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신비가 어디서 오는지 잠시 의아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서울에서의 내 삶은 거꾸로 너무도 비욕망적이라는 것이었다. 서울에서의 내 삶은 배가 고프기도 전에 무언가를 먹는 삶이었다. 나 개인의 고유한 상태와는 아무 상관없이 시계가 가리키는 대로 무언가를 입에 넣는 삶 말이다. 그리고 어딜 가든 먹을 것이 넘쳤다. 실은 나는 서울에서는 배고프지 않았다. 배고픔이 없는 음식은 일종의 놀이였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거짓 위안 같은 것 말이다. 거기에는 진정한 욕망과 진정한 충족이 어쩌면 제거되어 있었다. - P126