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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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안 괜찮을 리가 없잖아? 내 인생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무 문제 없지.
단지 두려움이 밀려드는 밤이 있을 뿐.
아무런 열의를 느낄 수 없는 낮과,
행복했던 과거의 모습들, 지나가버린 일들에 대한 회한과
감행하지 못한 모험에 대한 갈망과,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공포가 있을 뿐. - 23쪽

인생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 나를 선택한다. 인생이 왜 내게 기쁨과 슬픔을 안기는지 물어봐야 아무 소용 없다.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기쁨과 슬픔으로 무엇을 할지는 결정할 수 있다. - 117쪽

방금 한 생각이 마음에 든다. 내겐 이 세상 누구라도 사랑할 자유가 있다. 누구의 허락도 구하지 않고 사랑을 결심할 수 있다. - 126쪽

바울은 사랑을 예언과 비교했다. 신비에 대한 지식, 믿음, 자선과 비교했다.
사랑이 믿음보다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믿음은 우리를 더 큰 사랑으로 이끄는 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이 자선보다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선은 사랑의 한 표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체는 항상 부분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선은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사랑이 이용하는 많은 길 중 하나일 뿐이다. - 154쪽

"우린 이미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더 낫게 만들어야 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착하거나 악하다고, 공평하거나 불공평하다고 하는 생각들, 다 헛소리에요. 오늘 제네바는 구름으로 뒤덮여 있어요. 어쩌면 몇 달 동안 계속 이렇겠죠. 하지만 구름은 결국 걷힐 겁니다. 그러니 그냥 계속 가요.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세요." - 212쪽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함으로써 스스로 깨닫게 될 거에요." - 212쪽

누구도 자신의 외로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수록 더욱더. 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외로움은, 결코 자신을 속일 수 없으면서도 행복한 척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써야만 하는 우리의 내면을 갉아먹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사코 아침마다 피어나는 장미꽃만을 보여주려 하고, 상처 입히고 피 흘리게 하는 가시 돋친 줄기는 안으로 숨긴다. - 221쪽

"꿈을 꾼다는 건 그리 단순한 게 아냐. 오히려 반대지. 아주 위험할 수가 있거든. 꿈을 꾼다는 건 강력한 엔진을 가동하는 거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더는 외면할 수 없게 되지. 꿈을 꿀 때는 어떤 대가를 치를지도 선택해야 해." - 300쪽

"꿈을 찾는 사람에겐 대가가 따라. 습관을 버려야 할 수도 있고 역경을 헤쳐나가야 할 수도 있고 실망을 하게 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대가가 아무리 커도, 꿈을 찾지 않는 사람이 치르는 대가보다는 적을 거야. 꿈을 찾지 않는 사람들은 어느 날 뒤돌아보면 이런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될 테니까. ‘인생을 허비하고 말았구나.’" - 301쪽

"맞아. 하지만 추억이 현재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 전혀 그렇지 않아. 사실, 추억은 날 숨막히게 해. 점점 내가 그때의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여기 도착해 샴페인 한 병을 마였을 때까지는 모든 게 괜찮았어. 그런데 지금은 처음 인터라켄에 왔을 때 꿈꾸던 삶에서 내가 얼마나 멀어졌는지 알 것 같아." - 327쪽

내가 툭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자 아버지가 결국 화를 내셨다. "넌 이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필름의 그 조므나 사각 틀 안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니? 네 마음속에 기록해. 네가 뭘 경험했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보다 그게 더 중요한 일이니까." - 341쪽

나는 다른 세상,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제자리를 찾은 세상에 있다. 해치워야 할 일, 불가능한 욕망, 고난과 쾌락뿐인 삶에서 멀리 떨어진 곳, 내게는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이 있다. - 346쪽

영원 속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산과 눈, 호수와 태양을 창조한 ‘손’의 도구에 불과하다. 나는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모든 것이 창조되는 순간으로 돌아가고, 별들은 뒷걸음질친다. 나는 그 ‘손’에 봉사하고 싶다. - 346쪽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 속에서 기뻐한다. 머지않아 진리가 모든 것을 만회할 것을 알기에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또렷하고 겸손한 정신으로 편견이나 편협함 없이 진리를 추구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들이 발견한 것에 만족한다.
‘진실성’이란 말이 사랑의 이런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아닐지 모르지만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가까운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진실성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타인에게 나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내게 도움이 필요할 때 그런 사실을 두려움 없이 표현하는 것, 그리고 남들이 말한 것보다 상황이 낫다면 그에 기뻐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 357쪽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그것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삶은 우리에게 수없이 많은 배움의 기회를 베푼다. 모든 남자, 모든 여자가 날마다 사랑에 자신을 내맡길 좋은 기회를 만난다. 인생은 긴 휴가가 아니라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방법이다. - 3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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