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해방은 여성해방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여성해방은 주방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홍콩은 여성해방의 공간이다. - 8쪽
한 국가나 지역을 안다고 할 때, 그것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는 그곳의 음식을 마음대로 시킬 줄 아느냐 하는 것이다. 현지 음식을 모르고 현지에서 적응할 수 없는 법이다. 특히 중화권에서 살면서 중국음식을 모른다거나 싫다고 하는 것은 중화권에서 그저 목숨만 연명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소극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음식은 중국문화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10쪽
외국에서 유학하고 있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체류국의 언어 실력이 현지 적응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현지어를 잘 할 경우 자신감을 가지고 현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 현지인 접촉을 가능한 기피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외국어 실력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고 있을 경우 현지인과의 접촉이나 현저어로 된 정보의 취득이 그만큼 더 쉽게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언어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된다. 따라서 외국에서 외국어 실력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일 수밖에 없고 때로는 삶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홍콩인들의 경우, 그들은 이미 세 개의 언어로 외국을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홍콩인들은 세 가지 언어를 구사 할 수 있다. 광둥어와 영어, 그 다음은 보통화이다. 이 말은 해외에서 그들은 그만큼 적응이 빠르고, 아울러 외국인과의 교류에 만반의 준비가 됐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들이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 16, 17쪽
홍콩에 대한 주권 회복을 위한 담판을 전개하면서 중국정부가 내세운 최고의 카드는 1국가 2체제라는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정치제도였다. 이른바 1국가 2체제 방침은 타이완과의 통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중국 측의 구상으로, 홍콩과 마카오의 주권 회수를 위한 방안으로 우선 적용되었다. 즉, 중국 본토에는 사회주의를, 타이완․마카오․홍콩은 자본주의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영국에 의해서 150년간 자본주의가 시행되어온 홍콩에 사회주의를 시행한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을뿐더러 사회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선 고려한 해결 방법이라고 보아야 한다. 바로 중국사회주의라는 주체 안의 홍콩에서 자본주의 제도와 그 생활방식을 실행한다는 것이었고, 그것을 앞으로 50년 동안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 44쪽
주지하다시피 사회주의 발전 모델은 마르크스의 역사발전 5단계 이론에 근거한다. 즉, ‘원시 공산사회-노예제 사회-봉건제 사회-자본주의 사회-사회주의 사회’의 발전 모델이 그것이다. 마르크스의 견해에 따르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출범으로 중국은 사회주의시기로 진입했다. 이에 대해 우파 성향의 학자들은 중국대륙의 자본주의 단계 존재 여부에 대해 의심한다. 즉,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전복해야만 진입이 가능한 것인데 중국대륙에 자본주의 시기가 과연 존재했는가 하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이에 대해서는 아편전쟁 이후 외세에 의해 점령당한 조차지 내에 나타난 자본주의적 현상을 내세우고 있다. 작게는 191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에 출현했던 빈부격차를 그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 46쪽
주권 이양을 1년 앞둔 1996년 패튼 총독은 홍콩의 성공은 영국의 4대 공헌에 있다고 했다. 법치와 공무원제도, 경제, 자유, 민주화 등이다. 홍콩의 정치와 경제 관계의 특징을 집약하자면, 고효율성과 불간섭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 불간섭 정책으로 일관되게 자유무역정책을 추진했고, 국제무역의 자유화를 지지했으며, 무역보호주의를 반대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자유경쟁과 적자생존 원칙을 고수했다. 주권 이양을 1년 앞둔 1996년 패튼 총독은 홍콩의 성공은 영국의 4대 공헌에 있다고 했다. 법치와 공무원제도, 경제, 자유, 민주화 등이다. 홍콩의 정치와 경제 관계의 특징을 집약하자면, 고효율성과 불간섭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 불간섭 정책으로 일관되게 자유무역정책을 추진했고, 국제무역의 자유화를 지지했으며, 무역보호주의를 반대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자유경쟁과 적자생존 원칙을 고수했다. - 59쪽
영국의 법치와 고효율의 행정을 도입, 민주는 없지만 고도의 법치와 자유로 그것을 상쇄시켜왔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회 내에 법률에 대한 보편적인 동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홍콩의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즉, 적자생존이 장려되는 철저한 자본주의의 홍콩사회이지만, 적어도 그것이 공정한 룰에 의해 보장된다는 분위기야말로 홍콩을 홍콩답게 발전시키고 유지하고 있는 정신이다. 자유가 자유로서 보장받기 위한 최소한의 제한이 정착되었다는 말이다. 홍콩에서 공적 신용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과 같다. 그렇게 볼 경우 사실 민주는 없고 자유만 있다는 홍콩사회에서 민주는 합리성으로 존재한다. 요컨대 민주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사회 내 합리성은 어느 사회나 국가보다 앞서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59, 60쪽
홍콩을 아는 사람들이 말하는 홍콩문화의 장점은 중립, 개방, 자유이다. 이것은 홍콩문화에 대한 총괄적인 결론이지만, 마찬가지로 홍콩경제의 비약적인 성장 비결을 압축하는 표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자유항으로서, 상품과 외환의 진출입이 자유롭고, 기업경영이 자유롭고 대외 자본과 현지 자본이 동일시되는 곳이다. 그것에 앞서 지리적으로 중국대륙과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이자,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통하는 해운의 요충이고, 아시아 태평양의 중심이다. 게다가 세계 3대 항구로 꼽히는 빅토리아항의 깊은 수심 역시 홍콩의 경제발전을 논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조건이다. - 60,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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