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공부법 - 통찰력을 길러주는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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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적을 한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새로운 삶을 위한 문장을 얻는 것!"-23쪽

모든 공부는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공부가 시작된다는 것은 소크라테스가 찾아낸 보편적 진리 중 하나였다.
그렇게 해서 얻은 삶의 진실이 있다면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인생을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로 실천이 철학자의 중요한 태도임을 지적한다. 진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이 그가 생각한 삶의 진리였다.-99-100쪽

삶을 변화시키려면 세계관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조그만 삶의 기술을 바꾸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환경파수꾼 톰 하트만은 그의 책 <우리 문명의 마지막 시간들>에서 세계관을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150쪽

우리가 겪는 문제들은 과학기술이나 식량생산, 언론 폭력같이 우리가 저지른 일들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들은 우리 문화에서, 말하자면 세계관에서 생겼다. 세상 위기에 대한 대부분의 해결책이 비현실적인 이유는 그것들이 문제를 일으킨 바로 그 세계관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재활용이 세상을 구하지 못하고, 산아제한이 세상을 구하지는 못하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열대우림의 보전이 세상을 구하지는 못한다. 설사 이 모든 바람직한 실천들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해도, 우리의 근본문제는 여전히 남을 것이고, 불가피하게 되풀이 될 것이다. 설사 상온 핵융합 방식이 성공하여 석유 사용을 그만두고 모든 사라에게 무료로 전기를 공급해준다 해도, 그것이 '세상을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진실로 의미 있는 변화가 이루어지려면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자연스러운 인구조절과 산림복구, 공동체의 재챙조, 물자 낭비의 감소는 이런 시각변화가 있고서야 가능하다.-151쪽

모든 공부의 시작과 마무리는 자기성찰과 수양이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공부가 될 수 없고 공부한 것을 갈고 닦지 않으면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공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이 행동하고 있는 것의 차이를 발견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154쪽

소설가 김연수는 <우리가 보낸 순간>에서 시를 읽는 즐거움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원래 좋아서 책을 읽는 사람이다. 이 좋다는 것의 의미는 참으로 오묘하다. 재미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재미가 없는데도 좋을 때가 있었다. 수학책도 즐겨 읽는데, 이건 내게 전적으로 무용한 세계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즐거움 때문에 읽는다. 세상에는 이런 종류의 즐거움도 있는 것이다. 시를 읽는 즐거움 역시 오로지 무용하다는 것에서 비롯한다. 다른 이유 없이 오직 그 언어만을 순수하게 소비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훨씬 탐욕적인 독서일지도 모르겠다. 소비할 것은 언어뿐이므로 나는 게걸스럽게 시의 문장들을 받아들인다. 하루 중 얼마간을 그런 시간으로 할애하면 내 인산은 약간 고귀해진다.-226-227쪽

훌륭한 독서가는 준비된 독서가다. 텍스트가 주는 변용의 힘을 얻을 준비가 된 사람은 무엇을 읽든 자신의 이야기처럼 읽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필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현실로 내려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나간다. 그러자면 이야기를 자기 삶에 대입해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발견한 메시지를 일상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287쪽

영화 <트로이>에서 주인공 아킬레우스는 포로로 잡은 트로이의 공주 브뤼세이스에게 인간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네게 아무도 모르는 비밀 한 가지를 얘기해줄까? 신은 인간을 질투해. 왜냐하면 인간은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거든."
그의 말 속에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진실이 담겨 있다. 인간은 죽을 운명이라는 것과 그것으로 말미암아 인생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영원히 사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영원히 사는 것은 현재의 가치를 무너뜨린다. 영원한 삶에게 지금은 소중하지 않다. 당연히 삶 전체도 소중하지 않다. 언젠가 죽을 운명이므로 지금이 소중하고 인생이 아름다울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290쪽

내성적인 사람은 의미부여를 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생각이 안을 향해 흐르므로 자기 안에서 어떤 의미가 있어야만 필요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특별한 이유나 의미부여 없이도 무엇인가를 한다. 그들은 이유를 따지지 않고 그냥 한다. 가끔 외향적인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러면서도 한심해보였다.-321쪽

죽음의 수용소 생활을 통해서 빅터 플랭클은 중대한 발견 하나를 하게 된다. 그것은 니체가 남긴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322-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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