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나 고독을 극복하면서 단독자임을 자각할 수 있었고, 오로지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27쪽

무리 지어 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뭔가를 배우거나 공부할 때는 먼저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머리의 좋고 나쁨이나, 독서의 양보다는 단독자(單獨者, 현대인은 자신의 자유와 주체성을 버리고 집단 속에 묻혀 자기를 잃어간다. 그 전체, 즉 집단의 반대편에 서는 존재를 키에르케고르는 ‘단독자’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의 자질이 필요하다. - 31쪽

이때 중요한 것이 자기 객관화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세상에서 바라보는 나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주관적인 평가는 달콤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점수를 후하게 주면서 ‘지금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라고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자신을 성장시키는 톱니바퀴가 멈추게 되어 겨우 생긴 에너지가 세상과 맞물리지 못하고 공회전만 할 뿐이다. - 40, 41쪽

사람은 일단 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을 끝내고 타인을 대하면 훨씬 내실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토론에 들어왔을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크게 다르다.
쓰는 작업은 내면을 파고드는 드릴이 된다. 내관의 대체법이 되어주는 것이다. - 68쪽

마음은 말과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다. 물론 이미지는 중요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키워나갈 때는 말의 힘이 더 크다. 말을 주문처럼 몇 번이고 반복하여 중얼거리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효과가 있는 것은 쓰는 것이다. ‘이렇게 되고 싶다’는 글을 쓰다 보면 꿈에 대한 열정이 더욱 강해진다. 나 역시 내 안의 답답함을 일기에 주절거리듯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어 점점 명확한 가치관을 세울 수 있었다. 사람의 사고방식은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일정한 시기에 그 밑바탕이 정해진다. 그때 반복적으로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명확해진 꿈과 생각이 자기 안에 깊이 뿌리내린다. 일기에는 그런 힘이 있다.
쓰기는 고독의 힘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다. 고독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가 없다. - 73, 74쪽

하이데거는 "죽음을 외면하고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존재에 마음을 쓸 수 없다. 죽음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자신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죽음이 언제 다가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라틴어 ‘메멘토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처럼 나도 언젠가 죽을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면 우리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삶은 한정된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진검승부의 장이라는 것을 의식할 수 있다.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지금을 충실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나중에 하이데거는 이 생각을 바꾸지만 나는 이때의 주장에 큰 용기를 얻었다). - 169, 170쪽

혼자 있는 시간을 잘못 보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거나 배제하고 싶어 하는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낸다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침잠하여 자아를 확립한 후에 다른 사람들과 유연하게 관계를 맺고 감정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사람’은 그저 취미가 맞는 사람이 아닌,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다. 베토벤이나 톨스토이의 작품을 접한 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정신세계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거나 그러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대가의 작품에 몰입한다면 그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열정이나 관심이 물건과 같은 물질로 완전히 가버리면 거기에 양질의 타자는 있을 수가 없다. 물체와 마주할 뿐이다. - 19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