 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좋게 보였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하다못해 생명보험이라도받아서 아이들이 남은 생을 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면 내가 스스로 죽는 것은 어리석어 보였다.
- P7

인생이 좋은가 나쁜가의 문제는 결정의 시점을 어디서 잘라 바라볼까의 문제일 뿐이다. 그때 내게 내 생은 많이 나빴다. 내가 불행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그러나 지금 내 생은 참 좋다. 지금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에서 돌아보느냐에 따라 삶의 색깔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순간 인생을 잘 살았다 생각하고 죽기 위해서는 죽는 순간까지 어떻게든 행복해야 하겠지. 마지막 순간에, 아 이게 뭐야. 이러기는 싫으니까.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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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일을 즐겁게 하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왜 이제야 알았을까.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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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겉으로는 가장 강한 척을 하던 때였다. 원래 어떤 상황이든 가장 강한 척할 때가 가장 취약할 때인 듯싶다. 지금은허허실실로 대처한다. 진짜로 괜찮기 때문에.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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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자유로워지자, 책방 여행을 앞둔 나 자신에게 약속했다.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그 길에서 행복을 찾아내겠다고.
- P17

살다 보면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 그런 시기가 오게 마련이다.
무슨 수를 써도, 아무런 진심도 통하지 않는 시기, 자책과 자학의 시기를 거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그래서 더 책으로 파고들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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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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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의 삶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에세이를 읽는 것이다. 한 분야의 대가가 쓴 글임에도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고, 소소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가볍게 읽을만 하다. 글이 간결하고 쉬워 빨리 읽히지만, 생각이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고뇌가 있었을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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