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신을 알아보자 오랫동안 숨을 참은 끝에 공기를 크게 몇 모금 들이마신 것 같았다. - P169

실비는 그를 이 병실로 오게 만든 점들을 연결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어찌선지 알고 있었다. 눈을 감은 실비는 윌리엄이 호수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을 숟가락에 담긴 물이 되었는데 숟가락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기분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를 붙잡는 중력이 사라졌고, 그래서 그는 거대한 물에 녹아들려고 한 것이다. 실비는 윌리엄이 자는 동안 그에게 자신의 힘을 나눠주려고 마음을 느슨하게 풀고 그의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 P226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기 안에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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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넌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인생은 정말 짧아. 중요한 것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것을 멀리하는 널 말리고 싶지 않았다. 넌 나랑 비슷해. 실비. 둘 다 학교나 직장이 우릴 채워주리라 기대하지 않지. 우린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서 창밖을 내다보거나 우리 안을 들여다봐." 찰리가 실비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 P108

"하늘도, 네 엄마의 텃밭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기차역에서 자는 노인도 우리의 일부야. 우린 전부 연결되어 있고, 그 사실을 깨달으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돼. 엄마랑 네 언니와 동생들은 그걸 모르지. 아무튼 아직은 몰라. 자신이 자기 몸안에 갇혀 있다고, 인생의 전기적 사실이 곧 자기라고 생각하지." - P109

"우리는 우리의 모자와 신발 사이에 갇혀 있지 않다."  - P109

실비와 자매들은 아버지의 시선을 통해서 스스로를 깨달았다. 이제 그 시선이 사라지자 가족을 단단하게 묶고 있던 끈이 느슨해졌다. 아무 노력도 필요하지 않았던 일에 이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P111

윌리엄은 이렇게 될까봐 두려웠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어떤 자세로 착지해야 할지 몰랐다. 윌리엄은 줄리아에게 떠나고 싶으면 떠나도 된다고, 다 이해한다고 말해야 할까 매일 고민했다. 하지만 줄리아는 아이를 가졌고 - 이제 확실히 티가 났다 - 그래서 갇혀버렸다. 두 사람 모두 갇혔다. 윌리엄은 날이 갈수록 그녀가 결혼한 남자와 거리가 멀어졌고, 두 사람이 꾸린 가정은 계속 커지기만 했다. - P142

윌리엄이 말했다. "그런 상실은...... 정말 힘들겠네."
"난 몰랐어요"실비가 잠시 말을 멈췄다"상실이 전부가 될 줄은, 모든 순간의 일부가 될 줄은 말이에요. 누군가를 잃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을 같이 잃는다는 뜻인 줄은 몰랐어요."
윌리엄은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전부 연결된 것처럼 말이지."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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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햇빛, 억지 미소, 그 모든 것이 피곤했다. 이상한 모순인 건 알지만 실비는 사랑에는 흥미가 있어도 결혼식은 불편했다. 결혼식은 너무 화려하고 너무 공개적이었다.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둘만의 노력이므로 연인이 근사하게 차려입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결혼식은 사랑의 본성과 정반대 같았다. 아무도 사랑을 볼 수 없다. 어쨌거나 실비는 그렇게 믿었다. 사랑은 내면의 상태였다. 연인끼리의 그 내밀한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실비는 왠지 신성모독에 가까운 잘못 같았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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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는 사랑 때문에 더 행복하고 밝아졌지만 실비와 달리 사랑을 삶의 이유가 아니라 잘 쌓아올린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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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했다.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이 된 감각. 고난을 함께했던 이의 몰락을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까웠다.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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