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향수 냄새가 바람에 실려 포자처럼 사방으로 퍼졌다. 쉴새없이 빠르게 속닥거리며 움직이는 입술들.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그 아이들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비밀스러운 동굴의 입구처럼 입안의 검은 암흑이 보이다 사라지다 한다. 내가 공유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날숨에 실려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  - P42

우유 냄새와 아이의 땀 냄새, 축축하고 더운 습기 같은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어둡고 폐쇄적인 구석진 방들. 가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는, 세상의 눈에 띄지 않는 모퉁이 같은 장소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와 단둘이 그리로 몸을 완전히 구겨 넣는 일 같은 거였다. 그 안에서 엄마들은 아무도 모르게 늙어 가고 아이들은 자란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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