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행위에서 비롯한 화는 복수심을 일깨운다. 부당한 대우 모욕 비난을 받았다는 판단이 들면 불의를 바로잡고 싶은 집념이 생겨난다. 그래서 인과관계에 따른 울분은 종종 정의감으로 자각된다. 옳지 못한 것은 고쳐야한다! 세네카는 이런 심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갈한다. "분노는 처벌을 실행하려는 욕망이지 능력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실행할 수 없는 것도 욕망한다." - P21
마음의 호소를 너무 오래 외면하면 몸에 병이 생긴다. 그레고르의 변신은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한 몸의 거부다.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었던 위반이고 탈선이며 저항이다. 너무도 간절히 사표를 쓰고 싶었던 한 남자는 쇠똥구리가 됨으로써 비로소 꿈을 이룬다. - P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